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9
유진 오닐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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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오닐. 분명 처음 접하는 작가의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한참이나 나의 입 안에서 돌돌 맴돌며, 기억날듯 말듯 했던 이름을 이제서야 기억해냈다. 용재 오닐. 후훗. 비올리스트인 리처드 용재 오닐 씨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이 작가. 용재 오닐. 그리고 유진 오닐. 비슷한 어감과 이름. 오래 전에 읽은 용재 오닐씨의 책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이 희극의 줄거리는 작가 유진 오닐의 인생과 닿아 있다. 처음 책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일 앞장에
칼로타에게,
우리의 열두 번째 결혼기념일에-

라고 시작하며 작가의 아내에게 책을 바치는 글이 적혀 있다. 그런데, 이 아내 칼로타는 유진 오닐의 세번째 부인이다. 두번의 이혼과 세명의 아내를 둔 작가. 희극의 줄거리는 비극적이다. 그냥 비극적인 것이 아니라 참으로 비극적이다. 그리고, 그것과 닿아 있는 작가 유진 오닐의 인생도 그러하다.

그리 부유하게 자라지 못하였고, 배우로서 시작하였지만, 그것마저 뜻대로 되질 않았다. 첫째아들이 자신보다 먼저 죽고, 둘째 아들은 자살하여 죽는다. 그리고 딸 우우나가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자 딸과 의절을 한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두번의 이혼과 세번의 결혼. 유진 오닐은 호텔에서 자살을 한 적이 있다는데, 그가 태어난 곳도 호텔이었고, 마지막 폐렴으로 인해 죽은 그 장소도 호텔에서였다.

유년시절을 힘들게 보내서 인지, 돈 쓰는 것에 인색한 배우. 티론. 남편의 배우 생활동안 따라다니며, 호텔을 전전하면서. 그로 인해 마약을 시작하게 된 아내 메리. 잠시 끊기도 했지만, 다시 시작하고 만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첫째 아들 제이미. 책을 좋아하는 둘째 아들 에드먼드. 그러나 폐렴에 걸린 상태. 이 4명의 주인공들은 모두 작가의 가족. 그리고 그 자신의 이야기였다.

따뜻한 집이 있는 일반적인 가정과 달리, 이 티론씨네 집은 보통때는 싸구려 호텔에서 생활한다. 그러다 여름휴가때에는 가족 모두가 별장에서 잠시 머무는데, 실제로 유진 오닐또한 여름 휴가때 가는 별장이 있었다 한다. 이 책은 이 한 여름 별장에서 티론 가족들의 하루 일을 보여주고 있다.

약으로 인해 횡설수설 말이 길어지는 어머니를 두 아들과 아버지는 안타까움과 짜증섞인 눈으로 마주하고, 두 아들과 아버지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그리고 자욱히 깔린 안개는 앞 조차 제대로 볼 수 없다. 전체적으로 우울한 희극인데, 묘하게도 읽히는 재미가 있다. 그것이 작가의 삶과 맞닿아 있어서 더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빌어먹을 호텔 방에서 태어나 호텔 방에서 죽는군." 이라고 탄식했다는 작가의 마지막.. 저 세상에서는 그의 모든 고난을 벗어버리고, 편히 잠들기를...

사람은 운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까. 운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손을 써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하게 만들지. 그래서 우리는 영원히 진정한 자신을 잃고 마는 거야. (p.72)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보이고 들렸어요.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바로 제가 원하던 거였죠. 진실은 진실이 아니고 인생은 스스로에게서 숨을 수 있는, 그런 다른 세상에 저 홀로 있는 거요.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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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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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두배에 이르는 양의 책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1권은 상당히 재밌고 집중되게 읽었는데, 2권에 가서는 이야기의 흐름이 다른 곳으로 새기도 하였고, 집중도 좀 어려웠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읽기 전 우려하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생각외로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아졌다.

다시 여행을 떠나는 메피스토펠레스와 파우스트는 황제의 나라에서 황제와 대신들에게 금은보화를 찾아주고 나라의 걱정을 덜게 해준다. 황제와 대신들은 파우스트에게 그 신비한 능력으로 헬레나와 유령을 그들의 눈앞에 대령하라고 명령한다. 보답은 커녕 말이다.

