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잠에서 곧 깨어난 후 한참이나 느끼는 멍함을 느꼈다. 몽롱함. 루드빅은 왜 그렇게 어리석었던 걸까. 그러나 나는 그가 단 한번의 농담으로 인해, 그의 인생이 그토록 외로움과 온통 사랑의 실패와 집착으로 이어졌다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때 그 농담이 굳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이런 성격은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을 주었으리라. 라고..

책은 인물을 중심으로 총6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간다.  1부: 루드빅 2부: 헬레나 3부: 루드빅 4부: 야로슬라브 5부:루드빅 6부:코스트카 7부:루드빅-헬레나-야로슬라브
학생시절. 루드빅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보낸 엽서에 공산주의에 어긋나는 말을 농담으로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에게 그것은 단순한 농담이었을 뿐이었고 그의 성격을 잘 아는 친구들도 그 문장의 의미가 단순히 심각한 것이 아니라 농담인줄 알고 있었음에도 그 엽서한장으로 당의 일원에게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어 당과 대학에서 축출되어 탄광으로 보내지게 된다.

탄광에서 2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는 몇번 안되는 외출시 루치에라고 하는 한 여자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루치에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여겼음은 물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루치에를 가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녀는 쉽게 몸을 내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루치에는 다음번에는 허락하겠노라는 다짐을 주고, 탄광의 외출비허가를 뚫고, 한밤에 밖으로 탈출하고, 그녀를 만나게 되지만, 또다시 허락하지 않는 루치에에게 실망하고 난폭하게 그녀를 대하게 되고, 루치에는 도망가게 되는데, 나중에서야 그녀가 그 마을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이후로 평생 루드빅은 그의 삶 속에 루치에를 안고 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사랑은 대학시절 자신을 축출시키는데 일조한 제마넥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의 아내를 유혹하고, 성공하게 되지만, 제마넥은 이미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고, 그 복수는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제마넥의 아내 헬레나가 받은 상처는 깊었다. 루드빅의 인생은 그가 만든 것이었다. 그 단한번의 농담이 아니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루드빅은 자신의 고향에서 루치에를 만나게 되고,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루치에가 자신에게 몸을 허락하지 못한 이유를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그 루치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일뿐임을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치에가 자신의 고향에 돌아와서 살고 있는 것은 어쩌면 자신때문이라는... -.-; 생각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마지막 순간에도 그런 생각을 하다니...

한번의 농담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가 다른 사회에 살고 있더라면, 그런 농담조차도 그냥 농담이 되고 말았을 거였다. 그래서 작가는 역사적 농담이라고 하였던가.. 그러나 나는 루드빅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극적 농담. 책이 상당히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리고.. 밀란 쿤데라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그렇게 한심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데서 오는 슬픔, 우리 모두 혹은 거의 모두는 그 슬픔을 알고 있었다. (p.94)

첫눈에 반한다는 말들을 잘 한다. 나는 사랑이 자기 자신의 전설을 만들어낸다거나 그 시작을 나중에 신비화시키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 그것이 그렇게 돌연히 불붙은 사랑이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분명 어떤 예시 같은 것이 있었다. 루치에의 본질, 아니-- 아주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면-- 나중에 루치에가 내게 어떤 사람이 되었는데 그 루치에의 본질, 나는 그것을 한순간에 즉시 깨달았고 느꼈고 보았던 것이다. (p.100)

그렇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이. 우리 삶의 모든 중대한 순간들은 단 한번뿐,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렇게 다시 돌아오지 못함을 완전히 알고 있어야만 인간은 인간일 수 있다.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그런 것을 전혀 모르는 척해서도 안 된다.(p.2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진 오닐. 분명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나의 입 안에서 돌돌 맴돌며, 기억날듯 말듯 했던 이름을 이제서야 기억해냈다. 용재 오닐. 후훗.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 씨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이 작가. 용재 오닐. 그리고 유진 오닐. 비슷한 어감과 이름. 오래 전에 읽은 용재 오닐씨의 책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이 희극의 줄거리는 작가 유진 오닐의 인생과 닿아 있다. 처음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일 앞장에
칼로타에게,
우리의 열두 번째 결혼기념일에-

라고 시작하며 작가의 아내에게 책을 바치는 글이 적혀 있다. 그런데, 이 아내 칼로타는 유진 오닐의 세번째 부인이다. 두번의 이혼과 세명의 아내를 둔 작가. 희극의 줄거리는 비극적이다. 그냥 비극적인 것이 아니라 참으로 비극적이다. 그리고, 그것과 닿아 있는 작가 유진 오닐의 인생도 그러하다.

