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의 세계
위수정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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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책도 올해 1월에 출간되었으나 미처 읽지 않았던 위수정작가님의 첫 소설집인 「은의 세계」입니다.
표제작인 (은의 세계)와 앞서 출간되었던 각종 문학상 작품집에서 제목만 들었던 (풍경과 사랑), (Take Me Somewhere Nice)등 총 7편의 단편과 등단작인 중편 (무덤이 조금씩) 이 실려있습니다.
(은의 세계)는 지환과 하나가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하나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던 명은이 일주일에 한 번 집안일을 도와주러 오면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고 (안개는 두 명)의 유리와 선주는 같이 살고 있으며 선주가 전시회 ‘안개는 조명‘을 열게 되는 데 과거에 선주가 손절했던 화영을 만나 유리와 셋이서 술을 마시며 (풍경과 사랑)에서는 남편이 출장간 사이에 아들인 민준과 그의 친구이자 잠깐 빛나다 불현듯 사라졌던 연예인 주수진의 아들 연호에게 남모를 감정을 가지는 아내가 (화양)에서는 10살 연상인 남편이 출장을 가자 애인대행으로 부른 짐보를 만나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여자가 (음악의 도움 없이)에서는 오랫만에 만난 디제이를 하는 상일이 아무런 연락도 없자 어쩔 수 없이 문래동의 폐쇄된 공장
으로 가 쿵쿵 울려대는 음악소리와 질 신지 않던 힐을 신어 발이 아파 신음하는 여자, 결혼하지 않은 사이인 혜영과 우진 그리고 미성년자인 것이 분명하지만 아리송한 느낌을 주는 이름도 아리송했던 민수 이렇게 셋이 차를 타고 가는 (Take Me Somewhere Nice), 딸을 잃고 이혼한 준우와 홍이 여행을 떠난 외딴 섬의 민박집에서 묵는 여정을 담은 (마르케스를 잊어서), 오래 전에 죽은 베티 스미스라는 이름이 새긴 묘비에서 잠들어 있던 인영과 진욱을 찍게 되어 인연을 맺은 헨리와 그의 연인인 조슈아가 함께 식사를 하는 (무덤이 조금씩)까지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뭐라고 표현하기 어렵지만 무언가에 취해있는 기분을 느꼈다고 해야할까 싶었어요.
실제 소설에서 술에 취한 화영과 선주, 유리(안개는 두 명)나 인영(무덤이 조금씩), 상일이 준 정체모를 약을 먹고 완전히 가버린 여자(음악의 도움 없이), 제가 봐도 취한 것인지 아니면 이상한 것인지 아리송한 민수(Take Me Somewhere Nice)와 (화양)의 그녀, 그리고 준우와 지환에게 좀 섬뜩하고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홍(마르께스를 잊어서)과 명은(은의 세계), 8편의 중,단편들 속에 그나마 멀쩡해보이나(?) 아들의 친구에게 끌려버린 여자(풍경과 사랑)등 이상하거나 미친 게 분명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불쾌함이 불현듯 솟아오르는 느낌이었어요.
고요했던 일상을 깨버리는 여성들의 끝내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모습들을 보며 뭐라고 표현하기가 굉장히 어려웠고 읽는 자체에는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으나 읽고 보면서 좀 힘들었던 독서가 되어버려 잘 모르겠더군요.
책 뒷면에 ‘고요한 세계 안쪽에서부터 새어나오는 낯설고도 선명한 목소리‘라는 게 딱 들어맞는 표현이기는 하나 너무나도 선명한 목소리여서 낯설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위수정작가님, 낯설었지만 분명한 자기만의 세계를 지닌 여성들의 목소리들을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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