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또 읽고
-
-
조화로운 삶
헬렌 니어링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보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GOOD LIFE 를 조화로운 삶이라고 번역은 누가 해놓았을까?
참 잘된 번역이라 생각되어 진다.
이들의 삶을 최초로 공개한 류시화 시인이 이 말을 만들어 냈을까?
난 사실 거꾸로 이 책들을 보았다. "조화로운 삶" 훨씬 이후에 나온 "조화로운 삶의 지속"
부터 본 것이다. 이 노부부가 시기별로 책을 낸 것도 모른채
"조화로운 삶의 지속"을 본 이후로 이들 부부의 삶에 동경을 하게 되었고
그야말로 조화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뒤로..난 유기농 먹거리를 챙기기 시작했고
인스턴트 식품들과 온갖 유해식품들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성격 좋아졌단 소리 좀 많이 들었다...여전히 까칠하지만..
확실히 인스턴트 식품과 사람의 성격형성과의 관계에는 변수가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 책은 그 "조화로운 삶의 지속"을 누리기 전..이 부부가 버몬트에 처음으로 낙향하여
집을 꾸미고, 집을 짓고, 밭을 일구고 하는 여러 과정들과 시행착오들(거의 없지만)
에 대하여 적혀져 있다. 그리고 이들의 사회주의를 생각케 하는 여러 작은 운동들..
그리고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확실한 마인드도 보여 준다.
그러나..좀 아쉬운 것은..그냥 내 느낌 일 수도 있겠지만
뭐랄까? 이 다음 책에 나온 느낌과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같은 부부가 같은 방식으로 책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느낌의 필체가 느껴진다.
역시 번역자가 다른 탓이리라 생각이 되어진다.
개인적으로 류시화 시인의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삶의 본질보다는 삶의 허상을 좇는 시인에 가깝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개인적인 취향이니..
그런데 정말 이상스럽게도 그 다음 책 "조화로운 삶의 지속"에선 따스함이 느껴진다.
사람들에 대한, 자연에 대한, 그 모든 사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 책의 공동번역가인 윤구병씨에게 그 원인이 있다 하면 너무 과장된 생각일까?
윤구병씨는 예전에 교수였지만.. 지금은 이 두 노부부처럼
낙향하여 변산공동체를 꾸려가며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이분이 번역한 이 책에는 정말 농삿꾼의 땀방울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책은 이 노부부의 숨결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딘가 딱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농사꾼의 이야기를 농사꾼이 번역한다는 것이 멋지지 않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