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벤트]


1. 모집 기간: 1월 30일(금) ~ 2월 5일(목)

당첨자 발표 : 2월 6일(금)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2월 10일(화)까지 개인정보를 비밀 댓글로 적어주세요!

2월 10일(화)까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선정이 자동 취소됩니다.

서평 기간 : 2월 11일(수) ~ 2월 24일(화)


2. 인원: 5명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 인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참여 방법

- 응모 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서평 방법 : 서평 기간 동안 알라딘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 후,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단 발표 포스팅에 알라딘 개인 블로그와 그 외 블로그, 외부 채널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완료됩니다.



우리 곁에서 만나는 우주!

독일의 인기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별과 우주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들

 

★ 독일 2014 올해의 과학도서상 수상작 ★

 

우주 저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일상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지구의 물은 어디에서, 어떻게 오게 되었나?

냄비요리 안에는 어떤 우주원리가 담겨 있을까?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너와 나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건 무엇 때문일까?

 

 

▼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천문학 입문서

저 멀리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우리의 삶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지구가 생긴 지는 46억년이나 지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하나도 둘도 아닌 데다,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까지의 거리만도 4,500만 킬로미터나 될 정도라니, 어마어마한 숫자들에 오히려 무감각해지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우주가 그렇게 먼 세상의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거리에서도 우주를 만날 수 있으며, 소박한 한 끼의 밥상과 이제는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에도 어김없이 우주의 원리는 작동하고 있단다. 그러니 살짝 관심을 가져보라고. 천문학을 만나는 건 작은 관심이면 된다고 설득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하늘과 지구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져왔다. 최근 국내 개봉되었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201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흥행만 보아도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우주에 대해 마음 한켠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연 우주의 끝은 어디이며, 우리는 우주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독일어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저자는,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팟캐스트 진행자답게 쉽고 재미있게 우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른 아침 불어오는 바람에서 시작해 도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탐색하며 일상에 숨겨진 우주의 흔적을 찾아낸다.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산책하듯이 걷다보면 누구나 우주가 간직한 아름다움과 그 원리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 우리가 먹고, 걷고, 머무는 도시에서 우주를 만나다

우주는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는 어디서 우주를 발견할 수 있을까?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다.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텔레비전의 위성 안테나는 인공위성의 원리와 역할을 알려준다. 특별한 날에 비싸게 주고 산 귀금속에 소행성 충돌의 역사가 남겨져 있다.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 땅바닥에는 우주에서부터 날아와 먼지가 되어 내려앉은 별의 흔적에 있고, 꽃들을 헤집으며 꿀을 채취하는 벌의 눈동자에는 항성들의 빛이 담겨있다. 이뿐 아니다. 우리가 삼시 세끼 먹고 마시는 음식에는 오래전 태양에서 시작된 에너지가 숨겨져 있고 낯선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에는 우주에 떠 있는 위성들과의 교류가, 사계절의 순환에는 기울어진 지구와 달의 만유인력이 존재한다. 그렇다. 느끼면 느낄수록 우리의 일상은 참으로 우주적이다! 이 책은 이처럼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우주의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일상에서, 도시에서 우주를 만날 수 있게 한다.

 

▼ 왜 우리는 여전히 별을 사랑하는가

우주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시와 노래 그리고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아낙사고라스는 당대를 지배하던 종교적 교리를 벗어나 태양은 신의 행사가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고향에서 추방당했고,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우주의 중심에 지구를 두지 않았다고 해서 미치광이 취급을 당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최초로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믿어주지 않았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그의 스승 티코 브라헤의 지적 유산을 바탕으로 우주의 법칙을 밝히기 위한 ‘전쟁’을 치렀고, 아이작 뉴턴은 공식을 사용해 물체간의 만유인력을 계산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우주의 시공간이 갖는 근본적 구조를 밝혀 상대성이론을 발견했다.