영혼을 팔았다고는 하지만, 도대체 파우스트는 왜 저런 고생을 감내해야 하는가? 라는 의문점을 책을 읽는 내내 가졌었다. 미인을 얻는 쾌락? 젊음? 그것을 위해서 란 말인가? 그러나 서재에서의 삶도 동경할 만하지 않는가? 내가 오직 바라는 것은 그런 삶인데.. 라는 생각도 가져봤으나. 서재에서 내내 박사로 살아온 그에게는 쾌락과 다른 세계의 열망이 더 컷으리라.  

아무튼. 파우스트는 헬레나를 찾기 위해 '어머니들의 나라'인 지하로 떠나는데, 그는 결국 헬레나를 찾아내고, 메피스토펠레스의 작당으로 그녀와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얻게 된 아들 오이포리온은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날기를 작정하고, 그들 두 사람의 발치에서 죽게 되는데, 헬레나 또한 그 슬픔으로 죽게 된다. 모든 것을 잃은 파우스트. 그에게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또 다시 욕망의 유혹을 건네주려 하지만, 파우스트는 거절한다.

종내에는 파우스트의 눈이 근심의 눈으로 멀게 되고, 그는 죽게 된다. 악마와의 계약으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가져가려 했지만, 그레트헨 영혼의 사랑으로 파우스트의 영혼은 승천하게 되는데.. 마지막 결론은 의외였다.

인간을 믿은 신과. 인간을 믿지 못했던 신. 그리고 악마에게 영혼을 담보로 욕망과 젊음을 받았지만, 끝없이 노력했던 파우스트. 그 어떤 인간도 유혹앞에서는 벗어날 수 없겠지만. 책 속 주님이 악마에게 말했던 것처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알고 있다.

라는 언급처럼. 인간은 악함과 선함을 모두 가지고 있고, 또 유혹당하기도 하지만, 그 유혹안에서도 자신이 얼마만큼 잘못하고 있는지를. 또 어떤 것이 잘하는 길인지를 알고 있음이다. 물론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도 태반이지만 말이다. 오래도록 이 작품이 내 마음의 언저리에 남을것 같다..

그러나 난 경직된 상태에서 행복을 찾지는 않겠다. 놀라움이란 인간의 감정 중 최상의 것이니까. 세계가 우리에게 그런 감정을 쉽게 주지 않을지라도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보아야, 진정 거대한 걸 깊이 느끼리라. (p.88)

부유한 가운데 결핍을 느낀다는 건 우리의 고통 중에 가장 혹독한 것이다.(p.349)

당연한 일이지요! 그렇듯 큰 근심이 있고서야 인생이 어찌 쓰디쓰지 않겠소이까. 누가 부인하겠습니까! 저런 종소리라면 어떤 고귀한 귓전에도 불쾌하게 울릴 것입니다.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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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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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탈리아 기행 1.2>

최근에 읽은 괴테의 책 세권이었다. 민음사 전집의 <파우스트>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저 그림이 <이탈리아 기행 1.2> 의 책 표지이기도 하였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괴테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괴테의 모습보다 꽤나 잘생기고, 건장하신 모습이라 놀랐던 기억도 난다.  후훗.

 

대문호의 괴테.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파우스트>

그 책을 나는 이제서야 읽는다. 집필 기간이 60년이나 되는 책. 그 긴 시간동안 이뤄낸 이야기를 단시간에 내가 읽어도 되는 것일까. 60년이라는 내가 예측할 수 없는 시간들에 벅차 읽는 것조차 부담감으로 다가왔지만, 놀랍도록 유쾌하게 1권 읽기를 마쳤다. 사실 나는 괴테의 <파우스트>가 희극으로 이루어졌다는 것도 이 책의 책장을 넘겨보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부끄러울지어다..

