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 케이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11월
품절


표지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제목과 표지 사진을 보고 떠올린 책이 <향수>라는 책이었는데, '코'라는 제목이 왠지 '향수'의 책 스토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었다. <향수> 책은 오래 전에 읽었는데도 '코'라는 단어를 읽고 가장 먼저 생각나는 책인거 보니, 그만큼 인상적이었나보다. 아- 그리고 그 책이 생각났던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 띠지에 '일본 호러 소설사에 남을 충격적인 걸작'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서이기도 했으리라. <향수>도 호러 소설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총 세편의 단편들이 들어 있다. 그 세개의 이야기를 들여다 보자.

폭락
현대에 걸맞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가 폭락이 인간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생활이 되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개개인의 주가가 높을 수록 그 사람의 생활도 달라진다. 주가가 낮아질것을 우려해 가족과의 인연을 끊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당연히 헤어질수 있는 시대. 한 남자의 비극적인 최후를 담고 있는 단편소설이다. 마지막에 이 주인공 남자가 보여주는 상황은 정말 최악으로 치닫는다.

수난
전날 밤 술을 마시고 일어난 아침. 어느골목길에서 수갑에 채워진채 깨어난 한 남자. 하지만 그는 몇날 몇일을 그곳에서 이상한 사람들 몇몇을 만나게 되고, 수갑에서 풀어나지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그들은 그의 청을 도와주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수난이 아닐수 없다. 한 남자의 처절한 수난 이야기.


코가 큰 사람들을 텐구라고 하는데, 그들은 사회에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편견을 가지고, 불평등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니까, 예전의 흑인들처럼.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며 살게 되는데, 아내와 아이를 잃은 한 의사 앞에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닮은 텐구 모녀가 나타나고, 이 모녀의 부탁을 거절한 그는 나중에서야 그들을 조금이라도 돕기 위해 시술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소설의 시점과 상황이 너무 자주 바껴서 이해가 부족했던 책이었는데, 내용은 상당히 신선했다.

호러!! 좀 많이 호러스러운 단편소설 3편이었다. 첫번째 단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의 마지막이 너무도 비극적이어서.. 아주 깊이 집중해서 읽은 책은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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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김현 지음, 산제이 릴라 반살리 외 각본 / 북스퀘어 / 2011년 11월
절판


별로 기대 하지 않고 보러 간 영화관에서 느낌 충만한 영화였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영화였다고.. 생각했었던 이 영화 <청원> 영화의 원작이 아닌 영화를 소설화로 한 책이다. 영화가 너무 괜찮아서 인지, 소설도 읽기 전에 기대를 많이 했었다. 우선 아직 이 영화와 책 모두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이시라면, 책 먼저 읽고 영화를 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여주인공이었다. 오랜시간동안 결혼한 몸이면서, 이튼을 돌보아온 그녀.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보던 배우들에게서는 못 느꼈던 신비한 느낌을 받았더랬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튼과 소피아는 맺어졌지만, 그것은 또 이별이었다. 좀 더 함께한 시간을 가졌으면.. 했는데, 이튼에게는 죽음이 자유였음에. 소피아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 했을 것이다.

한 천재적 마술사(마술사 주인공도 상당히 멋지다. ㅋ)가 마술 도중 사고로 인해 전신마비 환자가 되고, 오랜 시간동안 그의 곁에서 간호하게 되는 소피아. 마술사 이튼은 라디오 방송과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해주며 자신은 아픈 몸으로 살아왔지만 어느날 자신의 친구변호사에게 자신의 안락사 청원서를 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리고 시작된 싸움... 이튼의 죽게 해달라는 청원은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소피아와 이튼 사이의 감정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책을 읽고 난 후에도 내가 본 영화 <청원>을 한번 더 본것 같다.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말이다. 소설은 영화속 스토리를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 그대로 옮겨 놓았다. 이 책이 원작이라면 그렇지 못했을 텐데, 영화를 책으로 옮겨서 그런듯 하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책보다는 영화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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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찌지 않는 스모선수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1년 11월
절판


혼자의 몸으로 좁은 골목에서 부끄러운 물건들을 팔고 다니는 준이라는 소년은 매일 마주치며 자신에게 "네 안에 떡대가 보인다." 라며 말하는 쇼민주라는 노인을 만난다. 말라깽이인 자신에게 뭔 떡대가 그렇게 보인다는 것인지, 준은 쇼민주가 미친 노인네일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마자 홀어머니를 두고 집을 나와 혼자 살고 있는 준은 자신을 혐오하고 세상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였다.

물 속에 정좌하고 있는 깡마른 소년의 표지 그림은 한 깡마른 소년이 스모선수에 도전하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일꺼라는 상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다. 깡마른 스모선수? 사실 상상이 그리 되지 않는다. 나도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스모경기가 나오면 주저하지 않고, 다른 채널로 돌리는 스모경기 기피자이다. 거구의 일본선수들이 등장해 하는 운동은 사실, 보기에도 좀 처절해서 스모경기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근데 이 책을 통해서 조금 그 경기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으니, 언제 한번 챙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준은 골목에서 물건을 팔고 다리밑에서 생활하는 소년이었다. 매일 " 네 안에 떡대가 보인다." 라는 말만 하던 쇼민주 노인은 어느날 준에게 경기 티켓을 건네주고, 그 경기를 본 준은 단번에 매료된다. 그리고 쇼민주 노인이 스모선수를 기르는 단장임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운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깡마른 스모선수라니. 상상이 되질 않는다. 덩치큰 스모선수들에게 눌려버릴것 같은데, 상대나 될까? 라고 말이다.

