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 2 대우고전총서 20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 아카넷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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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22.순수이성비판2-칸트

책을 다 읽고 소리 높여 외쳤다. '드디어 다 읽었다고'. 하지만 환호는 잠시 뿐이었다. 읽은 내용을 되돌아보니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다 읽은 게 맞나? 분명히 읽었는데 왜 내용이 기억이 안 나지? 어쩌면 나는 <순수이성비판>을 읽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책을 잠시 스쳐지나갔을 뿐인지도. 다른 말로 하면 책의 문자를 잠시 훑고 지나간 것인지도. 이 정도까지 왔으면 이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좀 더 읽기 쉬운 번역본을 읽고 싶다는. 아무리 <순수이성비판>이 어려운 책이라고 해도 이렇게 이해를 못할 수가 있나? 그렇다고 번역자 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번역자는 나름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번역을 했을 것이고, 그 생각을 내가 이러쿵 저러쿵 뭐라고 평가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척박한 번역환경에서 이런 책을 번역해 준 게 고맙기도 하고. 비록 내가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을 맴도는 건, '좀 이해가 되고 알 수 있는 번역을 읽고 싶다'는 욕망이다. 더 나아가서 나는 갈망한다. 내가 이해할 수 있고 알 수 있는 번역본을 읽을 수 있기를.

*이 책에 별점 다섯 개를 준 건, 책 내용이 좋아서도 아니고, 책에 재미를 느껴서가 아니다. 내가 이런 책을 읽었다는, 그 노고와 고생에 대한 포상의 개념으로 별점 다섯 개를 준 것이다. 고생했다는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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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텔게우스 2020-10-29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을 축하드립니다. ㅎㅎ

한국칸트학회에서 번역한 한길사 칸트전집도 곧 출간된다고 합니다.

짜라투스트라 2020-10-29 10:0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그 책도 나오면 읽어봐야겠네요. 제발 제가 읽으면서 책이 이해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