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 눈물 참은 눈물 마음산책 짧은 소설
이승우 지음, 서재민 그림 / 마음산책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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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사람들」이후 약 1년만에 짧은 소설로 만나보는 이승우작가님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을 지난 주말에 읽었는 데 지난 주 목요일부터 처음 해 보는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북플접속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밤에 일을 하던 사람이 아침 일찍 일어나 다대포에 있는 무지개공단으로 일을 하러 가고 지금 지하철을 타고 퇴근을 하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치아관리는 철저하게 하면서 자신 몸 속에 있는 병을 뒤늦게 알아차려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과 암 완치판정을 받으며 어머니에게 그 소식을 전하려고 하는 순간에 덤프트럭 기사의 잠깐의 눈깜빡임으로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더군요.
그리고 외국에서 번역되는 우리 소설이 번역논란이 있자 그 소설의 작가가 번역되는 식으로 글을 고치면 될 것이라는 명쾌한 해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글 중간에 서재민님의 그림을 보는 맛도 좋았습니다.
이승우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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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의 영원한 밤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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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빛깔들의 밤」이후 매우 오랜만에 만나보는 김인숙작가님의 신작 소설집 「단 하루의 영원한 밤」을 읽어 보았는 데 사실 소설집으로는 처음 만나보게 되네요.
앞서 계간지에서 발표했던 단편들을 모아놓은 소설집들을 읽으면 연작소설처럼 어느정도 내용이 일치하지만 어떤 소재나 단편 전체를 아우르는 어떤 분위기들을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면서 찾아내거나 감지할 수 있는 데 「단 하루의 영원한 밤」을 읽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인물들(델마와 루이스, 아홉번째 파도, 토기박물관, 단 하루의 영원한 밤, 내 이럴줄 알았지)이 여행도중 귀중품을 도둑맞거나(델마와 루이스 - 지갑, 아홉번째 파도 - 휴대폰) 또는 이 것을 무엇이라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외롭고 쓸쓸하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도둑맞는 느낌을 저도 모르게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내용만 알고 있었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지갑을 잃어버린 할머니 두 명이 식당사장의 아내와 딸과 함께 바다를 보러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델마와 루이스)을 보며 한 번 영화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빈집)을 읽으며 직접 보고 함께 일했던 게 손을 꼽을 정도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낯선이들의 짐을 하나씩 새로운 집으로 옮기고 계실 저의 아버지가 생각났으며 (아주 사소한 히어로의 특별한 쓸쓸함)을 읽으면서도 어렸을 적 아버지와 떨어져 살며 생일이 되어서야만 볼 수 있었던 아버지에게서 1만원 안팎에 레고 블록을 선물로 받았던 기억이 떠올리더군요.
「단 하루의 영원한 밤」을 읽으며 저 역시도 되돌릴 수 없는 지나간 시간들을 도둑맞은 기분을 너무 느껴버린 나머지 후불교통카드를 분실하여 분실신고를 했다가 이 책 속에 있어서 다시 해제한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있었다는 것을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봅니다.
김인숙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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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스피드
김봉곤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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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서 파랑새에서 김봉곤작가님의 첫 소설집 제목을 「여름, 스피드」와 「디스코 멜랑콜리아」 중에서 하나를 골라달라는 소식을 보았을 때 사실 제목만 보고 「여름, 스피드」보다는 「디스코 멜랑콜리아」가 더 인상적이어서 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계정비밀번호가 생각나지 않아 못했어요.
그리고 「여름, 스피드」가 출간되기 전에 지금의 표지와 함께 다른 표지가 하나 더 있었는 데 뭐랄까, 조금 노골적이었다고 해야할까 싶었는 데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그 표지도 노골적이었지만 괜찮았던 것 같았어요.
사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을 읽으며 앞서 읽었던 퀴어소설들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진한 사랑들을 담고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사실 그런 것보다 단편들 속에 소품처럼 등장하는 예를 들면
브룩스 브라더스의 셔츠(컬러지 포크 - 30쪽), 미색 면바지에 유니버시티 스트라이프 셔츠 그리고 남색 타이(여름, 스피드 - 73쪽), 아메리칸어패럴에서 산 팬티(여름, 스피드 - 81쪽), 볼링셔츠, 캔디 스트라이프(디스코 멜랑콜리아 - 95쪽), 치노 팬츠(라스트 러브 송 - 149쪽), 샛노란 AA 헤어밴드(밝은 방 - 155쪽),하와이안 꽃무늬 피케셔츠(Auto - 190쪽)같은 단어들을 보면서 나름 젊은 세대(나이만 봤을 때)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제가 너무 모르고 살았던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괴리감이 들더군요.