높고 푸른 밤하늘이 주는 낭만과 철학적 사색은 과학과 만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별 한줌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도 우리는 별을 꿈꾸고,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 존재를 진실로 알고자 탐구한다. 지나간 역사에서 우주를 탐구함으로써 학문적 발전을 이루고 세상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었듯이, 앞으로도 우리 또한 팽창하는 우주를 향해 나아갈 몫이 많이 남아있다. 저자는 이 책을 넘어 각자의 책꽂이에서 관련된 책을 찾고 더 깊게 생각하며,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를 독려한다. 이제 독자들이 이 책을 시작으로 거인의 어깨를 밟고 서서 더 앞으로 나아갈 차례다.

 

책 속으로

지구는 우주의 일부이고, 우주에서 움직이는 행성 중 하나다. 행성이란 항성 주위를 맴도는 천체를 말한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 태양은 항상 중 하나로, 다른 수천억 개의 다른 항성과 함께 우리 은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우리 은하마저도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천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일 뿐이니, 우리 존재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우주의 아주 작은 구성 성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일상에서 아주 또렷하게 맞닥뜨리고 있다. -8쪽

 

‘낯선’ 생명체는 말 그대로 낯설다. 그 생명체가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하면 결국 무엇을 기준으로 탐색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원칙상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생명체인지를 근본적으로 밝혀내지 못하는 한, 그 생명체를 찾을 수도, 설령 찾았다 하더라도 알아볼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 지금껏 찾아낸 843개의 행성에 우리가 인식 가능한 종류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수십 년 이내로 그 생명체를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나뭇잎들이 자신이 존재한다는 신호를 전 우주로 내보내고 있는 것처럼, 다른 행성의 식물 또한 존재의 신호를 내보낼 테니 말이다. -95쪽

 

한 숟가락에 담긴 음식물 안에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탄소가 들어 있다. 그중 대부분은 평범한 탄소-12고, 그 외 일부가 탄소-13이다. 하지만 아주 조금일지라도, 방사성인 탄소-14가 존재한다. 음식을 섭취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체에 해를 끼치기에는 너무도 적은 양이니. 방사성은 특정 정도 이상일 경우에만 신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작은 손상 정도는 저절로 치유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아주 미약한 정도일지라도 전 세계 도처에 방사성 원소가 존재하는 것이다. -146쪽

 

지은이와 옮긴이, 감수자

 

지은이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Florian Freistetter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천문학 연구소에서 소행성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예나의 프리드리히-쉴러 대학 천문물리학 연구소, 하이델베르크 루프레흐트-카를스 대학 천문학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2008년에 개설한 우주과학 블로그는 매달 수십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외 여러 권의 천문학 책을 썼으며,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우주의 신비와 천문학의 즐거움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우주, 일상을 만나다》로 ‘2014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블로그 : www.scienceblogs.de/astrodicticum-simplex

 

옮긴이 최성웅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프랑스어와 독일어 통번역가로 일하며, 학습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다. <KBS 스페셜>의 프랑스어 영상을 번역한 바 있고, 옮긴 책으로 《단단한 독서》, 《창조적 사진 전략》, 《폴, 행복을 찾아서》, 《돌아온 검은 고양이 네로》 등이 있다. 누구나 무료로 배울 수 있는 프랑스어 학습 카페(cafe.naver.com/pasdequoi)를 운영 중이다.

 

감수 김찬현

경기과학고등학교 졸업 후 오사카대학교 이학부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반물질의 최소 단위인 반수소원자 합성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진행중인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ASACUSA에 참여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눈물을 닦고
후지타 사유리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방송인 이미지가 연예인의 전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나 또한 '사유리'라는 방송인의 이미지에서 보이는 엉뚱한 면만 봐왔었고, 그게 그녀의 전부라고 짐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쓴 글이 사실은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면서, 아, 내가 그녀를 잘못 봐왔던 거구나 아니, 잘못 봐온 것이 아니라, 방송에서의 그 모습이 그녀의 전부가 아니었구나! 그녀에게도 이런 감성적인 면과 따뜻한 것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구나.라고 새삼 그녀를 이 책으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래서 반가웠다. 그리고 나보다 상당히 어린 줄 알았는데, 어? 그녀는 79년생이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네. 상당한 동안이었구나..라고 놀랐다.


