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구판절판


나의 치료는 대부분 성공적이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인간은 아무리 끔찍한 일을 겪어도 여전히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걸 깨닫곤 해요-242쪽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어. 자유를 많이 가질수록 선택은 더 복잡해지는 게 사실이지. 하지만 인간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신에게 떠넘겨서는 안 돼-4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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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구판절판


기욤 뮈소 작가의 책을 오랜만에 읽는 것 같아서, 조금은 낯선 느낌이 들었다.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추리가 가미된 사랑소설이라고 하면 적당할런지.. 첫장을 넘기고 서부터,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 마지막장까지 줄달아 읽어내려갔는데,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는 왠지 모를 허탈함이 있었다. 으레 그러려니. 라고 생각했던 결말이라서 그랬던 것이었을까? 남자친구는 이 책 표지의 여자를 보고, 은하철도 999 와 관계되는 책이냐는 농담을 했다. 아주 진지한 얼굴로...

실수로 자신이 쏜 총에 맞아 죽은 여자경찰이 어느날 나타나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데려가야겠다고 말한다면? 이 책의 스토리는 어디서 많이 읽어본듯도 하고, 드라마의 줄거리에서도 혹은 영화의 스토리로도 많이 접해본듯 한 내용이었는데, 이상하게도 손에서 놓지 못하겠던 끌림이 있었다. 기욤뮈소 작가의 글솜씨 때문이었을까? 아내가 죽고 난 이후로 삶의 의욕이 없이 오직 환자들만 생각하며 살아온 한 남자. 그리고 꿈을 계속 꾸는 것을 포기하지 않지만, 이제는 지쳐가기만 했던 한 여자. 이 두사람이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서로 상처를 가지고 있었던 두 사람. 그리고 자신은 죽은 사람이라고 당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데리러 왔다고 말하는 여경찰. 얽히고 얽힌 이야기는 긴박감 넘치게 책을 꽉꽉 메우고 있다. 사랑한다면 역시 표현하고 봐야 한다는 말이 정석인듯 싶다. 그리고 사랑은 타이밍이 아닐까. 완벽한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는 있었다. 하지만 읽고 난 후 약간 허무할수도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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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구판절판


자유. 그 말의 가벼운 울림. 세리자와를 만나면서 시즈에는 처음으로 자유를 어떻게 만끽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목도리를 목에 둘둘 감고 장갑을 끼면서 오늘 아침의 세리자와를 생각한다. 푸시시한 머리, 아름다운 손, 그리고 다정하고 평온한 목소리. 가령 좋아하는 남자의 등에 기대에 얼굴을 묻는 것, 고작 그뿐인 동작조차 지금은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세리자와를 만나기 전의 시즈에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27쪽

늘 그렇다. 한번 깡통을 열고 나면 끝내는 쓰쿠이의 망령이 온 사방에 들러붙는다. 망령은 기억이 되어 가호의 일상을 파먹고, 한시도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가호는 마치 쓰쿠이가 뒤에서 꼭 껴안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곁에 있어주었으면 싶을 때는 있어주지 않았으면서, 하고 생각하며 가호는 원망스러운 듯이 장롱 위에 있는 깡통을 올려다보았다-96쪽

언젠가 이 사람과 헤어지는 일이 있어도 이 풍경을 추억으로 삼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기억은 장난감 블록과 비슷하다. 언뜻 보면 색깔도 알록달록 서로 다르고 모양도 다르지만, 실제로는 모두가 편리하게 기획되어 있는 것이다. 가호처럼 기억의 블록을 무수히 쌓아 올려 그 안에 틀어박히고 싶지는 않았다.-104쪽

시간은 저렇게 무정하게 흘러가면서, 어떤 곳에서는 아주 천천히 흘러가는 척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아주 흐름을 멈춘 척한다. 그래서 모두들 혼란스러워하는 것이라고 시즈에는 생각한다. 물론 약한 사람만이 겪는 그런 혼란 때문에 허우적대는 사람들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그 사실과 사진에서 눈길을 돌린 자신이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는 분명하지 않았다-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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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구판절판


목차에 많이 나열되어 있는 제목들을 보며 이 책도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단편집이런가... 라는 생각에 책을 읽기도 전에 김이 빠져버렸다. 그러나 두번째 챕터를 읽으면서 단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내심 안심해버렸다. 아니구나. 단편이. 라고... 그리고 읽으면서 점점 빠져버렸다고 해야 할까. 가호와 시즈에의 사랑이 올바른 사랑이(세상에 올바른 사랑이 얼마만큼 있을까.. 그리고 올바르지 않는 사랑을 사랑이 아니라고 말할수 없듯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사랑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폭. 폭폭폭 빠져 읽어내려갔다.

어릴적부터 함께 해온 가호와 시즈에. 그녀 두사람은 친한 친구였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야 마는 시즈에와 약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지만, 다른 남자와의 잠자리를 번갈아 하는 가호. 시즈에는 자신도 유부남과의 연애를 하면서도 지금은 헤어진 5년동안 사귀어온 남자와의 추억에 매여 있는 가호에게 왜 그렇게 어리석은 거냐며 질책을 하기 일쑤다. 시즈에 그녀도 내가 보기에는 어리석은 사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두 여자의 사랑이 못내 가슴을 울린다.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 5년동안 함께해온 쓰쿠이를 잊지 못하고 혼자 피크닉을 떠나는 가호의 모습이라거나. 유쾌한 사랑을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부남. 그 남자의 행동 한가지 한가지를 그가 없을때 되뇌이는 가즈에의 사랑 등등이 사랑에 대한 따뜻함을 주었던 것 같다. 읽고 있는 내내 말이다. 그리고 가호를 한없이 옆에서 바라봐주는 또 한 남자. 나카노의 사랑도 이 책을 읽는 묘미를 안겨 준다. 가호가 왜 혼자 피크닉을 떠나는지 알지 못했던 그는 가호의 방에서 추억속에 담긴 그 남자와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보며, 절망하지만, 그래도 십년전에 자신이 태어났더라면, 하고 생각한다. 내내 가호의 곁에 있어줄것만 같은 남자..

단편이 아니라 더 좋았지만 그보다 더 책의 내용이 내 마음을 기쁘게 만들어 주었다. 요즈음 내리 읽어내렸던 그녀의 책들 중에서 유독 <호텔 선인장>과 이 책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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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자가 쓴 한국여자 비판
도다 이쿠코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9년 12월
절판


한국은 전통적으로 혈족간의 결속이 강한 나라다. 힘들 때는 친척이 도와줄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달동네에서 설날이나 추석에 고향에 돌아가 친척과 만나는 가정은 거의 없다. 본디 같은 상황에 처해 있던 친척이라도 먼 지역으로 이사해 가면 서로의 정은 점차 멀어져 간다. 가난한 가정일수록 친척과의 만남은 적어진다고 한다-157쪽

한국 여성에게 있어서 결혼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중대한 목표다. 때문에 결혼하기까지는 눈물 어릴 정도로 지극한 노력을 기울이지만 일단 결혼이라는 큰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복장은 이미 그다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1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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