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오세트인이 ‘우르폴크‘, 즉 최초의 아리아인 중 하나라는 뜻입니까?"-"최초라는 말은 지나치게 남용되고 오용되는 단어죠. 오히려 그들의 언어가 학문적 관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옛 특징을 지닌다고말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그럼 당신에게 최초는 무슨 뜻입니까?" 보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대답했다. "최초란 것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과학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지요. 독일어를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요. 마르틴 루터 이전까지, 독일어는 흔히 비교되던 라틴어군과 달리 어간을 외국어에서 빌려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독자적인 언어라고 오랫동안 주장됐습니다. 일부 신학자는 열정이 넘친 나머지, 독일어가 아담과 이브의 언어였을 것이고, 히브리어는 나중에 독일어에서 파생된 언어였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간이 ‘토착적‘이더라도 우리 문법은 완전히 라틴어의 구조를 띠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어간도 인도유럽어족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는 이런 생각, 즉 독일어가 다른 유럽 언어들에 비헤 어휘를 훨씬 자유롭게 만들어낸다는 특징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독일아이들이 여덟 살만 되면 모든 어간을 알고, 아무리 까다로운 단어라도 분해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프랑스 아이는 그렇지 못하죠.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파생된 어려운 단어들은 훨씬 나중에야 배우니까요. - P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