그리 부유하게 자라지 못하였고, 배우로서 시작하였지만, 그것마저 뜻대로 되질 않았다. 첫째아들이 자신보다 먼저 죽고, 둘째 아들은 자살하여 죽는다. 그리고 딸 우우나가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자 딸과 의절을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두번의 이혼과 세번의 결혼. 유진 오닐은 호텔에서 자살을 한 적이 있다는데, 그가 태어난 곳도 호텔이었고, 마지막 폐렴으로 인해 죽은 그 장소도 호텔에서였다.

유년시절을 힘들게 보내서 인지, 돈 쓰는 것에 인색한 배우. 티론. 남편의 배우 생활동안 따라다니며, 호텔을 전전하면서. 그로 인해 마약을 시작하게 된 아내 메리. 잠시 끊기도 했지만, 다시 시작하고 만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첫째 아들 제이미. 책을 좋아하는 둘째 아들 에드먼드. 그러나 폐렴에 걸린 상태. 이 4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작가의 가족. 그리고 그 자신의 이야기였다.

따뜻한 집이 있는 일반적인 가정과 달리, 이 티론씨네 집은 보통때는 싸구려 호텔에서 생활한다. 그러다 여름휴가때에는 가족 모두가 별장에서 잠시 머무는데, 실제로 유진 오닐또한 여름 휴가때 가는 별장이 있었다 한다. 이 책은 이 한 여름 별장에서 티론 가족들의 하루 일을 보여주고 있다.

약으로 인해 횡설수설 말이 길어지는 어머니를 두 아들과 아버지는 안타까움과 짜증섞인 눈으로 마주하고, 두 아들과 아버지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리고 자욱히 깔린 안개는 앞 조차 제대로 볼 수 없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희극인데, 묘하게도 읽히는 재미가 있다. 그것이 작가의 삶과 맞닿아 있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호텔 방에서 태어나 호텔 방에서 죽는군." 이라고 탄식했다는 작가의 마지막.. 저 세상에서는 그의 모든 고난을 벗어버리고, 편히 잠들기를...

사람은 운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 운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써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만들지.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자신을 잃고 마는 거야. (p.72)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고 들렸어요.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바로 제가 원하던 거였죠.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인생은 스스로에게서 숨을 수 있는, 그런 다른 세상에 저 홀로 있는 거요.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싯다르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8
헤르만 헤세 지음, 박병덕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에 한 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기억난다. 난 그 당시 그 말을 믿지도 않았고, 현재도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 의문이 들지만 말이다. 한 곳에 정좌하고 마음을 집중하면, 몸은 그 자리에 있고, 정신은 어디론지 다른곳으로 갈 수 있다고. 그것이 침잠이었던가.

중학생때였는지, 고등학생 저학년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이 책을 한번쯤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책의 곳곳에서. 싯타르타의 상념에 잠긴 부분에서 한번쯤 이 구절을 읽었던 익숙한 문장들이 눈에 맺혔다. 싯다르타. 석가모니.. 그가 완성한 그 가르침을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도 완연하게 알지 못한것 같다. 유복한 바라문 가정에서 태어나 주위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자란 고타마 싯다르타. 그는 많은 스승들에게 배웠지만, 그 배움이 이르고자 하는 궁극점이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문이 되기를 결심하고, 그 유복한 집안을 떠나게 된다. 오래동안 자신의 곁에 있어준 친구 고빈자와 함께. 여기서 사문이란 머리를 깎고 떠돌아 다니며 도를 닦는 사람을 이르며, 이들은 고행으로 인해 아주 바싹 말라있다. 하루에 한끼를 구걸하며 먹는다. 싯다르타는 고빈자와 함께 사문이 되었고, 고행의 길을 여행한다.

