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러스크로노스
윤해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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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다른 문예지나 작품집에서 윤해서작가님의 작품들을 잠깐 본 적이 있는 데 솔직하게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알라딘에서 윤해서작가님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기를 계속 기다렸는 데 이번에 「코러스크로노스」라는 첫 소설집이 출간되어서 읽어보게 되었고, 읽어보니 중편 (아), (홀)과 「코러스크로노스」의 처음과 끝에 있는 2개의 (테 포케레케레)와 같이 실험적인 소설도 있지만
나머지 (오늘), (최초의 자살), (커서 블링크 cursor blink), ([읻다])같이 기존에 보았던 단편소설의 분량과 비슷하거나 조금은 긴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데 확실히 전자보다는 읽기가 수월하였습니다.
우선 같은 제목을 가진 2개의 (테 포케레케레)에는 같은 문장이 등장하는 데 배열만 바뀌었고 특이사항은 처음의 (테 포케레케레)에는 그가 떠났고 그가 쓴 메모가 터널이라는 제목으로 등장하는 데 비해 끝의 (테 포케레케레)에는 그런 언급은 없이 그 문장들이 등장합니다. 탕이라는 단어만 내뱉는 너와 김대리 개새끼라고 소리치는 술취한 여자가 등장하는 (테 포케레케레)에 이 소설집의 제목인 「코러스크로노스」가 그와 함께 간 24시간 영업하며 입장료 3만원인 건물의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아)는 말로라는 여자가 말로의 말로 수시로 등장하는 데 눈주목을 뜯고 있는 마리라는 여자를 남자가 만나고 일본인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또 말로와 에티오피아라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는 데
정말 김솔작가님의 실험적인 면과 김태용작가님의 언어유희를 동시에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홀)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술관에서 일했으나 그만 둔 여자 제와 남자 무언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제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머리카락를 충동적으로 자르려고 하는 모습도 보여지네요.
(오늘)에서는 만년 단역이나 어쩌다 주연을 돋보이게 해주는 조연이었던 남자가 자신의 얼굴에서 점이 사라지고 주름이 사라지자 사람들로 부터 인기를 얻게 되고 사라지는 자신의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배꼽이나 체모등이 사라지고 심지어 자신의 얼굴이나 몸조차 희미하게 빛이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지게 되며
등단작 (최초의 자살)은 각자 다른 삶을 살던 수, 밥, 라이가 문화도 종교도 질서도 없는 시공간이 모호한 곳으로 우연하게 들어오게 되는 이야기며 들어왔지만 다시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이 무작정 걷고 있는 수, 밥, 라이의 모습이 처량해보였습니다.
(커서 블링크 cursor blink)는 로드하라로 여행을 떠난 그녀가 불현듯 초등학교 6년동안 같은 반이었으나 존재조차 모르고 있던 단 한번도 왜?라고 묻지 않았던 학수를 머나 먼 기억에서 불러일으키케 되는 이야기이며 소설집 중 분량이 제일 적은 ([읻다])는 남자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을 토대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활강하는 리프트에서 그녀와 마주치는 부분이 기억에 남더군요.
실험적인 면이 다분했고 읽기가 조금은 어려워 마음 속에 소리내어 읽었던 (아), (홀), 2개의 (테 포케레케레) 읽기가 수월했던 (오늘), (최초의 자살), (커서 블링크 cursor blink), ([읻다])까지 정말 다채로운 윤해서작가님의 작품들을 읽고 이야기는 무한하고 같은 소재, 주제를 담고 있음에도 이렇게도 또 저렇게도 글을 쓸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이 직접 찍으신 표지사진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좋은 글을 읽게 해주신 윤해서작가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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