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란 쑥스러운 것이라서 싫지만 기분은 신기하게도 고양된다. 해거름의 플랫폼에 서서 저녁 햇살을 담뿍 받으며 우리는 모두 그 묘한 흥분감 속에 있었다. -104쪽
이렇게 여기저기 무턱대고 전화를 걸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밤에는 누구와 얘기를 하면 할수록 고독해진다. 지겹도록 잘 알고 있다. 혼자 있는 방에서, 무심코 텔레비전을 켜는 바람에 요란한 소리가 쏟아져 나오면 더욱 고독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도, 천지신명께 맹세코 그 누구도, 타인의 고독을 덜어줄 수 없다.-1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