그녀가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몰랐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또한 새롭게 알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녀는 거기서 한국인 친구를 만나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는 것. 벌써 한국에 온 지도 10년차라고 한다. 책에서의 그녀의 이미지는 방송과는 달리 차분했고, 따뜻했으며,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이 전해졌다.

 

 

그녀에 대해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점,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방송을 하면서 겪은 일들, 인종차별에 대하여, 도움을 줄줄 아는 사람이 되는 방법에 대해 그녀 자신만의 생각과 그림으로(그녀가 그린 그림들이다) 따뜻한 글들이 여기 실려 있다. 자신은 누군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하는 그 자신감이 당당해 보였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데는 사유리 부모님의 영향도 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그녀의 어머니에 대해서. 교육방식이 너무도 훌륭해 보였다.

 

그녀가 자주 가는 남대문 앞에서 하루 종도록 서서 붕어빵을 파는 할머니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붕어빵을 나눠주는 할머니였고, 사유리는 그 할머니와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다고 한다. 나눔을 베풀 줄 아는 할머니의 모습에 감동했던 것. 어느 날, 촬영을 하고 다리를 따뜻하게 하는 기구를 선물 받고, 그녀는 남대문으로 뛰어갔다고 한다. 할머니에게 그것을 주기 위해. 그녀의 이런 모습에 나는 감동했다.

 

그녀가 말하는 진정한 애국자란, 함부로 다른 나라를 욕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좀 뜨끔했다. 우리는 일본이라는 나라를 아주 많이 흉보고 있지 않는가? 어쩌면 그녀의 그런 말은 우리 국민의 그런 부분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 인종을 차별하는 발언이 당신의 나라를 욕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그런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역사 속에 내재되어 있던 상처들이 가끔씩 비쳐 나옴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녀는 말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한순간만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것은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그녀 자신을 위해서라고. 한때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지만 이제는 그런 일들을 후회하고 스스로 되돌아보는 그녀의 글이 성숙하게 느껴졌다. 나를 포함하여 방송의 이미지가 그녀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통해서 그녀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보는 시점이 될 책인 것 같다. 그래서 따뜻한 그녀가 포함하고 있는 발랄하고 엉뚱함이 더 빛을 발하길 희망해 본다.

 


우리는 상대가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지 않을까 봐

불안하고 화가 나고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상대에게 정성을 다하지 않는 것을

먼저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하면 남에게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그 사람 자체가

무엇보다 정성을 받을 만한 사람이기 때문이다.(p.50)


1508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물이 가득 들어 있는 그릇에 얼굴을 담글 때 물이 각막의 굴절력을 바꿔서 더욱 잘 보이게 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것이 콘택트렌즈의 원조라고 한다. 1508년에 상상했던 것이 몇 백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현실이 되었다. 이 세상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도, 이 세상을 더욱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도, 우리의 상상력에 달려 있다. 우리의 미래는 언제나 우리 마음속에 있는 것이니까.(p.76)


나이를 먹으면서 남에게 상처받은 것보다 남에게 상처를 준 일들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곤 한다. 그것은 사람이 나이를 먹는 맛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남을 배신한 것보다 남에게 배신당한 것이 마음의 구원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누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보다 자신이 스스로 준 상처가 더욱 아파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p.1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의 방법 - 잊지 않으려는 기록
유시민 외 지음, 이동호 사진 / 도모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배가 160척, 비행기가 30대, 잠수부가 500명.

지상 최대의 구조작전

그러나 사고 첫날, 실제 투입된 잠수부는 고작 16명.

실종자 가족들은 배도 비행기도 보지 못 했다.

왜 구조를 안 했을까?

