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광대
권리 지음 / 산지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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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초에 「상상범」으로 만나봤던 권리작가님이 등단 13년만에 첫 소설집 「폭식 광대」를 산지니출판사에서 출간하여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산지니에서 한국소설들이 비교적 많이 출간되었음에도 읽어보지 않았네요.)
(광인을 위한 해학곡), (해파리 Medusa), (구멍), 표제작 (폭식 광대)까지 총 4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읽어보고 들었던 생각은 하나같이 기괴하고 불가사의하다는 것입니다.
(광인을 위한 해학곡)은 섹스는 ‘사탕‘, 전쟁은 ‘거기‘, 복상사는 ‘치통‘이라고 제멋대로 바꿔 말하거나 아예 글자순서를 바꾸어 표현하는 ‘세계연출가그룹‘의 대부이자 세계예술가인 미치광이 장곡도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장곡도의 집에 머물게 된 기자가 글로 쓴 것이며
(해파리 Medusa)를 읽었을 당시 화성에서 가져 온 괴생명체로 인해 같이 생활하던 대원들이 희생당하게 되는 SF영화이며 올해 4월에 개봉하여 1달 전에 DVD, 블루레이로 출시한 「라이프」를 봐서 그런지 거대한 해파리가 해파리를 소탕하기 위해 필리핀에서 온 대학출신 외국인 노동자 토니와 함께 바닷가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던 오십의 김부겸 앞에 나타나는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도로가 만들어지는 등 도시화로 가득한 곳에 유일하게 시골 분위기를 자아내는 게딱지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구멍이 생겨 집이 폭삭 내려앉고 졸지에 삶의 터전과 이웃, 가족들을 잃은 주민들이 갑자기 이 곳으로 오게 된 분유깡통을 들고 돌아다니던 소방대원 출신 노숙자가 원인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단편 (구멍), 마지막으로 고통스럽게 얼굴을 찡그러지 않고 자연스럽게 ‘폭식‘을 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르다 폭식 후 구토를 하며 순식간에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자전거 수리공에 불과했던 한 사내의 이야기 표제작 (폭식 광대)까지
소설집 「폭식 광대」를 읽으면서 괴상하지만 인터넷이나 뉴스프로그램에서 한 두번씩 본 것 같은 사건이나 소재들이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호 : 1. 괴상하지만 그렇다고 뉴스나 신문기사에서 한 두번씩 접해본 사회문제, 소재들이어서 결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이 아니라는 것을 권리작가님의 첫 소설집 「폭식 광대」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불호 : 1. ‘구멍‘이 군데군데 생겨 집이 무너지고(구멍) 가학적인 행위예술도 서슴치 않는 괴짜예술가(광인을 위한 해학곡)나 무분별하게 닥치는 대로 흡입하다시피 폭식 후 구토를 반복하는 이(폭식 광대)가 등장하고 독성이 강한 해파리에 물려 긴 흉터와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거대한 해파리가 출현(해파리 Medusa)하여 충격을 주는 등 단편들이 기괴한 면이 있어서 우울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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