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하게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는 관계가 호의라는 몇 개의 나무로 기둥을 세운 집이라면 성장기를 함께 보낸 친구와의 관계는 돌과 모래와 물, 거기에 몇가지 불순물까지 더해서 오래 굳힌 시멘트 집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환영은 해도 환대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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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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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자 ‘나다움‘의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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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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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어울리는 사람들은 퍽 특이해. 이 세상 천지엔 손바닥 뒤집듯 단번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어디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래서 너무 쉽게 이렇게 내뱉어. 이건 천하고, 저건 고결하다, 이건 천지 창조 이래 가장어리석은 짓이고, 이건 가장 현명한 짓이다. 저건 정말혐오스럽고, 이건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은 전부 똑같아. 마치 그와 관련해서 특별한 분류표나 평가 지표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들은 항상 모두 똑같은 결론을 내려. 그 내용이야 어떻든 상관없이. 그 사람들은 정말 서로 얼마나 비슷한지 몰라! 늘 똑같은 것만 알고, 늘 똑같은 것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늘 똑같은 단어와 똑같은 의견만 갖고 있어."
"혹시 카를센과 뢴홀트까지 똑같이 말하고 똑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지?" 카밀라가 이의를 제기했다.
"맞아, 그 사람들은 수준이 아주 높아. 다른 부류지. 두사람의 기본적 가치관은 밤과 낮처럼 달라. 물론 전부 그렇지는 않아. 쾌락 면에서는 일치해, 어쩌면 두 사람이 실제로 일치하지 않는 자잘한 일도 있을 수 있어. 그게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두 사람의 말을 귀 기울여듣는 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짓이야. 마치 모든 가능한것을 두고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않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 같아. 일단 두 사람은 큰 소리로 대화를 시작해, 그러면 바로 흥분해서 이야기를 이어가. 그때 한 사람이 흥분해서 자신이 원래 뜻하지 않았던 말을 해, 그러면 다른사람은 정확히 그것과 반대되는 말을 해. 그 역시 원래 뜻하지 않았던 말이지. 이어 한 사람이 상대의 뜻하지 않은 말을 공격하고, 다른 사람 역시 상대의 뜻하지 않은 말을 공격해. 그런 식으로 놀이가 계속 되지."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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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것은 긴 시일을 거쳐 인생의 깊숙한 내부에 이르는고독입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보다 고양되고 보다 심화된 고독을 의미합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개방하고 바쳐서 다른 사람과 결합하는 것이 아닙니다(정화되지 않은 미완성의, 아직 질서를 갖지 못한 자의 결합이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 사랑한다는 것은 개개인에게 있어서 성숙하려는, 자신의 내부에서 무엇이 되려는, 세계가 되려는, 다른 한 사람을 위해서 그 자신이 세계가 되려는 숭고한 동기입니다. 개개인에 대한 크고 엄청난 요구입니다. 한 개인을 선택하여 광대한 것으로 초빙해 가는 그 무엇입니다. "과제로서 자기 자신을 만든다. 밤낮 없이 귀를 기울이고 망치질한다"는 의미에서만,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랑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몸을 개방하고 바치는 것과 모든 종류의 결합은 젊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고(그들은 아직도 긴긴 세월을 비축하고 모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궁극의 것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의 생활이지금으로는 아직 도달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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