왜 거짓말을 했을까? (p.104)



벌써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도 어느덧 9개월이 지나간다. 지금은 그 사건을 생각하면 다만,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할 뿐, 그 사건이 정말 발생한 것일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뉴스에서는 그 사건을 아예 끊은지 오래다. 밝혀지지 않은 사건이고, 아직 실종자도 있는데도 말이다. 무엇부터 문제인 걸까? 우리나라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그 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걸까? 유가족들은 어떤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지 나는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우리나라를 뒤흔들었던 이 사건. 그리고 노란 띠의 물결.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분노. 하지만 정작 당사자 말고는 이 사건은 점점 묻히고 있다. 실상, 다시 파헤칠 여유를 주지도 않는 듯 누군가 땅을 파듯 감춰버린 것 같다. 아프고 아픈 시간들을 보냈지만 우리는 다시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오고 만다. 이 책에는 그 시간들을 고스란히 보낸 흔적들의 사진들이 많이 담겨 있다. 약 90%의 지면이 사진을 포함하고 있고 그 나머지에 누군가의 글이 담겨 있다. 신부님의 글, 유시민 작가의 글, 보도국장, 라디오 국장, 판사, 그리고 김미화 씨까지 그들의 글이 담담하고, 분노하며, 차갑게 이 4.16참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을 낸 의도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이 사건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벌써 9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있는 이 순간. 우리는 벌써 잊고 있지는 않느냐며? 그 기억들을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사진작가 이동호 씨는 이 책을 남겼다. 그는 이제 평생 다시는 그곳에 여행을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누구나 그곳을 지나거든, 이 참사를 기억해내고선 가슴 아파할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은 잠시뿐. 우리는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올지도 모른다.

 

어쩔 수 없다고. 타인은 타인의 상처에 가슴 아파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돌아오게 마련이라고 말하기에는 이 사건은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애통한 일이다. 우리는 자주 이 사건을 돌아봐야 되지 않을까. 그 사건을 파헤칠 그런 용기는 없을망정 말이다. 나는 이 사건이 발생한 4월 16일이 나의 생일이라 매년 찾아오는 내 생일날에는 이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작년에 미역국으로 아침밥을 먹던 그 시간의 그 충격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한다.

 

누군가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고 말하지만, 그 일을 잊자고 한 말은 아닐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누군가는 이 일을 계속 건드려야 할 것이고, 누군가는 상처로 남을 이 사건을 평생 지고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무관심하지만은 말자는 말이다. 이 사건은 타인의 사건이 아니라 앞으로 우리 자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사건 일수 있다고 우리는 이제 다 알고 있다. 믿고 살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깨달은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라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 사건을 잊지 말자.

 

나는, 별다르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시간이 다시 흘렀다.

사무실에서는 해오던 일을 했고 일을 했고 일을 했다.

짬짬이 인터넷에서 관련기사를 챙겨봤지만

술도 다시 먹었고, 집에 들어가서는 TV 뉴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단 하나의 사건은 그렇게 여러 사건 가운데 하나가 되어갔다.

나는, 별다르지 않았다.

일상 속으로 침몰해가는 나에게 화가 났다. (p.6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라질 보물창고 - 열정과 젊음의 도시 브라질의 뒷골목 탐험
허다연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허다연작가는 그녀의 나이 1살에 할머니의 등에 엎혀 브라질 옆의 나라인 파라과이에서 20년동안 살다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도 브라질을 자주 찾는다는 그녀의 브라질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의 아버지가 브라질을 좋아해서 파라과이에서 가족여행을 자주 갔었던 곳이 그곳. 브라질이라고 하는데,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에 브라질의 사진들로 시작한다. 브라질의 골목 2장과 해가 지는 풍경, 폭포, 이렇게 총4장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그 어떤 브라질 여행도서 책 보다 저자와 가까이 있다. 이 책이 다른 브라질 관련 여행서와 다른 점은 작가가 브라질 근처에서 20년동안 살았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아라. 한국에서 살다가 브라질을 잠깐 여행다녀온 사람과 브라질에서 20년간 산 사람중 누가 브라질을 더 잘 소개하겠는가? 바로 그 차이점이다.