그러다, 부처라고 사람들이 말하는 고타마를 만나게 되고, 싯다르타와 고빈자는 헤어지게 되는데, 싯다르타는 진정한 교의 가르침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그것을 깨우칠 수 있다고 말하고, 혼자 길을 떠난다. 그렇지만, 그 이후 싯다르타는 현세의 욕망과 물질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카말라라는 여자를 만나 그녀에게 성적욕구를 채우게 되고, 카말라의 소개로 한 남자를 알게 되 그에게서 사업을 배우며, 부를 채우게 된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 안의 옴 으로 인해, 이 모든것이 자신이 아닌것을 발견하고, 강가의 뱃사공에게서 큰 가르침을 받고 그와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 강의 가르침을 얻으면서 보내던 시간들. 카말라와 자신의 아들을 만나게 되고, 오랜 시간이 지난후 그의 친구 고빈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고빈자에게 자신이 깨달은 사상을 말해주면서 책은 끝이 난다.

싯다르타. 이 단어를 읇조리면, 나무 아래 정좌해 있는 그의 바싹 마른 그림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그 인내와 고난의 시간을 누가 감히 짐작이나 할까. 내가 이렇게 책으로 읽었지만, 나는 그의 사상의 한톨의 먼지도 알지 못하리라.

싯타르타 앞에는 한 목표, 오직 하나뿐인 목표가 있었으니, 그것은 모든 것을 비우는 일이었다. 갈증으로부터 벗어나고, 소원으로부터 벗어나고, 꿈으로부터 벗어나고, 기쁨과 번뇌로부터 벗어나 자기를 비우는 일이었다. 자기 자신을 멸각시키는 것, 자아로부터 멋어나 이제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닌 상태로 되는 것. (p.27)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p.20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의 두배에 이르는 양의 책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1권은 상당히 재밌고 집중되게 읽었는데, 2권에 가서는 이야기의 흐름이 다른 곳으로 새기도 하였고, 집중도 좀 어려웠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우려하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생각외로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여행을 떠나는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는 황제의 나라에서 황제와 대신들에게 금은보화를 찾아주고 나라의 걱정을 덜게 해준다. 황제와 대신들은 파우스트에게 그 신비한 능력으로 헬레나와 유령을 그들의 눈앞에 대령하라고 명령한다. 보답은 커녕 말이다.

영혼을 팔았다고는 하지만, 도대체 파우스트는 왜 저런 고생을 감내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점을 책을 읽는 내내 가졌었다. 미인을 얻는 쾌락? 젊음? 그것을 위해서 란 말인가? 그러나 서재에서의 삶도 동경할 만하지 않는가? 내가 오직 바라는 것은 그런 삶인데.. 라는 생각도 가져봤으나. 서재에서 내내 박사로 살아온 그에게는 쾌락과 다른 세계의 열망이 더 컷으리라.  

아무튼. 파우스트는 헬레나를 찾기 위해 '어머니들의 나라'인 지하로 떠나는데, 그는 결국 헬레나를 찾아내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작당으로 그녀와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얻게 된 아들 오이포리온은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날기를 작정하고, 그들 두 사람의 발치에서 죽게 되는데, 헬레나 또한 그 슬픔으로 죽게 된다. 모든 것을 잃은 파우스트. 그에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또 다시 욕망의 유혹을 건네주려 하지만, 파우스트는 거절한다.

종내에는 파우스트의 눈이 근심의 눈으로 멀게 되고, 그는 죽게 된다. 악마와의 계약으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했지만, 그레트헨 영혼의 사랑으로 파우스트의 영혼은 승천하게 되는데.. 마지막 결론은 의외였다.

인간을 믿은 신과. 인간을 믿지 못했던 신. 그리고 악마에게 영혼을 담보로 욕망과 젊음을 받았지만, 끝없이 노력했던 파우스트. 그 어떤 인간도 유혹앞에서는 벗어날 수 없겠지만. 책 속 주님이 악마에게 말했던 것처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알고 있다.

라는 언급처럼. 인간은 악함과 선함을 모두 가지고 있고, 또 유혹당하기도 하지만, 그 유혹안에서도 자신이 얼마만큼 잘못하고 있는지를. 또 어떤 것이 잘하는 길인지를 알고 있음이다. 물론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태반이지만 말이다. 오래도록 이 작품이 내 마음의 언저리에 남을것 같다..

