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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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편이 실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으로 이 책은 히가시노 작가가 어떠한 작품을 써도 인기가 없었던 시절에 쓴 것으로 그때 작품의 소재를 찾아서 다녔던 때, 오래 전 자동차부품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그때의 경험을 떠올려 쓴 작품이다.  6건의 교통사건을 중심으로 교통경찰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경찰들의 사건서술이 중심을 이룬다.

법. 이 책에서도 법이 등장한다. ' 법이란 과연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는 것인가? 되려 악을 주는가? ' 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데, 교통사건으로 불이악하게 피해를 입은 자가 법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못했을때. 그들은 또다른 마음을 품게 되고. 복수를 한다.

누군가의 잘못된 불법주차로 자신의 아이를 잃게 되었지만, 법은 그 불법주차마저도 넘어가준다. 그리고 시작된 그의 복수. 차안에서 버린 커피캔이 불러일으킨 사건. 오빠를 잃은 눈먼 동생의 복수. 총6편의 단편들은 각기 나름 읽는 재미는 있는데. 약간의 부족함을 느낀건 내 기분탓일까.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왠지 이때의 히가시노 게이고는 순수한 작가로서의 느낌을 가지고 있을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스테리 단편 소설들이지만 흡인력이 그다지 강하지는 않은 그냥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소설로 보면 되겠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모르긴 몰라도 내가 생각하는것보다 꽤나 많지 않을까.. 그들의 목숨. 그리고 교통사고. 교통의 법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인지. 운전자의 주의도 물론 중요하지만. 철저한 교통법도 제대로 세워지길-

원래 규칙은 양날의 칼이야.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한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칼을 들이대지. 그런 경우에 중요한 건 그 칼을 사용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무능하고 멍청한 사람은 날카로운 칼을 형식대로 휘두르거든.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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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사랑하지 못하는 병 - 사랑했으므로, 사랑이 두려운 당신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권문수 지음 / 나무수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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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고 살면서 수 많은 것들로 부터 상처를 받는 사람들. 사실 살면서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 누군가 무심히 내뱉은 한 마디 말로도 상처를 받는것이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서 보여주고 있는 상처 받은 사람들은. 그것이 병이라고 까지 생각되는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고 그것때문에 힘들어 하며, 상처 때문에 자신에게 몹쓸 일을 벌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테라피스트들. 작가 권문수 씨는 그 테라피스트 이다.

현재 워싱턴의 병원에서 테라피스트로 근무하고 있는 권문수 씨의 그동안 환자들과 있었던 경험들을 펼쳐놓은 책이다. 유부남을 사랑하는 여자. 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까지 번져간 한 남자.  더이상 사랑의 상처에 무감각해진 여자. 4년 전 사랑을 잊지 못하는 한 남자. 나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등등.. 사랑에 관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테라피스트를 찾아와서 상담을 한다.

그들은 그냥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아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잃은 사람들이기도 하다. 테라피스트 권문수 씨는 그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상처를 통해서 테라피스트로서의 역할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도움을 그들로부터 역시 받기도 한다.

사랑의 상처는 무엇으로 치유 될 수 있을까.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아닐까 한다. 자신이 사랑한 타인으로부터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점. 그 점을 권문수 씨는 강요하고 있다. 사랑. 쉽고도 어려운 단어. 하지만 뗄 수 없는 그 단어로부터 우리는 멀어질 수 없기에 다시 시작해야 하고. 또 사랑해야 한다.

그렇게 와닿는 책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도 상처 받은 사람들이 꽤 많구나.. 라고 생각했던 책이랄까. 약간 읽으면서 우울해 지기도 하는 책이었다.

