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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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생각을 한답니다.

내가 백발의 노인이 되었을때 문득 내 인생의 대부분을 이 작은 책상앞에서 모두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얼마나 슬플까!! 하구요..,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 두려움이 더해져 갔답니다. 이 노인네는 100세나 먹었어도 창문을 뛰어내리는데 나는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걸까!!!! (책 읽으신분들, 동감하지 않나요!)
아무튼 이야기는 제목처럼 100세 생일을 맞이한 알란 칼손이라는 노인이 양로원 창문을 뛰어넘으면서 시작된답니다.
다른분들 서평으로 스토리가 참 휘황찬란하다는 정도는 알고있었지만, 이정도로 버라이어티할줄은 몰랐거든요.
미처 신발도 챙기지 못한채 아픈 다리로 슬리퍼를 끌며 양로원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어나온 노인은 우연히 다른 사람의 가방을 하나 맡게되는데 또 이걸 생각치도 않은 곳에 생각치도 않게 가지고 가면서 일이 점점 커지게되지요.
100세 노인의 생일 파티를 준비했던 양로원에서는 이것이 노인 실종사건으로 번졌고 노인이 가져간 그 가방안에는 실은 5천만 크로나가 들은 갱단의 돈가방이였는데 돈가방을 찾으러 온 갱단을 또 우연치 않게 사망에 이르게 하고!!
노인에게 도움을 준 율리우스와 율리우스가 섭외해온 운전기사이자 前핫도그장수 베니와 다시 새로운 여행길에 오르며 노인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답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스토리가 꼬일수 있어요 ^^)
아! 서커스 단에서 탈출한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언니 구닐다 아주머니도 빼먹을수 없네요!
 
아무튼 일이 꼬여 경찰과 갱단에 쫏기는 지금이나 노인의 지난 백년이나 모두 남들은 상상도 못하는 삶이랍니다.
과거에 그는 폭약 회사에 취직을 했었는데, 스페인 내전에서 우.연.히 공화파 사람들을 돕다가 다시 우.연.히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여 신임을 얻기도하고, 미국 과학자들에게 핵폭탄 제조의 결정적 단서를 주기도 하고, 마오쩌둥의 아내를 위기에서 건져 내기도하며, 스탈린에게 밉보여 블라디보스토크로 노역을 갔다가 북한으로 탈출해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을 만나기도 하지요.
다른건 모르겠지만 알란 칼손이라는 이 노인의 행동에는 남다른 점이 두개 있긴있었답니다.
바로 어려움속에서도 잊지않는 여유랄까요.
어떤 면에서는 그가 정치적 성향이 없어 자신의 의견이 없는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앞으로 일어날 일 혹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일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않는다는 점이 눈에 띄였답니다. 그가 결코 화내는 법이 없던 것도 이때문 일테지요. 그냥 인생의 순리에 따르는사람처럼 보였어요.
그리고 또 하나는 그는 정직했다는 점이예요. 만나는 사람에게 모든 솔직하게 이야기하지요. 절대 남을 속이는 일이 없었어요. 단지 몇가지 생략했을뿐 ^^ (물론 나중에 경찰에 잡히면서 검사 앞에 섰을때는 약간의 거짓말과 횡설수설이 난무했지만 그건 처한 현실이 그러했기에 이해하는걸로 ~ 넘어가지요.)
 
책은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책장이 넘어가서 금세 읽혀져요. 이 방대한 내용이 어떻게 영화화 되어서 개봉될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은 이상 영화를 기대하지 않을수 없겠네요.
그저 제 생각이지만 그가 창문을 넘어 도망칠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 바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뒤로하고 양로원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마지막을 장식할수 없었기때문 아닐까요!
저도 하루 빨리 이 책상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왠지 간절해지는 스토리였습니다. 재미있어요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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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 - 2014 서점 대상 2위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3
기자라 이즈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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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카레, 내일의 빵은 작픔성과 인기를 겸비한 TV 드라마 작가 부부가 9년동안 공들여 완성시킨 첫 소설이라네요.

일본 TV드라마에서 이 작품도 곧 만나볼수 있다고 하니까 읽기전부터 기대가 많았던 책이예요.

그리고 책을 읽을때는 이게 어떤 주인공을 가지고 어떻게 전개될것인가... 혼자 드라마를 머릿속에 그려가며 읽었지요. 내 맘대로 주인공을 심어보기도하구요 ^^

주인공이라고 누구 하나 꼽기는 그렇지만 암튼 데쓰코는 19살에 결혼을 했었어요.

헌데 남편 가즈키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시부, 즉 시아버지와 그대로 함께 살고 있답니다.

데쓰코가 가즈키와 결혼하게 된것은 실은 부모님의 집에서 나오고싶었던 마음이 컸었어요. 그렇다고 부모님과 특별히 사이가 나빴던 것은 아니였지만 저도 19, 20살 그 시기에 독립적이고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하는 마음이 가득했던게 생각이 나 그 마음 조금 이해가 되었답니다.