한국에서 브라질로 가기 위한 경로가 친절히 잘 소개되어 있었고, 그녀가 브라질 여행에서 특히 강조했던 점은 이것이다.

해변, 자연, 음악, 축제, 음식을 온전히 경험해야만 브라질을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브라질 여행책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저 두 팔을 뻗은 예수상! 항상 빠지지 않았던 곳이었던 여행지였고, 무한도전에서도 한번 나왔었던 곳이었다. 올바른 사진을 찍으려면 누워서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곳. 저 사진은 허다연 작가의 그이가 누워서 찍었다는 그 사진이었을까? 사진으로만 만나봤던 저 곳을 그 언젠가 나도 꼭 직접 보고 싶어졌다.

 책 속에는 브라질에 대한 글도 상당히 많이 있었지만, 사진도 많아서 눈이 호강했다. 여행서에 사진을 아낀 책들이 많아서 그런 여행서들을 만났을 때는 아쉬움에 갑갑했을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역시 여행서는 사진이 많아야돼! 라면서. 브라질의 레스토랑과 커피숍을 깨알같이 소개해놓았다. 참, 박물관도. 우리 부부도 박물관 가는거 참 좋아하는데 말이다. 이 책을 책장 속에 고이 모셔두고 언젠가 떠날 브라질로의 여행에 꼭 동참해야 할 것 같다. 아니지, 그때쯤이면 그녀의 브라질 책이 한 권 더 나올지도 모르겠다.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책으로.

 

씁쓸한 커피는 노노~ 믹스 커피를 최고로 여기는 나도 브라질 커피 맛에 길들여 질수 있을까? 브라질 커피에 대한 이야기와 그녀가 추천하는 커피숍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씁쓸한 커피를 몇잔이라도 들이켤 수 있을 것 같았다. 왜냐? 달달한 디저트들이 엄청 많다고 했으니까. 달달한 것을 좋아하는 나는 또 귀가 얇아져 버린다.

 

해변가에서 비키니를 아이스크림처럼 파는 저 한장의 사진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나도 사실 비키니 입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사람중의 한 사람인데, 브라질에 가면, 그녀처럼 머뭇거리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비키니를 한장 사서 입어볼 수 있을까? 그것은 가봐야 알 일이겠다. 후훗.


후치볼 까나발!

브라질에서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는 신비의 주문.


흔하지 않는 이 단어를 이제는 가끔 나혼자 주문을 불러봐야 겠다. 그녀가 소개하는 브라질이 생각날때마다 말이다. 후치볼 까나발!

몇년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새해 1.1일날 새로산 흰옷을 입고 브라질에 가보고 싶다. 물론 속옷은 빨간색으로. 저자가 적극 추천한 브라질 바나나는 잊지 말고 꼭 먹어봐야지. 우리나라에서 먹는 바나나의 맛과 비교하면서 말이다. 그녀의 브라질 여행, 여기서 끝나버리는 것이 아쉬워 그녀의 블로그를 다시 방문해 보았다. 그곳엔 다시 브라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녀의 브라질 이야기의 연장선상이 궁금하다면 이곳으로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허다연 블로그)  http://kamsha.net/220215197398


 

브라질을 가야 하는 첫 번째 이유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해변'을 이야기 할 것이다. 바다가 없는 파라과이에서 자란 탓에 바다라는 공간을 꽤나 늦게 접했다. 그런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바다의 매력을 알게 된 이후로는 바다가 있는 곳을 찾아 다녔고, 출장이나 여행 중에도 반드시 남미의 바다를 경험했다. 그렇게 바다만 보고 다닌 내가 브라질 바다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는 것은 그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아닌 다른 나라, 혹은 우리나라의 지방에만가도 바다는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의 해변은 분명 무언가 '다름'이 있다. 그 다름의 매력은 자석처럼 나를 브라질의 해변으로 끌어 당긴다. (p.25)


