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찬 유고집 세트 - 전2권 김학찬 유고집
김학찬 지음 / 교유서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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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8일, 너무나도 빨리 우리의 곁을 따나신 김학찬 작가님이 폐암 4기 판정 후 투병 중에 쓰신 산문집 「투암기」와 첫 소설집「사소한 취향」이후 쓰신 단편들과 첫 소설집에 실지 않던 단편들을 모아 만든 유고 소설집「구름기」가 작가님의 생일인 2025년 8월 10일에 출간이 되었고 초판 1쇄 양장본 (많은 분들이 구매하셔서 「투암기」224쪽 ‘정기장판‘이 전기장판으로 수정될 2쇄가 하루 빨리 나왔으면 좋겠습니다.)유고집 세트로 구매하였습니다.

「구름기」
2022년 겨울에 출간된 첫 소설집「사소한 취향」(구매만 하고 읽어보진 않았네요.) 이후에 쓰신 단편들과 미처 첫 소설집에 실지 않았던 단편들을 모아 실은 유고 소설집으로 표제작 (구름기)를 포함한 작가님의 데뷔작이자 과외학생을 대신하여 대학주최백일장에 대리응시하는 대학생이 등장하는 (모범택시를 타는 순간), 새터민으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귀가)의 소년, 하나 둘 씩 영역을 장악하며 기존 목사를 몰아내고 자신들만의 성전을 짓는 (타작), 5가지의 보기를 선택하여 정답과 가까운 것을 고르는 데에 심취한 (1. 2. 3. 4. 5.)의 소년, 키보드의 시선으로 자신을 소유하고 두드리는 인물들을 묘사한 (내가 알고 있는 비밀이), 얼마 전 유튜브에서 화투의 유래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는 데 역시 소설서도 등장하며 여태까지 화투로 져본적이 손에 꼽던 (끗)의 인물과 이름만 영재인 것이 분명했으나 우연히 학교에서 영재테스트에 응시했다가 덜컥 영재로 판명나버려 인생이 달라진 (영재)의 영재와 그밖의 (은이와 같이), (미당시문학관) 이렇게 10편의 단편이 실려있었고 「사소한 취향」에서도 해설을 맡으셨던 작가님과 절친한 형이자 선배인 이만영문학평론가님이 이 유고 소설집의 해설을 맡아주셨습니다.

「투암기」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작가님이 기침으로 인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폐암 4기이며 뇌전이가 되었다는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고
그로인해 렉라자맨이 되어 맡고 있는 대학강의를 포기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치료에 전념하면서 생각나는 것들과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글을 쓰는 것을 멈추지 않으시고 마지막까지 쓰신 글들을 유고 산문집으로 모았고 여기에 작가님의 아내분이신 최수경님과 절친이자 동료작가이신 이은선작가님의 글도 같이 실려있습니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이미 세상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김학찬작가님의 글이 담긴 책을 접하는 것이 늘 소설 책을 접하던 마음과는 사뭇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더욱더 먹먹해졌고 「투암기」를 읽으면서는 작가님이 받으셨던 고통들이 생생하게 저에게로 전달되어 답답하고 저도 모르게 괴로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으로 인해 마음 아파할 것 같아 아내분과 이은선작가님을 제외한 가족들에게조차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으셨던 작가님의 심정을 읽으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입니다.
김학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워하시던 아버지를 만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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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 - 그리고 소설가 조해진의 수요일 다소 시리즈 1
조해진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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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책방에서 출간하는 소설, 다산책방의 소설이라는 다소 시리즈의 첫번째로 조해진작가님이 2023년 가을에 발표하신 단편 (여름밤 해변에서, 우리)를 경장편화하여 2024년 12월 4일 수요일부터 2025년 6월 30일 월요일까지 주로 서울시 양천구 어느 빌라의 거실 창가에 놓인 책상에서 이따금씩 레드 와인을 곁들이며 소설에서 럭키타운 402호에 고양이 두 마리인 양평이와 오모리가 자신을 사랑해 줄 집사를 맞이하기를 기다라고 있듯이 카페라테 단심과 삼색 복희 이렇게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게으름을 피우시며 집필하신 경장편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가 PVC커버로 감각적이게 출간되었는 데 저는 1321번째로 인쇄된 책을 받았습니다.

