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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한 조각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평점 :
예전 피바람이란 이름의 시에라리온 소년병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다이아몬드와 관련해 일어난 내전, 라이베리아의 개입 등으로 나라는 피바다가 됐다. 소년들은 가족의 죽음을 지켜봤고 살기위해 자신의 손으로 가족과 마을사람들을 죽여야 했다. 약에 취해 총알받이로 전쟁의 최전선에 서야했다. 구조된 아이들은 자신의 마을로 가족들에게도 돌아갈 수가 없었다. 약에 중독되었고 , 제정신이 들면 죽고싶었다.
<망고 한 조각>은 소녀의 이야기다. 마리아투는 겁탈당했고 반군에게 스두 손을 잃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마저 잃었다. 그렇지만 죽고자 하지않았다. 살고자 했다. 의지와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남았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캐나에서 대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이들을 도우려 노력하고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풀어냈다. 두 손이 잘리고 길을 헤메던 그 순간에도, 낯선 남자가 준 망고를 기어이 본인의 힘으로 먹으려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제목이 망고 한 조각일까. 그 망고에는 결코 지지않겠다는 마리아투의 생명력과 강한 정신력이 담겨 있다.
남자는 망고를 들어 내가 먹을 수 있도록 입 가까이 대주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남의 손에 든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았다. 아기처럼 받아먹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여기에 내려놓으마." 남자가 내 양팔을 살며시 들어서 천으로 감싼 곳에 망고를 내려놓았다. 나는 양팔을 올려 망고 몇 조각을 간신히 삼켰다.
프리타운으로 돌아오는 길에 창문 너머의 억새풀과 이리저리 흔들리는 망고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브라힘 오빠가 떠올랐다. 기니에 살면서 일자리를 찾고 있지만 늘 헛수고였다. 아담세이언니는 마사이카에서 떨어진 자그마한 마을에 사는데 이름이 카디자인 다섯 살배기 딸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언니는 시에라리온을떠나지 못했다. 자선 단체는 언니에게 두 번 다시 손을 내밀어 주지 않았다. 언니는 큰길가의 자그마한 밭에서 농작물을 거두어 팔았다. 딸을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학비나 교복에 댈 돈이 없었다. 그런데도 한 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나와 만난자리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네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넌우리 엄마가 일러 준 대로 살아야 해. 무조건 앞만 바라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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