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발 짧아도 괜찮아 3
금희 외 지음 / 걷는사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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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에 걷는사람출판사에서 출간된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 첫번째인 「이해없이 당분간」, 올해 초에 출간된 짧아도 괜찮아 시리즈 2번째인 「우리는 날마다」이후에 지난 7월에 세번째 시리즈인 「시린 발」이 출간되었고 저는 10월이 되어서야 읽어보았습니다.
「시린 발」은 이유작가님이 쓰신 짧은 단편 (시린 발)에서 제목을 가져왔는 데 이전 시리즈와 다르게 「시린 발」에 실린 12편 모두 미스터리를 가미해서 그런지 단편을 읽으면서 섬뜩해지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물론 12편 모두가 동일한 강도로 섬뜩함 주지는 않았지만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단편들이 있었는 데 바로 주원규작가님이 쓰신 (네 남자 이야기)입니다.
짧은 소설안에 네명의 남자 이야기를 쪼개서 글을 쓰셨는 데 회사를 제 몸과 같이 사랑하겠다고 면접을 보았던 지원자에게 지원자가 결혼할 당시 아내에게도 똑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진실되지 못하다고 불합격을 주다가 간절어린 눈빛을 보고 직접 해결해주고 합격을 시켜주는 데 합격 소식을 듣고 집으로 가서 보게 될 지원자가 상상이 되서 소름이 돋았고 만인의 연인으로 남아있던 여자연예인이 불현듯 다른 남자와 결혼하여 다른 남자에 대한 사랑을 과시할 때 그 사랑에 대해 감동한 팬이 그 사랑을 더 많이 느끼라는 의미로 주는 선물또한 섬뜩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외에도 두 편이 더 있지만 여기까지만 하는 걸로 하고 우승미작가님의 (검은 솥)과 임승훈작가님의 (너무 시끄러워서)는 친숙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미스터리장르의 맛을 보여주셨고 전아리작가님의 (그 골목을 돌아가면)은 ‘사랑‘까지 가미하여 너무 안타까웠고 이영훈작가님의 (책을 찾는 사람) 또한 찝찝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임국영작가님의 (메추리섬의 비닐)은 처음에는 ‘비밀‘로 읽혀졌는 데 끝에서야 유추되는 것이 너무 허망해서 어이가 없기도 하고 허무했습니다.
그리고 정지돈작가님의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은 공포소설을 한 번도 써보지 못한 인물이 공포소설을 써보겠다고 애쓰는 모습이 작가님을 보는 것 같아서 제 개인적으로 짠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4번째 시리즈는 어떤 이야기들로 가득할지 상투적이지만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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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편지
김숨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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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첫 소설집 「투견」을 시작으로 1년에 한 작품이상 꾸준하게 발표하시는 김숨작가처럼 다양한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시는 작가님들이 많지가 않습니다. 있으시더라도 최소 1년에서 2년정도의 공백이 있어서 기다리기가 조금 힘들었는 데 김숨작가님은 그런 경우가 잘 없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김숨작가님이 꾸준하게 발표하시는 것에 비해 제가 읽었던 김숨작가님의 작품은 「물」, 「간과 쓸개」, 「여인들과 진화하는 적들」,「국수」, 「바느질하는 여자」, 「L의 운동화」, 「당신의 신」, 「나는 염소가 처음이야」 밖에 되질 않네요.
빠진 작품들도 있는 데 첫 소설집 「투견」과 두번째 소설집 「침대」는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읽어보지 않았고 2011년 10월에 발표한 문학동네카페 연재장편소설「노란 개를 버리러」는 읽다가 시처럼 느껴지는 표현들이 많아 도중에 포기했던 작품이 되었죠.
