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스터 시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갑자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야기를 글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번도 축구와 관련해서, 그것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관련해서 글을 써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내 마음대로 쓰기로 했다. 내 마음대로 시작해서 내 마음대로 결론 내리는 식으로. 어차피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는 이런 글쓰기에서 용감할 수밖에 없으니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레스터 시티와 붙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우연히 봤다. 보고나서 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진짜 이기기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대영으로 이겨서 다행인 게임. 스쿠아상으로만 이긴 게임. 지거나 비겨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게임. 겨우겨우 이기고, 이겨서 다행이지만, 이렇게 이겨서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 회의가 드는 게임. 앞으로의 험난한 미래를 내다보게 만드는 게임.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쩌다 이렇게 된 것일가?

확실한 게 있다. 지금 내 눈앞에서 축구를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내가 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니다. 박지성이 활약하던 맨유가 아니고, 퍼거슨의 맨유도 아니다. 긱스와 베컴이 측면을 뛰어다니던 맨유가 아니고, 반니스텔루이와 호나우도가 웨인 루니가 골을 넣던 맨유도 아니다. 스콜스가 중앙에서 패스를 찔러 넣던 맨유가 아니고, 로비킨이 터프하게 중원을 누비던 맨유가 아니다. 퍼디난드와 마티치가 죽어라고 헤딩 경합을 하던 맨유가 아니고, 에브라가 날카롭게 오버래핑을 하던 맨유가 아니다. 슈마이켈과 반 데 사르와 마르테즈가 골문을 지키던 맨유가 아니다.

내 눈 앞의 맨유는, 필드골을 넣기기 쉽지 않은, 공격에서 창의력을 찾아보기 힘든, 날카로움도 갖추지 못한, 너무 무디고 무뎌서 상대방의 수비를 뚫기가 쉽지 않은, 공격력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허약하고 무기력한 공격을 하는 팀이다. 수비의 무게감은 어떤가. 지금의 맨유 수비진의 힘은 상당히 떨어져 있다. 그나마 올해 영입한 완비사카와 맥과이어가 수비에서 잘 버텨주는 게 다행이랄까. 언제 은퇴할지 모를 윙백 애슐리 영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센터백 란델뢰프는 번번히 상대방을 놓쳐 위기를 초래하기에 버텨주면 다행이다. 백업 수비진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이런 수비진에게 프리미어리그 최상위권의 수비력을 기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어쨌든 내가 아는 맨유가 아니라도, 이 팀이 맨유라는 이름을 가지고 올시즌을 나가야 하는 것이 당면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팀이 계속 게임을 한다는 말인데... 내가 맨유팬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말밖에 안 나온다. 그말밖에 내가 할말이 없다. 이것이 내가 맨체스터와 레스터 시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마지막에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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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9-1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거슨 시절의 맨유가 넘사벽급 수준을 보여줬어요. 지금의 맨유 팬들은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속이 타들어 갈 것입니다.. ^^;;

짜라투스트라 2019-09-16 16:56   좋아요 0 | URL
그렇겠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