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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밤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그녀의 단편집이 아니길 바랬으나, 역시 단편이었다.
그러나 첫번째 이야기가 마음을 내내 울려서 첫번째 단편인 '듀크'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던 강아지 듀크가 죽었다. 하루 종일 눈이 붓도록 울었고 집을 나와서 지하철을 탔다. 그런데 자기 앞에 한 남자가 수많은 사람들중에서 왠지 보호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 남자와 하루를 보내게 된다. 듀크가 죽은 날. 듀크는 그 남자가 되어 찾아왔다. 그걸 알게 된 계기는 그 남자가 그날 떠날때쯤 한 말에서 비롯된다. " 지금까지 아주 즐거웠어. 아주 많이 사랑했다." 라는 말. 그리고 키스는 듀크의 키스와 닮아 있었다.
이 단편집에 실린 총 21편의 단편들은(정말 얇은 책인데도 꽤나 많은 단편들이 실려 있다) 이런 비슷한 느낌들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미신과 관련된 이야기. 죽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착각을 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노망든 할머니를 매일저녁 찾아가는 그 할머니와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남자 아이.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단편들은 모두 다른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비슷한 느낌을 주는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다음 글을 만날때는 다른 느낌의 다른 사람이 쓴 것 같은 그런 책을 만나보고 싶다는 나의 바램은 너무 큰걸까? 아니면 이것만이 그녀의 느낌이다! 라는 그녀만의 색깔에 찬사를 해야 되는 걸까. 점점 더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헷갈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뭐 잔잔하게 괜찮게 읽은 단편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