PVC커버 안에 하얀 북태그는 분리할 수 있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 요일에 어울리는 소설 속 문장 중 하나를 무작위로 인쇄했다고 하여 빼내려고 하니 PVC커버가 딱 맞게 제본되어 있어 꺼내기 힘들었고 잡아서 땡기려고 하니 아르떼지로 인쇄한 표지가 구겨지고 심지어 찢어질 것 같아 과감하게 북태그 뒷면을 안보는 선택도 있었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 결국엔 PVC커버를 자르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 리뷰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빨리 우리의 곁을 떠나신 김학찬 작가님의 유고집(소설집 「구름기」는 하루 만에 읽었고 산문집인 「투암기」를 읽고 있습니다.)을 읽고 있는 데 「투암기」에서 작가님의 폐암을 진단받아 렉라자맨이 되셨고 그 비싼 약을 매일 드시며 그 날의 일상들을 쓰신 것을 읽고 있는 데 너무 괴로웠습니다만,
「여름밤 해변의 무무 씨」에서도 6년간 중등교사였지만 난소암 진단 받고 투병생활하다 교사를 그만두고 인권센터에서 힘겹게 세상을 살아가는 약자들을 대변해주고 그들과 함께 맞서 싸운 것밖에 없었는 데 이번엔 유방암 진단으로 인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50대인 김은희 님과 같은 병실을 쓰는 70대 폐암 4기인 최미숙 님과 티격태격하는 20대 림프종 혈액암 환자인 김서아 님을 보면서 고통이 온전하게한 느껴져 다시 괴로웠지만 「투암기」와 달리 비록 작가님의 주변 인물들을 바탕으로 쓰시긴 했지만 ‘소설‘이라는 것에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것은 너무 속물같아 보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이사오기 전에 살았던 원룸의 드럼세탁기가 배수구문제가 있었는 데 그것을 수리하려면 빌트인 된 세탁기를 분리하고 그전에 누추하게 엉망인 제 방에 들어와야하니 복잡하고 두려워서 코인세탁방을 주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는 데 무무 씨와 은희 님의 아늑한 휴식터가 되어준 북경반점과 리스본 호프, 삿포로 라멘과 바릴로체 카페 그리고 뉴욕 맨션과 캄차카 모텔, 피닉스 고시원이 있을 24시간 무인인 워시토피아가 우리 동네에 있었다면 세탁할 일이 없어도 그 곳에 잠시 앉아 음료 제조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며 책을 읽다보면 김은희 님과 은희 님 다음으로 인권센터에서 7년동안 일했던 동준에게 소개받아 럭키타운 402호에 양평이와 오모리를 보살피고 있을 함수연 님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미소를 띄우며 눈인사하고 싶습니다.
조해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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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라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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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서른의 반격」과 소설집「타인의 집」이후로 오랜만에 읽은 손원평작가님의 새 장편소설 「젊음의 나라」를 읽었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가고 싶은 파라다이스인 시카모어의 풍경을 한 눈에 담은 시카모리아에 접속하며 언젠가 AI 가 아닌 실제로 시카모어에 가서 살며 엘피다 극단에 들어가 배우가 되고 싶은 꿈을 꾸지만 현실은 서른을 앞두고 있는 호텔 객실을 청소하는 노동자 유나라가 우연한 계기로 시카모어와 MOU를 맺은 유카시엘의 A유닛인 사파이어 레이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어 시카모어에서 살게 될 밝은 미래를 꿈꾸며 일을 시작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B유닛인 선샤인 마운틴으로 밀려나게 되며 꿈에서 멀어지는 가 싶은 찰나에 시카모리아에 접속하여 만난 엘피다 단원을 만나 정보를 얻게 되어 C유닛 뉴시티 필드, D유닛 아리아드네 정원 마지막 F유닛 프리 하우스까지 가게 되면서 그 곳에서 여생을 보내는 다양한 노인들을 마주하며 그들이 간직한 이야기를 들으며 점차 노인에 대한 인식이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고령화문제와 나라와 함께 룸쉐어하는 요양병원에서 노인들을 보살피지만 그들에게 혐오하며 집회를 나가는 간호사 엘리야같은 다문화가정이 받는 차별이나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라를 낳고 홀로 키우는 미혼모인 유진의 모습에서는 아이러니하지만 관련 법으로 인해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던 미혼부의 사연이 생각났고 그런 유진과 나라에게 거리낌없이 다가와 모든 것을 내주던 민아 이모가 유진과 나라의 곁을 떠나 모든 것을 잃은 채로 프리 하우스에서 다시 만난 나라에게 부탁하는 선택사리고 칭하는 존엄사문제와 사람대신 인공지능 로봇이 실생활 속으로 파고들어와 일자리를 잃어가는 노년층을 포함한 인간들의 현실같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나라가 쓰는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어 단숨에 읽어나갔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전에 출간되었던 작품들(「아몬드」가 「젊음의 나라」를 출간한 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습니다만)과 달리 영세한 1인 출판사에서 출간하다 보니 편집이 조금은 매끄럽지 못한 부분(1쇄 기준 101쪽, 청소년판 98쪽 ‘엘리야는 고래를 절레절레 저었다.‘같은 문장을 포함한 전체적인 부분에서)이 군데군데 있지만 작품이 주는 메세지는 분명하게 전달이 되었던 작품이라 글을 남기신 많은 분들처럼 추천하고 싶습니다.
손원평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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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알라딘중고매장이나 예스24중고매장에서 가서 구매한 중고책들을 읽어보고 간단하데 평을 남겨보고 있는 데 구매는 열 몇권정도 되나 읽은 것은 7권입니다.

