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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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읽어도 좋을. 너무도 좋은 글귀들이 많이 있었지만, 나는 배고픈 것마냥 급하게 읽어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한번에 읽고 그치고 마는 책이 아닌 나의 편한 공간. 침대 머리맡에 아무렇게나 올려두고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 될 것이다. 사십줄을 넘긴 책의 저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일하시는 남자분이시다. 성함때문에 여자분이신줄 알았더니, 남자분이셨네. 책의 왼쪽에는 직접 찍으신 사진들이 게재되어 있고, 오른쪽에는 책속 글귀들을 소개하며 그 아래에 자신의 생각을 간략하게 적어놓으셨다. 부담없는 짧은 문장들이어서 금새 읽어 내려갔다.

세월호 참사 여파 때문일까. 요 몇일내내 티비를 틀어도 온통 그 사건이 나오고, 기대했던 생존자의 소식은 들을 수 없어서인지. 기분이 가라앉고 멍해지는 시간이 많으면서, 티비를 꺼놓는 날이 많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시간이 평소보다 더 많았다. 그런 와중에도 세월호의 소식이 문득 문득 생각나 휴대폰으로 기사들을 끄적거리기도 했다. 가라앉은 기분들 속에서 이 책을 읽었던 탓일까. 유난히 마음에 와닿는 문구들이 많아서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아니, 세월호 참사를 잠시나마 잊어버리는 시간이 되었다. 결국 일어난 참사이지만 지금이라도 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램을 빌어본다.

많은 책들 속의 글귀들 뿐만 아니라 저자에게 인상깊었던 영화속 대화들과 만화속 글귀들. 트위터 속 글들이 담겨져 있다. 사진들의 느낌도 참 좋아서 좋은 글귀들과 매칭이 잘 되는 것 또한 좋았다. 아내에게. 딸에게. 후배에게. 어머니에게. 그리고 그 누구에게 보내는 저자의 감성어린 메세지들이 내 마음을 툭툭 쳤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그냥 지나쳐버지리 않을 문구들을 노트에 남겨볼까? 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이제부터 실천해 보고 싶기도 하다.

지금 이 만남이 마지막일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누구를 만나라는 이 한줄 문장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내가 만났던 누군가가 지금은 그 만남이 마지막 일수도 있다면. 좀 더 좋은 만남으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을텐데.. 라는 후회감이 들지 않도록 말이다. 스스로에게 나는 이런 사람인가? 이러한 자격이 있는가 라고 되돌아 보는 글들도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가 좀 더 나이를 들게 되었을때 현재의 나와는 또다른 내가 그곳에 서 있을 것이다. 아니, 그때는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마음가짐의 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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