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라이프
김사과 지음 / 창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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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작가님의 세번째 소설집 「하이라이프」를 읽었는 데 서문인 (비행기와 택시를 위한 문학)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이어 (귀신들), 표제작 (하이라이프), 그리고 나머지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두 정원 이야기), (♡100479♡), (소유의 종말), (벌레 구멍), (몰보이)까지 읽으면서 김사과작가님의 작품을 「더 나쁜 쪽으로」와 「N.E.W.」를 읽었기에 처음 접한 것도 아닌데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알코올에 취해, 카페인에 취해, 심지어는 대마초나 코카인 같은 마약에 취해 환영을 보고 망상을 하게 되는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단편들을 보며 알코올은 정말 어쩌다가 한 번 정도 섭취하고 카페인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물 마시듯(요즘에는 제 나름대로 신경쓴답시고 디카페인으로 마시려하는) 마셔대며 망상을 하는 제 자신을 돌아 보게 되는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늘어 놓게 됩니다.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의 어쩌면 착실하게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훤칠한 외모와 지성과 재산을 가진 완벽한 신랑감을 찾아 가정을 이루어야 할 이수영을 오염(타락)시킨 한비를 찰거미리같이 찰싹 달라붙은 그 여자애(108쪽)나 그 요망한 계집(같은쪽)이라며 싸잡아 그녀를 욕하는 이수영의 어머니나 (두 정원 이야기)에서 악착같이 절약하여 마침내 서울 D구(동작구나 동대문구 중 하나지만 계속 읽으니 동작구일 것이라는 확실한 예감)의 프리미엄 H아파트로 입성한 자신(김은영)과 달리 사치를 과감하게 부리면서 귀티를 잃지 않으며 공교롭게도 자신과 같은 아파트로 오게 된 윤은영을 향해 찰거머리 같은 년(155쪽)!이라고 쌍욕 박는 모습을 보며 작가님은 실제로도 욕을 참 맛깔나게 하실 듯하는 생각이 들며 웃음이 났었고 「N.E.W.」를 읽었을 때의 감정이 이 두 편의 단편을 통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한물간 개그맨 최XX에게서 매력을 느겼으나 이제 더이상 그러지 않게 되는 (벌레 구멍)의 인물과 미래지향적인 나인원한남에 살면서 자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지는 (소유의 종말)의 이지훈과 몰에서 사라진 몰보이들을 보며 자신도 사라지고 싶어하는 (몰보이)의 사라진 클레이 콴을 찾는 탐정, 그리고 10년째 열셋에 갇혀있는 (귀신들)의 귀신같은 인물이나 실제로 그러면 잡혀가지만 소설 속에서 코카인을 수시로 흡입하는 (하이라이프)의 인물, 마지막으로 멀리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알아낼 수 있는 (♡100479♡)의 섬뜩한 친구까지...... 「하이라이프」를 읽고 여기에 등장하는 이 다채로운 인물들을 언젠가 제가 알고 있었던 혹은 곁을 스쳐지나갔었던 인물들이 아닐까하는 망상을 하게 되는 데 (하이라이프) 81쪽 누나와의 대화 속 ˝너 남편은 잘 있어? 라는 물음이 왠지모르게 낯설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글을 마칠까합니다.
김사과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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