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함께 읽기다 - 독서공동체 숭례문학당 이야기
신기수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393.이젠, 함께 읽기다-신기수 외

독서가 고요한 관조의 세계라면, 다른 생각을 듣고 그 차이를 경험하는 독서토론은 실천의 현장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삶의 문맥에 놓인 타자를 체험하고, 또 경험하는 자리다. 그러므로 독서토론은 인문적 실천의 장이다.(24)
마음에 새살이 돋아나게 하려면 내면의 어떤 힘이 약동해야 한다. 그것은 자기 안에 숨어 있는 소망과 가능성을 응시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것을 꺼내어 존재의 날개로 펼칠 때 기꺼이 갈채를 보낼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우정과 환대가 곧 힐링이 된다.(60)
물질의 풍요가 아닌, 정신의 풍요를 원하기에 책을 진지하게 대하고 자신의 언어로 곱씹고 싶어 한다.(88)
가장 좋았단 점은 명쾌한 답이 아니라 모호한 그 느낌을 감각적으로 느끼고 그 모호함을 견디는 힘인 것 같다(158)
진정 '자기 찾기'를 하고자 한다면 타인과 무관한 존재로서의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이 네트워크는 어떤 구조이고, 이 속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묻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168)
독서토론은 세게를 이해하고 스스로의 가치관을 정립하는 독후활동이다. 책 속의 지식을 체화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외부의 세계를 분석하고 정리해 스스로 인생관을 바로 세울 수 있다.(177)
독서는 언어의 규칙 안에서 하나 이상의 의미를 구축하려는 독서가의 노력을 반영하는 생산적인 과정(221)
인간에게 유용한 것은 대체로 그것이 유용하다는 것 때문에 인간을 억압한다. 유용한 것이 결핍되었을 때의 그 답답함을 생각하기 바란다. 억압된 욕망은 그것이 강력하게 억압될수록 더욱 강하게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문학은 유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중략) 인간은 문학을 통해, 그것에서 얻은 감동을 통해, 자기와 다른 형태의 인간의 기쁨과 슬픔과 고통을 확인하고 그것이 자기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낀다.(226~227)

독서토론을 한지도 거의 12년째가 되어 갑니다. 처음 군대를 제대하고 철학책과 사회과학책만 잔뜩 읽고 토론이 아닌 말싸움을 하고 싶어 독서모임에 들어가서 독서토론을 시작한 이래로 말다툼, 독서모임 내에서늬 싸움과 강제탈퇴, 우울증의 시간, 문학으로의 입문, 지금에 이르기까지 독서토론을 하며 무수히 많은 일들을 겪은 시간이었습니다. 켜켜이 쌓인 시간만큼이나 독서토론에 대한 제 생각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복합적인 시각으로 독서토론을 바라볼 수밖에 없지만, 제가 독서토론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건 다시 인생을 거꾸로 돌린다고 해도 독서토론을 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만큼 제 인생에서 책과 더불어 독서토론이 무수한 영향을 미친 것이 맞고, 그것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를 힘들게 한 것도 많지만, 그것보다 더욱 더 좋은 영향을 미친 것도 많습니다. 우울증으로 삶의 생기가 죽어가던 제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길로 인도한 것도 책과 독서,독서토론이고, 예전과 달리 쉽게 우울해지지 않는 자아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과 책과 독서, 독서토론입니다.(책과 독서,독서토론만이 저를 치유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요인도 있지만 책과 독서, 독서토론이 큰 힘을 발휘한 것은 맞습니다.^^)

저처러 <이젠,함께 읽기다>의 저자들이 말하는 독서토론의 힘을 실감하는 독자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독서토론의 힘을 몸소 체험하고 삶과 자아가 변화한 인간으로서 저는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독서토론의 힘에 거의 공감합니다. 함께 책을 읽고, 나이와 직업과 성별에 상관없이 책에 대해 대화하며 웃고 즐기고, 때로는 치열하게 논쟁하며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그것을 반복하며 자신의 생각과 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살아온 나날들이 12년이 넘어가는 데 어찌 제가 독서토론의 힘에 대해 부정할 수 있겠습니까. 독서토론의 힘을 겪어온 산 증인으로서 저는, 저자들처럼 독서토론의 힘을 믿고 많은 이들이 이 경험을 하고 좋은 힘을 받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란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겠죠. 책 읽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실용적인 책이거나 베스트셀러가 아니면 책이 많이 팔려나가기 어려운 척박한 한국의 독서 현실 속에서 독서토론이라는 경험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믿음이 있습니다. 독서토론이라는 경험을 계속 해나간다면 그 이전과는 다른 인간이 되어 더 좋은 자아를 가지고 더 좋고 괜찮은 인간을 위해 나아간다는 믿음. 물론 어디까지나 제 믿음이지만, 저는 그럴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제 확신이 의심스럽다면 한 번 독서토론을 해보시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는 전제는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욱 더 많은 이들이 독서토론을 하고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기 바라며 이제 글을 마치려 합니다. 참 글을 둘러보니 독서토론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간증 같은 글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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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2-07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토론을 하게 되면 확실히 책만 읽으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느껴요. 책을 읽으면서 잘못 생각한 것을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피드백할 수 있어요. ^^

짜라투스트라 2017-12-07 10:32   좋아요 0 | URL
네 독서토론은 정말 좋은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