하지만 준은 쇼민주 사부에게서 선불교의 믿음으로 혼자 정좌하고 마음을 집중하는 방법과 근력을 기르며, 드디어 경기에 나간다. 그리고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마지막 그의 꿈은 챔피언이 아니었다. 다시 의사에 도전하게 되는 준. 그리고 그 노인이 자신의 작은외할아버지였음을 알게 된다. 세상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말해주는 책이었다. 준의 빼빼마른 몸으로 스모를 할수 없다는 편견을 깨주었고, 준이 생각하고 있었던 세상의 편견에도 맞서게 해주었던 쇼민주 할아버지. 그리고 새로 시작할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해준다는 내용이었는데, 두껍지도 않은데다, 책 속 활자도 큼지막해 금새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아이와 같이 읽어도 좋을 책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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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 감는 여자
앤 타일러 지음, 공경희 옮김 / 멜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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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읽고서 대충 생각했던 스토리는 태엽감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여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시계 태엽감는 이야기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에머슨 부인을 이어서 엘리자베스를 말하는 거였음을... 그냥 통틀어서 이 두여자의 삶을 이야기하는거였구나.. 를 알았다.

에머슨부인은 7명의 자녀를 둔 아줌마로. 사실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뭐랄까.. 잘 꾸미는 노부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녀는 집에서도 구두를 신고 있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곱게 차리며 매일 매일을 생활하는데, 아이들은 모두 출가하거나 집을 떠나 생활하고, 남편은 죽은지 얼마 안된 큰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가정부 여자와 잡역부 남자하나를 부리며. 첫장부터 에머슨부인은 잡역부 남자를 짜르고, 낑낑대며 의자를 나르다가 면접을 보러 가는 길인 젊은 처녀 엘리자베스를 만나게 된다.

엘리자베스는 일을 구하는 중이었고, 에머슨부인은 새로운 잡역부가 필요했던 시점. 그녀는 바로 엘리자베스를 채용하게 된다. 여자가 잡역부라니.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그 일을 성실히 수행해 나가고, 혼자 사는 에머슨부인과 정이 드는데, 사람들은 그 집 사람들을 조금 이상하게 여기는 구석이 있었다. 가족 한사람 한사람 모두 뭔가 신경질적이고 침울하고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누구나 그런 점 하나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내가 보는 에머슨부인 가족은 지극히 정상적이었는데도 사람들은 그들 가족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잡역부 일을 하면서 에머슨 부인의 아들 티모시를 만나게 되고, 그는 엘리자베스 앞에서 자살을 하게 된다. 총으로. 이를 계기로 이 가족을 떠나게 되는 엘리자베스. 자신의 고향에 되돌아간 그녀는 결혼을 하게 되지만 결혼식 당일날 떠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에머슨 부인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그녀의 곁으로 가게 되는 엘리자베스는 그녀의 또다른 아들 매튜와 결혼하게 되고 그들 가족을 보살피는 가족의 일원이 되게 된다는 이야기다. 사실 태엽감는 일을 하는 이야기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의 가장 좋았던 장면은 엔딩부분이었다. 문제가 있었던 가족 모두 한자리에 모여..(물론 마지막까지도 문제가 끊이질 않았지만 말이다.) 한 공간에 있는 그 마지막 장면이 꽤나 좋았다. 에머슨 부인의 또다른 아들이 자신의 아내를 데리고 방문했던 그 마지막에 그는 엘리자베스를 비난하고, 불쌍히 여겼지만, 정작 그 반대인 사람은 그런 시선으로 보는 그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머슨부인과 그녀의 아들.딸들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이야기. 돌봐주고 돌봄을 받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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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hirty -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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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막 지나온 서른이라는 나이는 뭔가 아쉽고, 힘겹게 지켜온 것을 자포자기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새롭게 생각을 바꿔본다면, 그래도 뭐든지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지 않는가? 한번 사는 인생, 즐겁게 살고, 진취적으로 생각한다면. 좀 더 의미부여가 되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인데, 정작 서른인 나는 왜이렇게 여유로운 것인가. 아. 나는 서른이야. 서른이야. 벌써 20대를 다 지나왔다니, 이럴 수 없어. 라고 한번쯤 생각도 해 볼 만한데, 아직 철이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만 같은 서른의 나이. 하지만 이 책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서른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서른과 죽음.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 도 싶지만. 20대를 지나고 서른이 된 남자. 여자들은 죽음을 생각하고 죽음에 도전하고 죽음을 선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책은.. 그래서 꽤나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폴폴 풍기고 있는데, 내심 이래선 안돼!! 라며 소리치며, 책 속 주인공들에게 반감을 가지며 읽어 내려간 책이 되었다.

서른이 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살을 결심하려 산 속 고시원에 들어간 한 남자.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하마를 키우며 죽음을 준비하는 남자. 하지만 자살을 시도하지는 않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서른의 한 남자. 죽거나 죽이거나 죽음을 고민하는 서른살의 이야기들이 총 7편 담겨져 있다.

서른인 혹은 서른을 지난 젊은 작가 7명이 각각 한편의 단편들을 쓴 책이다. 말했듯이 죽음과 서른이라는 나이와 연관지어서 전체적으로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러서 그런지 내 타입의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좀 더 서른에 대한 깊고. 얕은 이야기를 읽고 싶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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