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황홀
명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나도 오래 전에 도서관에서 첫 소설집「이로니, 이디시」와 첫 장편소설「정크노트」를 빌려 읽었었고 2012년 출간 당시에 두번째 장편소설「교군의 맛」을 읽어서 그런지 가물가물하기도 하지만 분명히 읽었던 명지현작가님의 작품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는 데
2017년에 두번째 소설집 「눈의 황홀」을 읽으면서 마치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머니 - 딸 - 손녀로 이어지는 3대가 등장하는 표제작 (눈의 황홀)부터 입 안에서 실이 자라날까봐 매일 입 안을 들여다보는 모자가 등장하는 (실꾸리), 작가에게서 작품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의 이야기 (하양), 소설가 김유정을 토대로 제작된 로봇이 등장하는 (단어의 삶)까지 정말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 번 것 같았는 데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은 나머지 4편들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바이러스를 가장 사랑하는 여자친구 구미에게 전염시킬까봐 노심초사하지만 도시에 불을 지르는 일을 멈추지 않는 남자와 남자의 동료가 불을 지르다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남자의 곁을 떠나버린 여자친구 구미의 이야기 (네로의 시), 최근에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여 노동조합을 만들고 시위를 하다 해고된 YTN, MBC기자들의 힘겨운 여정이 담긴 다큐멘터리 「7년 - 그들이 없는 언론」을 봐서 그런지 해고된 언론인과 그 의 아내가 등장하는 (숲의 고요)가 인상적으로 읽어졌으며, 집에서 채소를 가꾸고 지붕을 고치는 등 평범한 삶을 꿈꾸었으나 사람을 죽이는 무기로 전략해버린 흙으로 만든 존재들의 이야기 (흙, 일곱마리)와 단지 욕망을 해소시키는 도구로 느껴져 회의감이 드는 한때 자신에게 찾아왔던 아이들을 떠나보냈으나 이제 찾아온 뱃속에서 자라는 생명을 이대로 보내지 않을 여성의 이야기 (구두)까지
제가 앞서 언급하지 않은 4편의 단편들또한 읽을 때에도 인상적으로 읽었으며 읽고 난 후의 여운도 길었습니다.
정말 잘 쓰고 싶었는 데 생각처럼 쉽지가 않네요.
좋은 글을 읽게 해 주신 작가님, 고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