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책을 읽었습니다.
아 맞다... 이런 느낌이었지...
유머가 가득하고 풍자가 넘쳐서 재미있었습니다.
보르헤스를 제외하고 남미를 대표하는 3명의 작가라고 할 수 있는
마르케스, 푸엔테스, 요사 중에서
가장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한 작가답다고 해야할까.
읽는데 막히는 것 없이 술술 넘어가서 당황스러운 면도 있었습니다.
푸엔테스의 소설 읽을 때는 책장을 넘기기기 쉽지 않았는데,
요사는 너무 잘 넘어가서 '이 작가 페이지터너 작가'였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요사도 읽기가 만만치 않은 소설들이 있는데,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가
읽기 쉬운 소설이라고 해야겠죠.
18살과 32살의 연애와,
라디오 통속극 작가의 통속적인 이야기가 교차하는
소설 속에서 읽기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집 안의 천사 죽이기>를 읽다가
놀라운 걸 발견했습니다.
내가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술술술 읽고 있다는 점.
이거 뭔가 이상한데...
분명 처음 버지니아 울프의 책을 읽었을 때는,
읽는 것이 고통스럽고 힘겨웠는데,
왜 이제는 이렇게 쉽게 읽히지.
그 동안 나의 독서력이 증대한건가?
아니면 번역이 좋아서?
이유를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확실한 건,
버지니아 울프를 어렵게 읽던 시절에는
버지니아 울프가 좋은 작가인지 잘 몰랐는데,
잘 읽히는 지금은
버지니아 울프가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점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