 

이야기의 시작은 한 극단의 단장과 시인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단장은 오직 관객들만 몰리기를 바라며, 시인에게 완벽한 작품은 필요없고 오직 잡탕밥같은 극을 내놓으라고 엄포하는데, 시인은 거부한다. 작품은 작품이어야만 한다고. 어릿광대는 그런 시인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에게 감동적인 것을 만들수 있다고 조언하는데, 그렇게 파우스트는 시인에 의해 탄생된다.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와 주님은 파우스트 박사를 사이에 두고 내기를 하게 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의 영혼을 유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주님은 허락은 하되, 그와는 반대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파우스트의 영혼을 유혹하기 시작하는 메피스토펠레스. 그는 마술과 점성술. 신학.의학에 지식이 많은 박사 파우스트에게 다가가 풍성하고 의미있는 삶을 주겠노라고 유혹한다. 그리고 서재에 갖혀 줄곧 살아온 삶에 지쳐서인지 몰라도 파우스트는 쉽사리 그에게 그의 영혼을 넘겨주기로 하는데..

 

마녀의 부엌에서 약을 건네마시고, 20대 청년이 되는 파우스트. 순진한 그레트헨을 유혹하고 그녀를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든다. 그렇게 옆에서 도움을 주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파우스트는 저주하지만, 정작 그 길을 허락한 사람은 파우스트가 아닌가. 선택은 바로 너였다고, 말해주고 싶었으나 파우스트는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보다고..

 

영혼을 판 파우스트. 그의 앞으로의 사건들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책 중간 중간 책의 내용과 어울리는 삽화를 배치해 읽는 재미에 더불어 보는 재미도 함께 있었다. 자- 이제 82세에 완성을 했다고 하는 <파우스트 2> 권을 읽어보도록 할까? ^^

 

 

 

우리도 이런 연극 하나 해봅시다. 풍성한 인간의 삶 속에 손을 뻗기만 하자고요. 각자 체험을 하면서도 의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그걸 붙잡아내기만 해도 흥미로운 것이 되겠지요. 오색찬란한 형상 속에 명징함은 미미한 법, 수많은 오류 속에 한 줄기 진리의 불꽃을 피우면 그것으로 최상의 술을 빚어낸 셈이니 온 세상은 생기를 띠고 소생하게 될 것이외다. (p.15)

 

그의 영혼을 그 근원으로부터 끌어내어, 만일 그것을 붙잡을 수 있다면, 어디 너의 길로 유혹하여 이끌어보려무나. 하지만 언젠가는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게 되리라. 착한 인간은 비록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 라고. (p.24)

 

이 높은 벽을 칸칸이 막으며 내 주위를 비좁게 만드는 이것들도 쓰레기가 아닐까? 좀벌레의 세계에서 온갖 쓰잘 데 없는 것으로 나를 압박하는 저 고물단지도 쓰레기가 아닐까? 여기에서 내게 없는 걸 찾아야 한단 말인가? 어디서나 인간들은 고통을 겪는다는 것, 어쩌다 하나쯤 재수 좋은 놈이 존재했다는 것, 그걸 알려고 수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단 말인가?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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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전설과 마주하다 - 우리 시대 작가 25인의 가상 인터뷰
장영희 외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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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현재 만날 수 없는, 이제는 책속 혹은 문헌 속에서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작가나 인물들이 있다. 그런 과거속 인물들과 현재 마주할수 있다면... 어떨까? 이 책은 그런 가상의 설정을 바탕으로 써낸 책이었다. 만날 수 없는 문학 속 전설속의 인물들. 그들과 현재 존재하는 작가나 비평가들과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나중에 아주 문명이 발전하고, 영혼과 컴퓨터의 관계도 급속도로 발전했을때, 혹시 그런날이 올수도 있지나 않을까? 죽은 이와의 소통 같은거.. 갑자기 그런 쓸떼없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 현재는 고인이 되신 분들의 대화는 그들을 인터뷰한 현재의 작가가 써 냈으리라.. 그러니까 자신이 묻고 거기에 대답하는 고인의 답도. 물어본 작가가 대답하고.. 그래서 약간 현실성이 없기도 하였으나 두 사람이 어떤 관계에서 이런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나.. 라는 것을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고.. 읽을 만한 책이었다.

 

책 속에는 총 25번의 인터뷰가 진행되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인터뷰로는.. 

 

고미숙 과 허생전의 허생 과의 대화.

정찬 과 프란츠 카프카 와의 대화.

김정란 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와의 대화.

장경린 과 오규원 과의 대화.