사실 사랑의 상처를 치료한다는 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 그것은 치료되는 게 아니라 잊어버리거나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그게 바로 치료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상처를 안고 나를 찾아온다. (p.46)

상처를 잘못 건드리면 더 커지게 된다. 상대방의 상처를 심리적으로 더 악화시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해져 있는 것 같다. 매사에 사적인 감정을 담아 말하는 사람과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수롭지 않게 막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런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타인의 약점에 대해 지적하면 상대방은 대부분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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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건 부두로 가는 길 - 조지 오웰 르포르타주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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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지 오웰의 유명한 <동물농장>과 <1984> 이전에 작가가 쓴 책으로 저에게는 아끼는 책 중 한권이 되었습니다. 조지 오웰이 33살때 한 단체로부터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들의 실상을 취재해 글을 써 달라는 제의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오웰은 직접 노동자들의 삶 속으로 뛰어듭니다.

 

부랑자들과 함께 보내기도 하고. 탄광지대 노동자들이 보내는 하숙집에서 잠시 기거하며, 그들과 관계를 맺기도 하고, 또 그들을 따라서 탄광 속 막장에 가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철저히 그들의 나태를 책에 옮겨놓았습니다. 그것이 이 책의 1부인데, 상당히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탄광속 막장의 세계를 들여다 보면서. (여기서 조지 오웰의 키가 190이나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그 안에서 일하는 탄광들의 대단한 철인 능력! 오웰은 그들을 보고 '철의 인간 같다' 라고 표현하는데, 또 그 노동력을 보고 자신이 광부가 된다면 몇주만에 죽어버릴 것이라고. 육체노동자가 되는 일이 없기를 신께 기도하기까지 합니다. ㅎㅎ

 

1.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2부는 사회주의 자들에 대한 오웰의 비판과 생각을 옮겨놨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오웰 역시 사회주의를 지지하지만, 그때의 사회주의자들을 비판하기도 하죠. 그들은 노동계급의 고통을 안타까워하기는 하지만. 실상 그들 가까이 실제로 갈때는 혐오하고 경멸스러워 하는. 이래서는 진정한 사회주의자가 아니라고 비판합니다. 책과 이론만의 사회주의가자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억압에 반대하는 사람이 사회주의자임을 조지 오웰은 주장합니다.

 

1부에서는 노동자들의 실태를. 그리고 2부에서는 조지 오웰의 관점을 다루고 있는데, 딱딱하고 어려운 책으로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틈틈히 조지 오웰의 개인적인 일들도 많이 엿볼수 있었고, 그가 상당히 재밌는 사람이란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생각했던 ' 진정한 사회주의란! ' 무엇인가. 를 알 수 있었구요.

 

<동물 농장> 만 읽고 넘겨버렸던 한 명의 작가에 대해 이 책 한 권을 읽고 팬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조지 오웰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 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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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 1 - 행복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여행
엔리케 바리오스 지음, 김현철 옮김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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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말고 다른 우주에 우리가 알고 있는 외계인이라는 새로운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당신은 믿고 있는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 외계인이라구요? 나는 믿지 않아요!! " 라고 말이다. 고개까지 절레절레 흔들어 가면서-

어려서부터 양쪽 부모 둘 다를 여의고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페드로는. 매년 휴가때는 할머니와 바닷가 마을에 내려가서 몇일을 보내고 오는데, 페드로가 13살 되던 날. 휴가때 내려간 바닷가에서 외계인 소년을 만나게 된다. 머리는 하얗지만, 어려보였고. 우주복 같은것을 입고 있는 아이는 바다에서 나타났다. 자신은 또 다른 우주 공간에서 왔다고 하는 이 아이. 아미.

여기서 아미는 스페인어로 '친구'라는 뜻이다. 자신은 지구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왔다고 하는데, 페드로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주선을 타고 함께 모험을 떠나게 된다. 사는것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행복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아미가 살고 있는 공간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페드로는 지구의 모습과 비교하게 된다.

아미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습은 흡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낙원의 모습과 비슷했다. 각박한 세상이 아닌.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 돈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범죄가 없는 세상. 그래서 인지 교황 요한 바오르 2세가 추천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사람들은 매일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이기적으로. 이런 사회에서 아미가 살았던 우주는 환상이라는 생각을 품게 된다. 페드로는 아미와 함께 모험을 떠나면서 삶의 소중함과 진정한 사랑의 의미.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배워나가게 된다. 전혀 어렵지 않은 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될 책이다.