의지했던 남편이 떠나고 지금 데쓰코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다시 결혼을 한다는건 - 아니 새로운 가정을 만든다는건 어쩐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답니다.

또 다시 자신의 보금자리가 깨져버릴까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봐 두려운 마음이 있던게 아닐까요 -

 

 

"내게는 불가능해. 행복한 가정의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아."

거기까지 말했을 때 데쓰코는 깨달았다. 지금까지 모른 척 했다는 사실을. 말하면 모든 것이 우르르 소리 내며 무너질 것만 같아 두려워서,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는 걸.

"나, 사실은 가족이란 게 싫어."

 

 

하지만 반대로 무기력과 친구의 죽음과 부재로 인한 막막함속에서 다시 희망을 찾는 다카라 라는 인물도 등장하네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살 생각이에요."

 

 

아는 분이 그러더라구요. 평탄하기만 한 인생 길이 뭐가 재미있겠느냐구요.

어쩔땐 힘들어서 헥헥거리며 산도 올라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걷기도하고 뛰기도해야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을때 이야깃거리가 있지않겠느냐구요.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고 어려운 문제로 고민하며 살아가는데 나만 불행하다고 나만 힘들다고 투덜거렸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세상에는 손해도 없고 이득도 없어."

 

 

사람들은 항상 미래를 먼저 알고 싶어하지만, 정작 미래를 알고 있다면 사람들은 희망이라는걸 갖고 살아갈수있을지 .. 잘 모르겠어요. 지금이 힘들어도 희망이라는 것은 생각치도 않았던 곳에서 발견할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지금은 열심히 살아가야겠지요.

언제까지? 지.쳐.쓰.러.질.때.까.지!

 

간만에 감정이입 제대로 해가며 열심히 읽었네요.  일일연속극 처럼 편안하게 읽히는데 그 일상의 이면에 삶의 무게와 그것을 묵묵히 이겨내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잘 나타난 작품이였습니다. 재미있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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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 기독교를 위한 변증 Echo Book 3
블레즈 파스칼 지음, 조병준 옮김 / 샘솟는기쁨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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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다. 종교를 통해 힘들때 의지할 곳을 찾고 믿음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이지만 왠지 나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쭉 무교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가 모두 옳고 좋은 말씀인건 알고있으나 한번도 정독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왠지 이 책만큼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천재 수학자가 말하는 기독교를 변증하는 책이라고하니, 왠지 모르게 끌리는 느낌이 있던것같다.  

우선 책을 읽기전에 천재 수학자 파스칼에 대한 검색을 해보았다.  

파스칼은 프랑스의 수학자, 물리학자, 발명가, 철학자, 신학자 였다고 한다. 계산기를 발명하였고 확률론, 수론(數論) 및 기하학 등에 걸쳐서 공헌한 바가 컸던 그는 처음에는 자유사상가들과 어울렸으나 종교적 체험 이후 수도원에 들어가 신앙의 깊이를 더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가 만들어낸 책들중 팡세(Pensees)는 파스칼이 몇몇 지인을 위해 기독교를 변증하려고 집필하였으며, 그가 37세 생을 마칠 때까지 계속되었고, 완성하지 못하였으나 사후에 편집자에 의해 '팡세'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파스칼의 팡세 924편 중에서  죄, 인간, 은혜,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믿음, 그리스도교, 교회, 예언, 기적, 성경 사유 이렇게 열 두가지 주제로 342편을 가려 뽑아 재구성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러한 종교에 관한 책이겠거니 했는데, 하루 한 편씩 읽어나가는 명언집처럼 짧고 인상깊은 이야기들은 나에게는 작은 충격들을 안겨주는 시간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내가 평소에 바라보던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질문을 동시에 풀어주는 열쇠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나는 딱 한번 호기심에 교회에 들어가 본적이 있는데, 당시 초등부를 맡고 계시던 선생님께 보이지도 만질수도 없는 존재를 왜 믿는냐고 선생님은 만나본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선생님은 꿈 같은 실제에서 그 실체를 보았다고 답했다. 어린 마음에 나는 그것이 어린 나를 속이는 거짓일거라고 생각해서 화가 나 다시는 그곳에 발걸음 하지 않았었는데, 파스칼은 1654년 어느날 하나님의 임재속에서 무한한 사랑을 체험했다고 한다. 아... 그렇다면 당시 선생님의 말씀이 사실이였을수도 있지 않을까.

또 평소에 기독교에 대해 궁금했던 것 중 하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자는 왜 구원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문이였다. 책을 읽고나서 명확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그 부분을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몇몇 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지만 그래도 기독교를 알기위해 시도했던 첫 책으로 참 잘 선택했던것같다.  

 

인간이 눈앞에 벌어질 심판을 근심하지 않고, 심심풀이로 소일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이야말로 하나님의 손을 무겁게 만든다.