2016년 「L의 운동화」이후에 현대문학에서 발표한 위안부 소녀의 처절한 삶을 그린 이야기 「한 명」은 그 당시에 제가 북플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슬럼프가 오는 바람에 1쇄본을 구매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쳐서 끝내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또 하나의 위안부 소녀의 삶을 그린 소설 「흐르는 편지」와 위안부 소녀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 산증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쓴 소설 2편이 출간되었고 그 중 「흐르는 편지」를 먼저 읽어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지만 어느 누구도 일본의 군인들을 상대하려고 스스로 자청하신 분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가족사진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달콤한 말로 속아서 오게 되거나 아니면 믿었던 가족들이 경제적인 요인으로 한 두푼에 자신을 팔아 넘겨서 오게 되거나 어쨌든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위안소에서 손가락으로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군인들을 받을 수 밖에 없던 그 분들의 삶을 보여주는 소설을 한 호흡으로 읽는 것이 힘들어서 여러번 멈춰야 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고 1쇄본은 핑계고 솔직하게 이런 처절하고 상처밖에 남지 않는 이야기여서 손이 안 갔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로 이야기를 늘여놓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이쯤에서 마무리 할까 합니다.
이 소설은 누구나 한 번은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픈 과거를 가질 수 밖에 없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우리나라가 어떤 과거를 가졌는 지 잘 모르는 외국인들도.
김숨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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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가 온다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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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과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의 송시우작가님의 이름은 들어는 보았지만 작품으로 만나보는 것은 올해 여름에 출간한 「검은 개가 온다」가 처음입니다.
평소에 직장동료는 물론이고 사랑하는 아내까지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약을 먹던 평범한 남편이자 직장인이었던 전학수가 계단에서 부딪친 라상표가 자신에게 따끔한 일침을 주자 너무 수줍은 나머지 라상표를 인정사정없이 때려 죽게 만들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고 그런 전학수의 사건을 작은아버지인 변호사 박갑영에게 넘겨받아 견습생신분으로 조사하게 된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예비변호사 박심.
한편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던 청년이 부패된 시체를 발견하게 되었는 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은둔하다시피 지내던 설리사라는 여자였는 데 그녀에게 유일한 친분을 가진 박이음과 설리사가 죽기 전 박이음과 같이 가입했던 항우울제 공동 탈출 이른바 공탈 모임을 주도한 AAD대표이자 항우울제를 복용하자마자 자살한 열 두살짜리 아들이 있던 반탁신, 공탈 모임에 가입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조사를 하는 수원중부경찰서 강력팀장 이평서.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사건을 조사하는 이 둘이 사건을 조사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고 사건을 깊게 조사하면서 밝혀지는 사건의 진실과 의외의 인물들이 너무 의외여서 놀랍기도 하고 우울증과 불안장애같은 정신의학적인 내용들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깊숙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정신의학적인 치료나 진단을 받거나 정신의학과에 아직 진료를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의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내 목소리를 확실하고 크게 전달하지 못하는 저의 내성적인 성격을 볼 때 한 번정도는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볼까하는 마음이 들었고 어쩌면 제 곁에도 의식하지는 않았으며 수면 위로 들어나지는 않았지만 ‘검은 개‘가 모습을 드러낼 타이밍을 기다리며 머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송시우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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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남아 있는 사람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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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임경선작가님의 작품을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 지 한 번 생각을 해봤는 데 2016년에 출간되었던 「나의 남자」는 확실하게 읽고 리뷰를 남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에 제가 리뷰를 보니 1972년생이신 작가님의 나이 표기를 안하신다고 인터뷰한 기사를 읽었다고 썼네요.
그 전에도 2011년에 출간된 「어떤 날 그녀들이」도 구매를 하여(초판 1쇄를 구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읽었던 것 같은 데 완독을 했는 지는 모르겠어요.
아무튼 임경선작가님이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을 발표하였고 이 작품을 10월이 되어서야 읽어 보았습니다.
늘 제가 리뷰를 쓰면서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저는 결혼은 커녕 제대로 된 연애같은 것은 해본적이 없어서 이 소설집이 실린 7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제가 과연 다른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주말부부로 아내와 떨어져 생활하던 수현이 우연히 발견한 사월이라는 여자가 운영하는 서점을 들르게 되면서 일상의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사월의 서점)과 파혼한 영미가 오랜 친구였던 준호와의 관계를 끊게 되는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이 인상깊었습니다.
