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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절판
이번에는 단편이 아니었다. 그녀의 모든 느낌을 완전히 실어낸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웨하스 의자. 여기서 웨하스란 우리가 어렸을 적에 많이 먹던 그 과자이름이다. 나는 다 커서도 자주 먹고 있는 과자이지만.. 후후.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소설에서는 빠름이나 긴박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느리고. 감성적이고 단순한. 그런 것들이 느껴진다. 이번 소설에도 역시 그랬다.
소설에 등장하는 그녀는 미혼의 중년여자이고 화가이다. 상당히 여린 모습으로 상상되어 진다. 그녀는 엄마. 아빠와 함께 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기도 하고, 절망과 함께 얘기하고 생활하는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동생. 현재 엄마와 아빠는 돌아가시고, 갈색털의 늙은 개도 죽었다. 그녀의 옆에 존재하는 사람은 결혼한 가정이 있는 남자 애인과 여동생 뿐.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것에 한치의 불행이라고는 보이지 않아보이지만, 그녀의 곁에 항상 머물러 있는 절망이 애인을 한없이 사랑하는 그 사람에 대한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다. 두 사람은 그녀의 집에서 만나고 여행을 떠나고, 사랑한다. 사랑해서는 안될 불륜이라는 사이이지만 전혀 그런 내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여동생은 6살 차이 나는 연하의 대학원생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고, 잠을 자고 차를 끓여 마시고 애인을 만나고, 여주인공은 그런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사랑의 절망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에는 그 애인에게 헤어짐을 선고하지만, 그 사랑은 다시 돌아온다. 불륜임에도 전혀 불륜같은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은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용하고 찬찬한 생활의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소설에서 느낄수 있는 모든.. 이것이 딱 그녀의 느낌이다! 라는 것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역시 단편보다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