느리게 가는 마음 : 윤성희 소설집 (창비, 2025)
올해 2월에 출간된 윤성희작가님의 6번째 소설집으로 예스24 중고매장과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구매하였고 수록된 단편들 속 인물들이 생일을 맞이하거나 생일케이크를 구매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마치 생일축하를 받는 기분을 읽으면서 느꼈음.

낙원맨션 : 방우리 소설 (교유서가, 2025)
올해 1월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우연히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알게 되었고 내가 사는 지역의 중고매장에 이 책이 없어 우주점에서 주문하여 읽어보니 생각했던 느낌과 달랐으나 단편 (이사), (물왕멀), (ㅂ의 유실) 은 인상적이었음.

3월의 마치 : 정한아 장편소설 (문학동네, 2025)
올해 2월에 출간되고 절반 정도 읽다가 중고매장에 팔아버렸고 8월 초에 예스24 중고매장에서 구매하여 뒷부분부터 읽었는 데 나쁘지 않았음. 기억을 잃어가는 이마치 곁에 있을 소중한 인연들이 나의 마음 속에 파도가 되어 밀려왔음.

부적격자의 차트 : 연여름 소설 (현대문학, 2024)
작년 말에 출간된 핀 시리즈 장르 소설이며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구매하여 읽었음. 리뷰를 남겼던「돌아온 아이들」보다 앞서 읽은 작품이나 구체적인 줄거리는 가물가물하지만 관습이나 규율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인물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남아 있음.

악마대학교 : 김동식 소설 (현대문학, 2025)
출간 당시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구매를 망설였더니 벌써 2쇄가 나와 있어 중고가 나올때까지 기다릴까하다 우연히 동네서점에 가서 보니 1쇄본이 있어 구매하였지만 아쉽게도 악마대학교 학생증은 없었음.
「백 명 버튼」에 이어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던 작품이었음.

무지개 눈 : 김숨 연작소설 (민음사, 2025)
올해 초에 구매하였으나 읽지 않고 중고매장에 팔았던 책으로 양장본에 씌워진 눈처럼 하얀 커버가 잘 구겨지고 찢어져서 2쇄본부터는 하얀 커버를 없애버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다섯 분의 시각장애인들을 김숨작가님이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한 소설들이 시처럼 소복히 쌓여 있어 의미있었던 책이었음.

아웃렛 : 송광용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2025)
출간되었다는 소식은 접하였지만 구매하지 않았는 데 예스24 중고매장에 있길래 구매하였음.
고양이 집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다가 사고가 나 졸지에 혼자가 되어버린 하얀 고양이 ‘가을이‘가 ‘아웃렛‘이 되었던 일들을 고양이의 시점으로 그린 작품이며 중간에 슬픔을 감지하여 읽기를 포기할 뻔하였으나 끝까지 읽는 것을 선택하였는 데 그 선택이 옳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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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파라다이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임재희 지음 / 민음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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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여 출간되었던 임재희작가님의 첫 장편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가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되어 읽어 보았습니다.

책 소개를 따로 읽지 않고 개정판 출간 소식을 접하였을 땐 하와이로 이주한 사람들의 고난과 역경을 그려냈다는 것을 어렴풋이 기억이 났었는 데 읽어보니 일제강점기에 꿈과 기회의 땅이자 황금빛 미래가 펼쳐질 파라다이스일 것이 분명했던 포와(하와이의 한자 표기)로 이주해 일본이 장악하던 우리나라에서 핍박받으며 스러져간 사람들과 달리 그러한 고난에서 빗겨나갔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하여 생사를 알 수가 없고 한국과는 다른 기후와 문화 차이등으로 인해 포와에서 버티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거나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사진 속 모습만 보고 결혼하기 위해 먼 곳인 포와로 떠난 이른바 사진 신부인 나영과 강희가 자신들의 남편이 될 상학과 창석을 만나게 되지만 나영의 남편으로 흰 머리가 센 상학을 보자 나영이 망연자실하며 다시 돌아가겠다고 하자 자매처럼 함께 살아왔던 강희또한 돌아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하다가 나영을 위해 행한 선택으로 인해 네 사람의 운명이 뒤바뀌는 것을 12년 전에 읽었을 때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지금에 와서 읽으니 제멋대로인 나영이라는 인물이 나쁜 X이라고 초반부에 생각했고 저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는 데 시간이 지나고 네 사람에게 여러 사건들과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는 창석의 말처럼 자신들 중에는 가장 이기적이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는 점이 가슴 속에 와닿았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일들에 얽혀 있고 그 것을 책으로 옮겨내기에 다소 방대한 분량이었지만 금세 읽어나갈 수 있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만나 볼 수 있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것만 여기에 남기고 이쯤에서 글을 마칠까합니다.
임재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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