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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 현대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의 삶과 예술
장우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평점 :
체코 모라비아 이반치체에서 태어난 작은 소년, 어머니는 그를 신의 선물이라고 불렀고, 훗날 사람들은 아르누보의 대가, 체코의 국민화가라 부른다. 혹자는 유치한 삽화가, 정신없는 그림들과 시대에 뒤쳐진 그림들이라고 했다지만, 내게는 우아함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자연에서 뽑아낸 유려한 선들로 별빛 흩날리는 반짝임과, 빛처럼 우리를 인도하는 여인들이 자태로 기억되는 화가이다.
알폰스 무하.
벨에포크 시대 파리를 삽화와 포스터로 환하게 밝힌, 말년엔 조국을 위한 그림을 그렸고, 결국 나치의 고문 속에 세상을 떠난 화가이다.
그는 성당에서 노래를 불렀고, 성당의 바로크 양식과 스테인글라스 사이로 들어오는 색색의 빛들과 숭고함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숭고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특색등이 그를 더욱 빛나게 했다.
철학자이자 사색가이며, 삽화가에 조각가, 그리고 보석 디자이너이자 포스터 화가에 실내장식까지 모든 것을 섭렵한 화가이다.
가난했지만 친구들과 서로 도와가며 그림을 그렸고, 명성을 얻은 뒤에도 돈과 관련해선 잘 몰랐던 그다. 여전히 친구들을 돕고 친구들과 연대하며 슬라브민족에 대한 핍박을 그림으로 이겨내고, 민족정신을 되살리려 했다. 그의 슬라브역사 연작은 그저 포스터화가로 아름답고 찬란하면서 장식성 가득한 그림만 그린 줄 알았던 내게, 깊이감 있으며 다양한 상징으로 가득 찬 그를 다시 알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저 아르누보, 덩굴과 꽃, 여인들 뒤의 후광과 상업적 광고들로 기억되기엔 너무 아까운 화가다.
어린 시절, 무하의 그림은 어느 나라 공주님의 그림이었다. 그 복잡한 그림들을 따라 그려 보거나 색칠을 하다가 매번 선을 넘어가 우쒸하며 그만두기 일쑤였다. 수많은 사조들 사이에서 폄하되는 글귀를 읽을 때마다. 알마 타데마 등 라파엘전파 화가들처럼 사람들의 변덕에 잊혀지면 어쩌나 뭐 그런 걱정도 했었다. 그렇지만 라파엘전파가 다시 명예회복이 되었듯, 여전히 무하는 승승장구다. 여전히 그의 그림들은 다양한 곳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림들이 많아서 좋다. 무하의 대표작들이 큼직하게 한 페이지씩 차지한다. 색감도 좋고, 아주 세밀하고 정교한 만큼 그림들이 커서 보기 좋다. 무하의 일생과 삶의 일부분을 알게 되어 그 점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