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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평점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탈리아 기행 1.2>
최근에 읽은 괴테의 책 세권이었다. 민음사 전집의 <파우스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저 그림이 <이탈리아 기행 1.2> 의 책 표지이기도 하였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괴테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괴테의 모습보다 꽤나 잘생기고, 건장하신 모습이라 놀랐던 기억도 난다. 후훗.
대문호의 괴테.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파우스트>
그 책을 나는 이제서야 읽는다. 집필 기간이 60년이나 되는 책. 그 긴 시간동안 이뤄낸 이야기를 단시간에 내가 읽어도 되는 것일까. 60년이라는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시간들에 벅차 읽는 것조차 부담감으로 다가왔지만, 놀랍도록 유쾌하게 1권 읽기를 마쳤다. 사실 나는 괴테의 <파우스트>가 희극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이 책의 책장을 넘겨보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부끄러울지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극단의 단장과 시인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장은 오직 관객들만 몰리기를 바라며, 시인에게 완벽한 작품은 필요없고 오직 잡탕밥같은 극을 내놓으라고 엄포하는데, 시인은 거부한다. 작품은 작품이어야만 한다고. 어릿광대는 그런 시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에게 감동적인 것을 만들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그렇게 파우스트는 시인에 의해 탄생된다.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주님은 파우스트 박사를 사이에 두고 내기를 하게 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의 영혼을 유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주님은 허락은 하되, 그와는 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파우스트의 영혼을 유혹하기 시작하는 메피스토펠레스. 그는 마술과 점성술. 신학.의학에 지식이 많은 박사 파우스트에게 다가가 풍성하고 의미있는 삶을 주겠노라고 유혹한다. 그리고 서재에 갖혀 줄곧 살아온 삶에 지쳐서인지 몰라도 파우스트는 쉽사리 그에게 그의 영혼을 넘겨주기로 하는데..
마녀의 부엌에서 약을 건네마시고, 20대 청년이 되는 파우스트. 순진한 그레트헨을 유혹하고 그녀를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든다. 그렇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파우스트는 저주하지만, 정작 그 길을 허락한 사람은 파우스트가 아닌가. 선택은 바로 너였다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파우스트는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다고..
영혼을 판 파우스트. 그의 앞으로의 사건들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책 중간 중간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삽화를 배치해 읽는 재미에 더불어 보는 재미도 함께 있었다. 자- 이제 82세에 완성을 했다고 하는 <파우스트 2> 권을 읽어보도록 할까? ^^
우리도 이런 연극 하나 해봅시다. 풍성한 인간의 삶 속에 손을 뻗기만 하자고요. 각자 체험을 하면서도 의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그걸 붙잡아내기만 해도 흥미로운 것이 되겠지요. 오색찬란한 형상 속에 명징함은 미미한 법, 수많은 오류 속에 한 줄기 진리의 불꽃을 피우면 그것으로 최상의 술을 빚어낸 셈이니 온 세상은 생기를 띠고 소생하게 될 것이외다. (p.15)
그의 영혼을 그 근원으로부터 끌어내어, 만일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어디 너의 길로 유혹하여 이끌어보려무나. 하지만 언젠가는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게 되리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라고. (p.24)
이 높은 벽을 칸칸이 막으며 내 주위를 비좁게 만드는 이것들도 쓰레기가 아닐까? 좀벌레의 세계에서 온갖 쓰잘 데 없는 것으로 나를 압박하는 저 고물단지도 쓰레기가 아닐까? 여기에서 내게 없는 걸 찾아야 한단 말인가? 어디서나 인간들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 어쩌다 하나쯤 재수 좋은 놈이 존재했다는 것, 그걸 알려고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