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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제스처, 그리고 색
제이 마이젤 지음, 박윤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지금까지 사진을 잘 찍기 위해 읽어 본 책들은
주로 구도나 ISO등 사진 잘 찍는 기술을 다루었는데
이번에 내가 읽은 책 [빛, 제스처, 그리고 색]은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과 눈 즉 시선에 집중을 두고 있다.
감성을 불러내고 사물을 바라보고 담아낼 힘은 어디에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
빛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며 렌즈를 통해 담아 낼 수 있는 제스처의 의미와 다양성은 물론
자연스러우면서도 멋스러운 제스처를 읽어내기 까지의 내적역량과 경험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고 있다
또한, 빛이 색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으면서
빛과 색이 주는 전율과 감동은 과히 말할 수 없다
제이 마이젤은
렌즈를 통해 일상의 삶에서 얻은 지대한 영향으로
사진작가들의 멘토이자 스승으로써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저자는 카메라와 함께 한 61년이라는 삶을 빛과 제스처, 그리고 색으로 말하고 있다.
이 책을 넘겨보면 왼쪽엔 제목과 함께 작품을 설명한 글이 있고
오른쪽에는 작품명과 함께 사진이 있다
어떤 시선으로 사진을 찍었는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
작품 설명에 관한 글을 읽은 뒤 사진을 보게 되니
작가의 감성과 일치된 감성으로 사진이 읽혀 지기도 하고
그 한장의 결과물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셔터를 눌렀을지
꼼꼼하게 살펴 보게 됨으로써 단순하게만 보이던 사진들 속에서
놀라운 빛과 제스처와 색이 담겨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진을 찍는 사람에게는 빛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에 내가 읽은 [빛, 제스처, 그리고 색] 이란 책에서 말하고 있는 빛의 의미는
지금까지 내가 사진을 찍고자 하는 의도의 빛과는 사뭇 다르다

여기 25쪽 <메인의 나무>라는 사진을 보면 숲에 쏟아지는 빛은 일상적으로 깨닫던 빛의 의미이다
이 빛을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담아내기도 쉽지 않음을 알지만
이번에 깨달은 빛의 특별함을 나는 아래 사진(245쪽) <비닐>에서 알게 되었다

빛이 색에 영향을 주는 의미에 대한 깨달음도 무척이나 컸지만
여기 <비닐>에서 빛의 역할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빛이 아니었다면 비닐은 표현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이 사진을 처음 봤을때 이 사진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 하는 의아심이 있었다
그러다 제목을 보니 <비닐>이였다
아, 바로 여기서 나는 빛의 위력을 보았으며 비닐뒤의 어느 이미지도 선명함이 없다는 것에 감탄을 했다
그야말로 비닐외에는 아무것도 선명하게 찍히지 않았던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빛을 통해 담아낸 제스처와 색의 놀라움은 계속된다
page31<밀워키의 길>의 사진은 운전을 하지 않는 자의 득템이다
도로의 중앙선과 전봇대의 노란빛이 같게 표현될 줄은 몰랐다 빛의 위력이다
page33 <전깃줄>이 빛난다 마치 네온사인의 불빛과 같다 빛의 힘이다.
순간의 포착! 바로 그 절묘한 타이밍!
여기서 사진을 찍을때 중요한 두가지 시간과 장소를 알 수 있다.
정오의 나쁜 빛 5가지는 기발함이 돋보인다
생각을 바꾼 결과물이다.
색은 사진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거나 안정감을 줄 수도 있고
어떤색과 어떤색이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지만
빛이 그 위에 얼마나 쏟아지는가에 따라서도 면적에 비례해서 달라지기도 한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고 특별한 날, 특별한 시간, 특별한 장소가 중요한게 아니라
평소의 눈과 사고, 마음을 열어 두는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림을 보고 사진처럼 느낀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사진을 보고 그림처럼 느껴보기는 처음이였다
노란빛의 물감을 쓸어내리듯 칠한 그림처럼 보이는 사진이 있는가 하면
컬러풀한 가운데 검정색의 피사체는 간결하게 표현되기도 하였다.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의 사진,
가슴이 확 트이고 잡생각이 싹가시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색으로 만난 사진,
검정과 흰색의 안정감 있는 구도가 있는 사진,
정적이며 쓸쓸한 느낌을 주는 사진과
정열과 위험이나 금지를 떠오르게 하는 강렬한 느낌의 사진
사진에 보색대비를 활용하여 각각의 색이 모두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되는 사진 등등
이렇게 많은 사진을 보면서 나는 내가 사진을 보는 눈이 달라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진은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르기와 보정작업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빛이다
절제된 빛은 어둠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쏟아지는 빛은 신비로움을 담고 우리를 빛으로 이끌고 가듯
제이 마이젤은 바로 이 빛.
인위적으로 나타낼 수 없는 자연광의 방향에 따라
제스처를 담아내고
다양한 색들과 색을 렌즈에 담아 우리에게 보여주었고
이제는 사진과 함께 글을 쓰는 작가가 되어 명료하면서 정확하게 핵심을 찌르듯이
그러나 매끄럽고 달콤하게 렌즈를 통해 살아온 삶을 얘기한다.
이해와 감동과 공감까지 이끌어 내면서 .....
저자는 말한다
제스처는 본질이며 우리가 사진으로 찍는 거의 모든 대상의 가장 중심에 있는 표현이라고.
제스처는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에 있으며
보여주고 싶은 제스처를 선택하고 남기는 건 바로 우리의 몫이라고....
나는 저자를 통해 깨달았다
제스처에는 바로 소소한 디테일을 담아내고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 시야를 늘 크고 넓게, 다양하게 열어두고 다녀야 좋은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