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냄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9
김지연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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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의 49번째로 김지연작가님
의 「태초의 냄새」를 읽어보았습니다.
소설에서는 외할머니와 오랜 연인이었던 S를 잃은 아픈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K라는 인물이 누구라도 걸릴 수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그 후유증으로 후각을 잃었다가 돌아오게 되지만 코를 찌르는 정체모를 악취도 같이 나게 되면서 심각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땀이 많은 편이라 그로 인한 체취로 인해 동급생들에게 멸시의 대상이 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중학교 다닐 때에는 제 몸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사물함에 방향제를 뿌리기도 했고 성인이 되고서는 잠시였지만 향수를 뿌리거나 고유명사로 불리는 제품까지 쓰기도 했지만 냄새가 혼합이 될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더군요.
지금은 어느덧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2020년이 되자마자 전세계를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만든 ‘코로나 바이러스‘ 에 저는 그로부터 2년 후인 22년 5월 말, 다소 늦게 감염되어 약 일주일간 집에 격리되었는 데 확실히 첫 날에는 기침이 계속 나와 제대로 쉬지도 못해 이대로 죽는 것이 아닐까했는 데 고비가 지나자 서서히 좋아졌고 격리기간이 끝나니까 (일 해야 한다는) 아쉬움마저 들었습니다.
K는 이 상황에 예고도 없이 나타나는 악취를 ‘유령 냄새‘라 칭하며 유령 냄새가 출몰하는 곳을 표시하는 지도를 만들며 이 것이 갑작스레 곁을 떠나버린 S가 자신에게 미련이 남아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며 S의 집, S가 키우던 개, 그리고 이제 다시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S의 체취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헤링본 무늬의 스웨터를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만약 K처럼 격리기간이 끝난 후에 후각을 잃었다가 다시 돌아왔지만 결코 원하지 않았던 정체불명의 악취를 동반하며 이 것이 언제 끝날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저는 매우 불안해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것도 하나의 일상이라 여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보건데 갓 피어난 꽃에서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에서도 이제 막 내린 커피에서도 냄새가 나고 사람이나 동물에게도 저마다의 고유한 체취가 있으며 심지어 사체에서도 악취라고 불리지만 자연스러운 부패의 냄새가 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고 인식이 되어서 ‘향기‘라고 불리는 것은 좋은 이미지를 주고 ‘냄새‘라고 불리는 것에는 대상에 따라 좋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준다는 것이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아무튼 김지연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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