그러나 난 경직된 상태에서 행복을 찾지는 않겠다. 놀라움이란 인간의 감정 중 최상의 것이니까. 세계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쉽게 주지 않을지라도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보아야, 진정 거대한 걸 깊이 느끼리라. (p.88)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건 우리의 고통 중에 가장 혹독한 것이다.(p.349)

당연한 일이지요! 그렇듯 큰 근심이 있고서야 인생이 어찌 쓰디쓰지 않겠소이까.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저런 종소리라면 어떤 고귀한 귓전에도 불쾌하게 울릴 것입니다. (p.3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우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탈리아 기행 1.2>

최근에 읽은 괴테의 책 세권이었다. 민음사 전집의 <파우스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저 그림이 <이탈리아 기행 1.2> 의 책 표지이기도 하였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괴테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괴테의 모습보다 꽤나 잘생기고, 건장하신 모습이라 놀랐던 기억도 난다.  후훗.

 

대문호의 괴테.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파우스트>

그 책을 나는 이제서야 읽는다. 집필 기간이 60년이나 되는 책. 그 긴 시간동안 이뤄낸 이야기를 단시간에 내가 읽어도 되는 것일까. 60년이라는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시간들에 벅차 읽는 것조차 부담감으로 다가왔지만, 놀랍도록 유쾌하게 1권 읽기를 마쳤다. 사실 나는 괴테의 <파우스트>가 희극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이 책의 책장을 넘겨보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부끄러울지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극단의 단장과 시인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장은 오직 관객들만 몰리기를 바라며, 시인에게 완벽한 작품은 필요없고 오직 잡탕밥같은 극을 내놓으라고 엄포하는데, 시인은 거부한다. 작품은 작품이어야만 한다고. 어릿광대는 그런 시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에게 감동적인 것을 만들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그렇게 파우스트는 시인에 의해 탄생된다.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주님은 파우스트 박사를 사이에 두고 내기를 하게 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의 영혼을 유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주님은 허락은 하되, 그와는 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파우스트의 영혼을 유혹하기 시작하는 메피스토펠레스. 그는 마술과 점성술. 신학.의학에 지식이 많은 박사 파우스트에게 다가가 풍성하고 의미있는 삶을 주겠노라고 유혹한다. 그리고 서재에 갖혀 줄곧 살아온 삶에 지쳐서인지 몰라도 파우스트는 쉽사리 그에게 그의 영혼을 넘겨주기로 하는데..

 

마녀의 부엌에서 약을 건네마시고, 20대 청년이 되는 파우스트. 순진한 그레트헨을 유혹하고 그녀를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든다. 그렇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파우스트는 저주하지만, 정작 그 길을 허락한 사람은 파우스트가 아닌가. 선택은 바로 너였다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파우스트는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다고..

 

영혼을 판 파우스트. 그의 앞으로의 사건들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책 중간 중간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삽화를 배치해 읽는 재미에 더불어 보는 재미도 함께 있었다. 자- 이제 82세에 완성을 했다고 하는 <파우스트 2> 권을 읽어보도록 할까? ^^

 

 

 

우리도 이런 연극 하나 해봅시다. 풍성한 인간의 삶 속에 손을 뻗기만 하자고요. 각자 체험을 하면서도 의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그걸 붙잡아내기만 해도 흥미로운 것이 되겠지요. 오색찬란한 형상 속에 명징함은 미미한 법, 수많은 오류 속에 한 줄기 진리의 불꽃을 피우면 그것으로 최상의 술을 빚어낸 셈이니 온 세상은 생기를 띠고 소생하게 될 것이외다. (p.15)

 

그의 영혼을 그 근원으로부터 끌어내어, 만일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어디 너의 길로 유혹하여 이끌어보려무나. 하지만 언젠가는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게 되리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라고. (p.24)

 

이 높은 벽을 칸칸이 막으며 내 주위를 비좁게 만드는 이것들도 쓰레기가 아닐까? 좀벌레의 세계에서 온갖 쓰잘 데 없는 것으로 나를 압박하는 저 고물단지도 쓰레기가 아닐까? 여기에서 내게 없는 걸 찾아야 한단 말인가? 어디서나 인간들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 어쩌다 하나쯤 재수 좋은 놈이 존재했다는 것, 그걸 알려고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p.4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