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온종일 끔찍한 우수와 무료함에 젖어 있었다. 친척이나 가까운 알음알이도 거의 없었다. 아버지는 안나 표도로브나와 사이가 나빴다.(아버지는 그녀에게 얼마간 빚이 있었다.) 사람들이 일 때문에 우리 집에 꽤 자주 드나들었다. 그들은 대개 다투고 떠들고 고함을 질렀다. 그 사람들이 돌아간 뒤 아버지는 무척 언짢아하며 화를 냈다. 아버지는 얼굴을 찌푸린 채 몇 시간이나 방 안을 구석구석 거닐었고,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감히 아버지에게 말을 걸지 못하고 가만히 계셨다. 나는 얌전하게 방구석 아무 데나 책을 펴 놓고 조용히 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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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이란 항상 모호할 수밖에 없어. 그게 정상이야. 의도적인 모호함이기도 하지. ‘퓌러프린치프(지도자 원리)‘의 논리에서 생겨나는 것이기도 하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건 명령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해야 할 몫이야. 명확한 명령을 내려달라고 고집을 피우는 사람이나 법적인 조치를 원하는 사람은 중요한 게 명령이 아니라 지도자의의지라는 사실을 이해 못하는 거지. 그 의지를 판독하고 심지어 예상까지해야 할 줄 아는 게 명령을 받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모르는 거야.
그렇게 행동할 줄 아는 자가 훌륭한 국가사회주의자야. 훌륭한 국가사회주의자의 과도한 열정을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네. 설령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말일세. 총통께서도 말씀하셨듯이, 다른 사람들은 ‘그 자신의 그림자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것‘이지."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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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세트인이 ‘우르폴크‘, 즉 최초의 아리아인 중 하나라는 뜻입니까?"-"최초라는 말은 지나치게 남용되고 오용되는 단어죠. 오히려 그들의 언어가 학문적 관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옛 특징을 지닌다고말하는 편이 나을겁니다." "그럼 당신에게 최초는 무슨 뜻입니까?" 보스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고는 대답했다. "최초란 것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과학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이고 정치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지요. 독일어를 예로 들어 설명해볼까요. 마르틴 루터 이전까지, 독일어는 흔히 비교되던 라틴어군과 달리 어간을 외국어에서 빌려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독자적인 언어라고 오랫동안 주장됐습니다. 일부 신학자는 열정이 넘친 나머지, 독일어가 아담과 이브의 언어였을 것이고, 히브리어는 나중에 독일어에서 파생된 언어였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간이 ‘토착적‘이더라도 우리 문법은 완전히 라틴어의 구조를 띠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완전히 잘못된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 어간도 인도유럽어족에서 파생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문화는 이런 생각, 즉 독일어가 다른 유럽 언어들에 비헤 어휘를 훨씬 자유롭게 만들어낸다는 특징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독일아이들이 여덟 살만 되면 모든 어간을 알고, 아무리 까다로운 단어라도 분해해서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프랑스 아이는 그렇지 못하죠.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파생된 어려운 단어들은 훨씬 나중에야 배우니까요.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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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 원칙도 인정하지 않고 행동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사상을 통해 연계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너무나 잔인하고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더 끔찍한 것은 개인적인 희망과 특징 없이, 더 높은 목표의식이나 열정도 없이 천편일률적인 판단을 내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동화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신보다 약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도우려 하지 않고, 누구도 자신보다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다른 사람을 존경하지 않고, 누구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고마워하지 않고, 누구도 자신을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도 숭배하지 않는다.
이것은 모든 영혼이 웅변가의 단어가 아닌 어느 말더듬이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외마디에 비견할 만한 사회이다. 모든 인간이 침묵의어둠에 갇혀 그들 주변에서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고 무한히 증식하는 자신의 유령을 바라보며 소름 끼치는 꿈속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동일한 부류에게서 느낄 수 있는 유사성과 격식을 즐기고 인지하는 기막힌 판단력을 지니고 있다면, 당신은 한 인간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성품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작품의 특징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 세련된 매너와 우아한습관은 시각적으로 표현된 사물의 세련된 형태와 우아한 선에 비견할 만하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대화나 거래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예리 - P162

함과 투박함 혹은 재기발랄함 속에서 무엇이 이득 및 해악을 주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이득과 해악의 상대적인 정도는 회화적 구성요소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영혼을 안정시키거나 강인하게 만들어주는 자유 혹은 평안 속에 어떤 힘이 존재하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선의 동작과 이완 그리고 획은 그림을 새롭게 하고 표현력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생각의 순결함과 규칙적이고 정숙한 습관 그리고 권위를통해 그 사람의 선함과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그림에서는 색상의 순결함과 형태의 엄격성 그리고 대상들 사이의 균형을 통해 선함과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유추의 고리가 길어지는 것에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당신 생각만큼 복잡하진 않다. 이는 너무나 정확하고 완전해서, 당신이그것을 쫓을수록 더욱 명확하고 확실해지며 결국 당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어떤 경우에도 어떤 질문에도 굴하지 않는다.
도덕적으로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없다. 회화라는 예술 장르에서 정확한 ‘원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은 예술을 매개로 도덕적 관습을 묘사하거나 도덕적 관습을 통해 예술을 묘사하려 들지도모른다. 애정과 불화, 짜증과 평정, 나약함과 단호함, 화려함과 순수함, 자존심과 겸손, 온갖 습관과 예측 가능한 변화들이 수학적 정확성을 띠고 색과 선으로 표현된다. 이것은 단순히 정의할 수 있는 악과 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정당하거나 부당하게 자리를 차지한 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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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사교계 진출

열여덟의 나이에 아무런 후견도 없이 혼자 처음으로살롱에 들어섰을 때의 우스꽝스럽고도 감동적인 추억이라니!
여인의 시선만으로도 나는 겁을 먹기에 충분했다.
사람들 마음에 들려고 애쓸수록점점 어색해지는 것이었다.
나는 매사에 터무니없는 관념을 품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속을 털어놓기도 했고또는 엄숙한 태도로 나를 쳐다본 사람을적으로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수줍음 때문에 맛본쓰라린 불행 속에서도, 그때 그 시절은얼마나 아름다운 날이었던가!
ㅡ칸트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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