정신을 편안하게 하는 거야. 순간순간을 그냥 받아들이는 거지. 눈에 보이는 것을 즐기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손에 닿는 것을 만져보고, 의식적으로 숨을 쉬고, 냄새 맡고, 맛을 보고, 느끼고, 감동하고, 새롭고 신선하고 순진하고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고... 넌 지금 행복해?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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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길 위에서 펼쳐지는 마이너리그의 향연 - 고미숙의 유쾌한 임꺽정 읽기
고미숙 지음 / 사계절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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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전집- 언젠간 꼭 읽어보고 싶은 목표가 되었다.
이 책은 고전 평론가 고미숙 씨가 <임꺽정>을 읽고 난 후 그 책에 대해 평론하는 책인데, 와우~ 어찌 이리도 책을 재밌게 적어놓으셨는지, 꼭 말빨 좋은 사람의 언변을 재미나게 한바탕 들은 것 같다. 거기에 지식과 재능과 좋은 정보까지 얻었으니 일석 삼조가 아닐는지!

이 책을 읽고 있다 보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임꺽정> 전집을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작가의 이야기에 부분부분 <임꺽정>의 책에 나오는 문장들을 꽤나 많이 실어놓았는데. 그 부분들이 어찌나 재밌던지! 아- 꼭 <임꺽정> 전집을 읽어주고야 말겠어. 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임꺽정> 책이었는데 말이다.

임꺽정과 그의 두령들. 그들은 백수들이다. 하지만 요즘 취업을 못해 마음졸이는 백수들과 비교했을때 임꺽정의 백수들은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고 심지어 배울 건 다 배운다! 또 기똥차게도 그들이 배움의 이유가 더 재미있다. 왜 배우냐고 물었을때 그들은 아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길위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사랑을 만난다. 그리고 자유롭다. 

책을 읽으면서 감탄을 했다. 어찌 이렇게 재미있을까! 내용의 스토리가 흥미로운 것도 아니고 인문학 책이 이리도 재밌는건 또 처음이었다. 처음 만난 고전평론가 고미숙 씨에 대해서 궁금해졌고. 또. <임꺽정> 전집을 반드시 읽어보리라-

<임꺽정>에서의 시대는 조선이다. 그때와 요즘의 시대가 틀리긴 하지만 우리 현대의 백수들. 그리고 <임꺽정>에서 나오는 임꺽정외 두령들의 백수행태. 자유로우면서도 그들이 한가지에 정통하는 배움. 우리가 배워야 할 장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음을 <임꺽정> 책에서가 아닌 한다리 건너인 이 책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들의 못말리는 모든 것을 결정짓는 자존심을 따라가자는 것은 아니다. 우리 역사속 그들의 행동을 한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도 이지만. 읽는 재미도 있으니.. 누구에게나 추천 드리고 싶은 책이 생겼다.

꺽정이와 그의 친구들은 '노는 남자'들이다. 이들은 세상의 차별과 모순에 대한 울분은 강했을지언정,땅이나 직업에 대한 욕구,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 콤플렉스' 같은 건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그럭저럭 먹고들 산다. 어디 그뿐인가.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달인들이다. 놀면서도 당당하고, 심지어 배울 건 다 배운다. (p.23)

근거를 잃은 자들, 자격을 잃은 자들이 비로소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삶을 실험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직업,지역,인종 등 자격을 갖지 않기에 비로소 공동의 삶을 생산할 어떤 실험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들이 내몰린 곳이 우리들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인지도 모른다. 낡은 질서의 상실이 예속의 조건이 될지, 자유의 조건이 될지는 '우리, 잃어버린 자들'에게 달려 있다. (p.56)

 니체가 그랬다던가. 운명은 길섶마다 행운을 숨겨두었다고. 그러니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 행운들과 기꺼이 대면할 수 있는 배짱과 호기. 다만 그것뿐! 이다. 아, 천왕둥이가 메로바위 위에서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를 부르는 휘파람 한조각 바람에 날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테지만 말이다.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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