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무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3
김엄지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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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23번째로 김엄지작가님의 「폭죽무덤」이 출간되었고 엄지누나의 팬(?)인 저는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첫 소설집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와 첫 장편소설 「주말, 출근, 산책 : 어두움과 비」이 2015년에 출간되었으니 약 5년만에 만나보네요.
물론 2018년에 「목격」이라는 단편을 미메시스 테이크아웃 시리즈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긴 했지만 가볍게 읽기도 했고 따로 리뷰를 남기지는 않았기에 매우 오랜만에 읽어봅니다.
하얀바탕에 파랗게 칠해진 벽을 빌리기 위해 혀가 길 것 같은 남자의 뒤를 따라가는, 어머니가 요양원에 계시며 여동생과 번갈아가며 어머니를 보러 가는, 가끔씩 여자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는 장례식장에서 시뻘건 육개장 국물을 들이키고 있는 데 옆에 있던 사람이 붙잡아서 국물이 옷에 튀어버린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는 한데 그게 꼭 그 사람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기 전에 온 몸에 팥을 뿌려대고 그 팥을 구하기 위해 마트에 가는 그 사람. 가끔 편의점에 들리거나 여전히 바닥을 물걸레를 닦고 있을 음악소리조차 들리지 않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일행이 있는 사람 주변에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그 사람.
모래사장에 폭죽을 쏘아올리고 남은 잔해들이 푹푹 박혀 있고 그 바다 한 가운데에 벽이 보란듯이 있다면 그 것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읽은 제가 고민이 되기도 하고 가장 뜨거운 과일은 어떤 것일까 생각도 해보며 이 리뷰를 마칠까합니다.
김엄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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