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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미인
후지모토 히토미 지음, 권남희 옮김 / 텐에이엠(10AM)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이혼미인 이라는 단어는 얼핏 보기에는 모순되는 말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어째서 이혼한 사람이 미인이 되는지 알게 된다.
지금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혼녀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보수적 성향을 띠는 사람들은 이혼한 여자를 인생에 실패한 낙오자라고
여기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을 갖은 사람들은 이혼한 여자는
경제적으로도 사회적 약자가 될 것이고
더 이상 사람다운 삶도 영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정짓곤 한다.
하지만, 책 속의 미오는 달랐다.
미오를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서 과감히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다.
오롯이 자신의 삶을 위해서다.
이혼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고, 그만큼 부부가 이혼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주인공인 미오 또한 이혼을 선택했다.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남편과의 결혼과 동시에 직장도 그만 뒀지만,
1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그녀는 행복에 가까워 질 수 없었다.
다정한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어주기를 바랬고,
자신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기를 바랬지만,
미오의 남편은 미오를 자신의 어머니로 여기며 뭐든 미오가 해결해 주기를 바라면서 살았고,
자신의 자식들에게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오가 그녀의 남편에게 너무 크고, 많은 것을 바랬던 것일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까지도 남편의 웃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미오의 남편에게 결여된 것은 무엇이며, 그에게 뭐가 필요한 것일까?
한 없이 내어주는 사랑? 그것이 필요한 것일까?
처음에는 단순한 마마보이형 남편인 줄 알았다.
그러나 자신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전혀 변하지 않고,
오히려 미오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의지하는 남편의 모습에 화가났다.
자신의 아내에게 어디까지 감수하기를 바랬던 것일까?
많은것을 바라는 그였지만,
모든것에 '네 것과 내 것'은 철저하게 구분하는 사람이었다.
남편의 말과 행동이 묘사되는 구절구절을 읽어 넘길 때마다
'미오가 대체 언제 이혼할 지..' 생각하며 빨리 이혼하는 장면이 나오기를 바랬다.
한편으로는 , 미오가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할 때 남편이 변해주기를 내심 기대하기도
했지만, 괜한 기대였다.
미오는 이혼했지만, 경제적으로도 훌륭히 자신의 살길을 찾아냈고,
성실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서 계약기간도 늘렸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녀에게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엔딩은 그녀에게 이번에는 아름다운 사랑이 찾아오리라는 핑크빛 여운을 남기며
마무리 지어졌다.
지금은 '골드 미스'가 더 아름답고 멋진 인생을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방되었고 여성의 사회적 위치가 향상 되었다.
노처녀가 히스테리만 부리는 것이 아니라 멋지게 자신의 인생을 가꾸며 살았더니
온 몸에 금칠을 하며 골드 미스가 되는 것이다.
노처녀나 이혼녀나 다른게 뭐가 있을까 싶다.
자식이 있다는 것?
자식이 있어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뿐,
'이혼 미인'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살면서 이것저것 일을 벌리다가 실패도 하고 , 실패를 발판삼아
다시 도전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결혼에도 한 번쯤은 실패할 수 있지 않은가?
이혼녀들이여! 이혼했다고 기죽어서 숨어살지 말고,
당당히 사회로 나와서 이혼미인으로 거듭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