솔직히 요즘에는 어쩌다가 여름이나 겨울에 한번씩 유니클로나 조금 더 갈 때는 H&M 같은 곳에서 티셔츠를 구매하거나 SQUERE 101에서 겨울에 입을 옷을 사지만 그냥 제 몸에 맞고, 무난하며 가격도 적당한 것을 구입을 했었고 바지는 작업복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에서 회색바지 한종류에 38~44사이즈 사이에서 3벌정도 구매하여 키가 작아 기장도 작으므로 근처 수선집에서 밑단을 줄이는 식으로 바지를 구매하는 저로서는 단편 속에 실린 그런 단어들을 보며 제가 패션 센스는 물론 옷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욕심은 끝도 없는 데 말입니다.
사실, 어제 옷을 후아유? 매장에서 반바지 2벌, 티셔츠 3벌을 4만원안팎으로 구매했었는 데 남포문고에서 앞서 알라딘에서 출간당시에 구매를 하고 읽었던 강화길, 정영수, 김민정(소설가), 이유, 김덕희, 이은희, 최영건, 금태현작가님의 첫 책(온라인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1쇄본만 고집하는 미친고집때문에 오랜만에 오프라인 매장에 가게 되었네요.)을 8권이나 구매를 하는 데 9만 9천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한 것만 봐도 미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 스피드」에 관한 내용은 온데간데없고 사적인 이야기로만 빠진 것같아 김봉곤작가님께 죄송한 마음만 드는군요.
그렇지만 매력적인 소설임에는 틀림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김봉곤작가님, 감사합니다!
(파랑새에서 보니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았는 데 벌써 4쇄가 나왔더군요. 그러고보니 영풍문고에는 이 책이 없었고 남포문고에 1쇄본 3권 남았는 데 나중을 위해 구매해야 할까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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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 수 없는 강
정소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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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85년에 중편 (아테네 가는 배)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소성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건널 수 없는 강」을 읽었습니다.
사실 저는 정소성작가님의 작품은 커녕 작가님의 성함도 이번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는 데 읽으면서 뭐랄까, 분명 제 안에는 없을 것이라고 여겨왔던 분명히 나의 천성에서는 없다고 자부까지 했던 분노가 조금씩 조금씩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혜리라는 인물이 남성편력이 심해서이기도 하고 뭐, 혜리의 입장에서는 본능에 충실한 죄밖에 없는 데 말이죠. 사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CCTV나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면 이 소설의 시대적배경이 80~90년대인 것 같은 착각이 들었기도 했는 데 개인적인 분노로 작용했던 것은 혜리가 본능에 이끌려 남자들을 만나고 그 남자들 사이에서 아이를 여러번(그 중에 2번은 아이를 지우고 1번은 유산이 되었지만)낳음에도 본능에 충실하여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리고 도망을 하고 심지어는 사랑이라는 감정이었는 지는 몰라도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노환으로 죽자 아이를 절에 버리고 돌아서는 모습이 이 것이 아무리 허구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해도 납득할 수가 없더군요.
단순히 여성혐오가 아니라 남겨진 아이들이 안타까웠어요. 꼭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죠.
그리고 이렇게 아이를 버리고 떠난 것이 이 소설에서만 두 번째라는 것에 충격을 주고 있는 데 앞서 절에 아이를 버리고 간 것은 용서할 수는 없지만 이해라도 할 수 있겠지만 같이 살림을 합치던 남자와 그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두고 다른 남자에게 눈맞아서 도망치듯 떠나며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에 더 큰 충격과 분노가 치밀어올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소설의 후반부에는 그냥 훑어보기만 했어요.
작가님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히 남성편력이 심한 여성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서도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분노때문에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제가 헤아리지 못한 것이겠지요.
아무튼 많은 생각을 가지게 해주었던 소설이었던 것에는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정소성작가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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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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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19번째이자 「아가미」, 「파과」, 「한 스푼의 시간」의 구병모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인 「네 이웃의 식탁」을 읽었는 데 저는 아직 아이도 없고 결혼은 커녕 연애도 아직 못해 본 모태솔로이지만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그 사람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네 이웃의 식탁」에 등장하는 공동체에 한 일원으로 역할 분담하며 살아간다면 이들처럼 되지 않을 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두고 다른 남자의 아내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편이나 육아와 자신의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버겁게 살아가는 아내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남편을 두고 자신 또한 비정규직 생활과 육아도 해야하는 아내, 겉으로 보기에는 잡지나 TV프로그램에 나올법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는 가족도 있는 가하면 부족하고 없는 살림 조금이나마 아끼기 위해 가격을 후려치는 것은 기본이며 상식을 벗어나는 요구까지 서슴치 않는 아내의 모습도 이 소설에 등장하더군요.
결말을 읽으면서 바로 떠올리지가 않아서 조금 생각을 했었는 데 이런 결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죠, 다른 것은 몰라도 그 것은 다른 반전이 나올 수 없겠지요. 그래서 이렇게 된 것이겠지요.
그러고보니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초기의 작품들의 표지가 전부 세련되고 감각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네요.
구병모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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