 

실제로 과거의 그들과 인터뷰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상으로 이루어진 인터뷰라 그렇게 와 닿는 것은 아니었다. 읽으면서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것은 그냥 한 사람이 지어낸 두 사람의 가상 인터뷰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긴 했었다.

 

다만, 이런 관점에서 읽으면 좋을 듯 싶다. 인터뷰라기 보다는 과거 그들과 인터뷰 하는 사람이 이 인물과 어떤 관계를 현재 가지고 있느냐. 라는 관점에서 읽으면 한층 더 재밌게 읽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겠나? 그림자를 밟으려고 뛰어다니다보면 나를 알고 세상을 알게 되지.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한 거야. 나 자신과 내 그림자 사이의 긴장, 삶이란 소멸과 생존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긴장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어느 순간, 자기가 제 그림자를 밟았다고 믿어버리고서 세상을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거야말로 치명적인 오류지.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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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 버즈북 1
호르헤 볼피 외 지음, 박세형.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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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책을 읽기 전에 볼라뇨 작가의 책을 한권 이라도 읽었더라면 이 책을 읽는 데 더 신이나고 재밌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쉽게도 그의 책을 한권도 읽지 못한 채. 오직 단돈 책 값 666원이라는 것에 놀라서 인터넷으로 포인트로 구매한 책이지요! 그런데, 666원으로도 모자라 거기에서 인터넷 할인가 10%를 더해 아주 싸게 제 손으로 들어온 이 책! 요즘 책값들을 생각하다 아주 놀랍기만 한 가격입니다. 그렇다고 책이 부실한것도 아니고. 꽤나 두께가 있고, 내용도 탄탄한 책이니 한번 구입해 보심이 어떠신지? ^^

이번에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그가 낸 책 총12권을 출간예정입니다. 물론 현재 나와있는 책들도 있구요. 그의 책 12권과 볼라뇨의 생애. 작품 세계에 관해서 총 망라되어 있는 이 책은 Buzzbook라고 해서 작가의 책을 펴내기 전에 미리 귀뜸해주는 책이라고 해서 나온 책인데, 이 작가에 대해 소상히 알아볼수 있는것에서 재미를 느낄수 있답니다. 정말 아쉬웠던 건 제가 이 작가의 책을 한권도 접해보질 못했다는것... 흑..ㅠ.ㅠ

볼라뇨는(50세로 돌아가셨습니닷.) 작가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엄격하였습니다. 그래서 능력없는 글을 쓰는 작가는 통쾌히 비판하기도 하였고, 그의 인생은 그리 평탄하다.. 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네요. 젊어서부터 접시닦이.바텐더.외판원.캠핑장 야간 경비원. 부두 노동자. 그리고 쓰레기 청수부에 이르기까지. 많은 직업을 전전했던 그. 그러면서도 항상 시를 썼습니다. 그리고 40세가 되서야 오직 글쓰기만으로 생활비를 벌게 되죠. 저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 인데, 책을 통해서 그의 인격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열린책들에서 볼라뇨 책들의 표지 아티스트로 아후벨과 함께(외국사람은 처음임) 표지가 제작되는 진행 순서도 이 책에 실려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볼라뇨 전염병. 이라고 일컫을 만큼 점점 더 번지고 있다는 그의 소설들. 저도 언젠가는 한권씩 읽어보고 싶은 욕심이 일더군요. 그 전에 666원 하는 이 책 한번 읽어보심이? ^^*

훗날 볼라뇨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볼라뇨는 세 살때 혼자 읽기를 깨우쳤고 일곱 살 때 첫 단편을 썼다고 하는데, 닭 몇 마리가 오리 한 마리와 사랑에 빠져 농장 마당의 다른 동물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적 사건은 어머니가 낭송하는 네루다의 <20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 노래>에 실린 시들에 귀를 기울였던 일이다. (p.55)

볼라뇨는 항상 스스로를 시인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1990년에 아내 카롤리나 로페스가 아들 라우타로를 낳으면서, 볼라뇨는 이제 한 가족을 책임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는 가난에 찌든 남미 출신 외국인이었다.시인으로서는 무명 신세를 벗어나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볼라뇨는 소설가가 되어 새로 구성원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겠다는, 그답지 않은 결심을 했다.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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