내가 자란 지구 반대편은 조금 더디게 시간이 흐르고, 무디게 변화하는 곳이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정서를 심어주기에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물론 너무 느려서 아직 잠들어 있기도 하고, 다른 나라들에 비해 발전의 속도가 조금은 느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주는 날씨 덕분에 그들은 늘 낙천적이고 낭만적이다. 행복을 누리는 방법만큼은 정말 브라질리언들에게 배워야 한다. (p.21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란 무엇인가 - 진정한 나를 깨우는 히라노 게이치로의 철학 에세이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어릴때부터 개성을 너무나 강조한다. '진정한 자신은 누구인가?' 그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을 발견해, 그것이 종내에는 직업과 완벽하게 들어 맞기를 원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어릴때부터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게 한 후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이에게 어떤 재능이 숨겨져 있는지를 찾아 낸 후 그쪽 분야에서 아이의 직업을 찾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일본 저자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는 말한다.단 하나의 진정한 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서 그는 '분인'이라는 단어를 쓴다. 분인이란, 대인 관계마다 드러나는 다양한 자기를 이르는 말로 나라는 인간은 대인관계에 따라 몇가지 분인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는 게 아닌, 내가 누군가를 만나면 이런 나의 존재가 있는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사람과의 사이에 그런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 아닌가? 친구들과 있을때의 나와 직장동료들과 있을 때의 나는 분명히 다르다. 여기서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누구랑 있을 때가 진정한 나인가? 보다, 둘다 본인 자신이다. 그러니까, 분인. 분인은 모두 '진정한 나'인 것이다.


저자는 이 분인을 자신이 쓴 소설들과 연계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현대인들을 위로해준다. 소외받는 이들에게,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이들에게 말한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고, 그 자리에서의 나를 나, 전부로 인식해서는 안된다고. 그러니 나를 소외하고 아프게 하는 사람들 말고, 나를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과의 분인이. 분명히 있을꺼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준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특히 개성을 강조하는 요즘 너무 피곤하지 않는가? 그리고 나는 오래전에 나쓰메 소세키의 글을 읽으며 공감했던 그 글을 이 책에서 마주해서 무지 반가웠다.


나쓰메 소세키는 <나는 개인주의>라는 유명한 강연록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뭘 해야 좋을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마치 안개 속에 갇힌 고독한 인간처럼 옴짝달싹 못하고 우두커니 멈춰 서버렸습니다."


무언가를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 이 글을 읽었던 그때 나도 딱 이 때의 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완전 공감을 가졌던 문장이었는데, 이 책의 저자 히라노 게이치로 작가도 이 글에 공감한다고 소개글로 나와 있었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고 많은 시간을 힘들게 보내는 것보다 여러 분인들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는 삶은 어떠한가? 인간에게는 분명 여러 개의 분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에게도 많은 힘을 실어준 책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다.



실제로 사람들이 그런 부류의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는 차치하고, 당시에 자주 거론된 간략하고 통속적인 방식으로 설명하자면, 인간은 복숭아가 아니라 양파라는 얘기다. 복숭아는 한가운데 씨가 들어 있다. 사람에게도 그렇게 확고한 자아가 있고, 주체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은 양파 껍질처럼 우연적인 사회적 관계나 속성을 한꺼풀씩 벗겨내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즉 '진정한 나' 같은 건 없다는 말이다. (p.61)


나라는 존재는 외따로 고독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 놓여 있다. 그렇다기보다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한다. 타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진정한 나'라는 개념은 인간을 격리시키는 감옥이다. 만약 그것을 믿는다면, '진정한 나'로 살아가려면 타자와의 관계는 최대한 단절시키는 게 좋다. 그러나 <최후의 변신>의 주인공처럼 결국 그렇게 해보면, '진정한 나'는 환상임을 통감할 뿐이다. (p.12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