그리고 소영과 지훈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사랑을 담은 (나의 이력서)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요즘 오프라인 서점에 가보니 벌써 4쇄를 찍었던 데 앞서 이 소설을 읽었던 다른 북플친구들이 치명적인 오타를 지적하던 데 종이책으로 읽은 저 역시 읽어보니 (나의 이력서) 148쪽에 소영이가 아닌 (치앙마이)의 희진이 등장해서 갸우뚱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보기에는 교정에서의 문제라기 보다 작가님이 쓰셨을 때 희진으로 쓰신 것 같고 출판사가 교정을 제대로 안본 것이 아닐까 싶은 데 오늘 오프라인서점에 가서 3쇄(2018년 9월 27일)와 4쇄본(2018년 10월 1일)을 보니 소영으로 수정이 되어 있더군요.
임경선작가님의 이전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임경선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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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헤어지는 하루
서유미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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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당시에 손이 가지 않았던 서유미작가님의 두 번째 소설집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를 뒤늦게나마 읽어 보았습니다.
첫 소설집이었던 「당분간 인간」이후 약 6년만에 나온 두 번째 소설집이고 저번 소설집에는 실리지 못한 2편의 단편이 있었는 데 이번에는 3편의 단편을 덜어내셨다고 하니 개인적으로는 아쉽기도 했었습니다.
(어떤 작품들이었는 지도 궁금했지만 무엇보다 200쪽도 되지 않는 책을 13000원에 판매한다는 것이 더 아쉽기도 합니다만 그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렇지만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서유미작가님에 대해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습니다.
6편의 단편 중 (에트르)는 앞서 은행나무에서 출간된 바통시리즈 「파인 다이닝」의 맨 마지막에 실려 있었는 데 그 때도 제게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다시 읽어보니 더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다 아르바이트로 먹고 사는 인생이 됐지. 새로운 일을 구하고 그 곳의 기본적인 시스템을 익힐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일하던 곳, 몸에 익힌 단순하고 얕은 기술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사회생활의 경험이라는 그럴싸하고 두루뭉술한 말로 포장해봐도 공갈빵처럼 금방 부서지고 배가 꺼졌다. 면접 보는 사람들도 나이와 이력을 확인하고 나면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왜,라거나 언제까지,라는 말이 빠지지 않았다. 계획과 달리 아르바이트를 계속 하다보니 취업에서 멀어졌다. 여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 달리 갈 곳을 알지 못해 여기로 떠밀려온 사람의 몸 안에는 낭패감이 두텁게 쌓였다.(에트르, 15쪽)‘와 같은 문장이나
‘3개월, 6개월 일하고 2주 정도 쉬는 생활을 하다보니 서른살이 돼버렸다. 휴대폰 매장과 까페, 옷 가게에서 일했지만 명함 한장 만들지 못하고 이력서에 적을 경력도 변변치 않다. 찡이나 나나 근면 성실했지만 그건 자랑도 자부도 되지 못했다. 기본 중의 기본일 뿐이었다. 주의 사람들도 다 시간을 쪼개고 욕망을 유보하며 살았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왔는데도 서른살의 겨울을 생각하면 인생을 대충 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초라했다.(에트르, 19쪽)‘같은 문장을 보며 곧 다가올 서른살의 겨울이 생각하면 벌써부터 시려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개의 나날)의 가출하여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삐끼로 하루를 연명하는 조보다 덩치가 크지만 항상 조의 시다바리역활을 하던 나의 ‘어둠이 뼛속까지 내려앉은 뒤 일당을 주머니에 구겨넣으며 내일은 다르게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방에 돌아가 배가 터지도록 먹고 마시다 잠들 것(개의 나날, 65쪽)‘이라는 예감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 강한 예감도 들었습니다.
그 밖에도 아내를 눈을 피해 오늘도 담배를 피는 남편(휴가)이나 설악산에 간 남편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증발되어 아직까지도 소식을 듣지 못한 중학교 사회 교사인 아내(뒷모습의 발견), 아내와 이혼 후 24시간 사우나에서 집이 팔릴 때까지 숙식을 해결하는 남편(이후의 삶), 마지막에 실린 (변해가네)의 치매를 앓은 어머니와 그의 늙은 딸까지......
6편밖에 실리지 않았지만 6편모두 제게 깊은 인상을 주어서 당분간 제 머리속에서 망각되지 않고 둥둥 떠다닐 것 같습니다.
덜어낸 3편도 궁금하지만 앞으로 나올 서유미작가님의 작품들도 기대가 됩니다.
서유미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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