당신은 '내가 예배드리기 원한다면 하나님이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하나님은 이미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당신이 그 신호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으므로 지금이라도 깨우쳐야 하며,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세상은 하나님의 은혜와 심판을 실현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다. 인간은 하나님의 피조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대적하려고 하나, 하나님은 그분을 갈망하고 따르려 하는 자에게 대적하던 길을 돌이키기에 충분한 빛을 은혜로 주신다. 그러나 그분을 갈망하고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그에 합당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인간이 스스로 교만, 욕망, 정욕, 연약함, 비참함, 불의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면, 그는 진실로 눈 먼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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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uh1029 2019-06-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록지금 교회를 안가시지만 하나님의 존재를 향한 깊이 있는 사색을 하셨음을 느낍니다.언제가 그분의 음성에 문앞에서 노크하고 계심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악어에게 친구가 생겼어요 사랑해, 사랑해 3
발레리 기두 글, 실비 세르프리 그림, 하소희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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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어요.

햇볕이 강물위로 내리쬐고 있었고, 늙은 악어 크라코는

마치 움직이지 않는 물체처럼 물 위로 둥둥 떠다니고 있었어요.

 

 

 

평화로와보이는 숲속 강물속에 몸을 낮춰 먹이감을 찾고 있는 악어의 모습.

여섯살 아들녀석이 악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면은 세계명작동화에서 본 진저브레이드맨의 모습이랍니다. 코 위에 진저브레이드맨을 올려놓고 강을 건너게 해주겠다면서 한입에 꿀꺽!

커다란 입과 뽀족뽀족한 이빨들이 왠지 무시무시한 느낌을 주잖아요.

하지만 사실은 그래서 악어는 더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러던 어느날 '짹짹!'하며 작은 새 한마리가 악어 크라코의 머리위로 내려 앉았어요.

깜짝 놀란 크라코가 물 밖으로 나오자 잡으려했던 노루가 달아났고 크라코는 화를 내는데, 작은 새는 악어의 입속에 있는 찌꺼기를 남김없이 먹어서 깨끗하게 해주겠다고 말하네요.

악어와 악어새는 공생관계라고 하는데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나.. 했는데 책을 좀 더 읽어보니까 악어새의 방문이 외롭던 크라코에게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시작이 된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들이란 참 소중한 존재잖아요. 함께 어울리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도움을 받기도 해가며 살아가는 방법을 먼저 알려줘야하는데 남들보다 더 빨리 더 잘 해야한다고 강요해야하는 요즘의 교육의 현실이 조금 안쓰러워지기도하네요..

 

특히 요즘은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져서 마음에 맞는 좋은 친구를 하나 얻기가 얼마나 힘든가요, 

아이 어릴때만이라도 이렇게 따뜻한 책 읽어주는 시간을 자주자주 가져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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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향하여 - 제4회 살림문학상 논픽션부문 당선작
윤미현.이소정 지음 / 살림Friends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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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전국 53개의 고교야구팀 중 53위다. 창단이래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만년 꼴찌 팀이다.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는 그동안 1년에 단 한 차례만 공식대회에 출전해왔다.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 홍준석은 중학교때까지 일반학교를 다니다가 충주성심학교로 전학오게되었으며 (책속 표현에 의하면 엄마가 버렸다고 ^^;;) 박정석 선생님의 끈질긴 구애(!)때문에 야구부에 들어가게 된다.

실은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하고 있는 화장실 청소를 빼줄테니 들어오라는 뒷거래가 있었지만 뭐 그런건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잘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존재감이 없이 살던 준석이 야구부 22번 등번호를 달면서 달라졌기 때문이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단이 특별한 이유는 선수들이 모두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거나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두지 못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모두들 당.연.히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이들이 하고 있기때문이다.

경기에 집중을 하다보면 감독의 지시는 커녕 같은 팀의 의도도 읽을 틈이 없을때가 많다. 그래서 우승은 꿈같은 이야기라는걸 알고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야구를 한다.

 

"아파, 잉잉"

"아픈데 왜 야구해?"

"좋아, 야구 좋아"

 

이곳은 교장선생님도 특별하다. 4년전, 장명희 교장수녀님은 야구부를 해체하라는 미션을 받고 이 학교에 부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선두로 나서고있다.

교장수녀님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야구단의 시합을 - 태어나 처음 야구관람을 - 하고 난 후였는데, 첫 번째는 지고도 분해하지 않고 당연한 결과였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선수학생들의 태도와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였다.

충주성심학교 아이들은 약 80%가 결손가정이나 생활보호대상 가정 출신이고, 약 30%는 청각장애인 부모님을 두고있다.

애초에 스스로 비용을 감당하며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거다.

이때부터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교장선생님은 직접 야구부 창단 멤버였던 박정석 샘을 다시 야구부장으로 모셔왔고, 야구부 매니저를 영입하고, 야구부 살림을 위해 앵벌이(!)를 시작했다. 여기서 말하는 앵벌이란 충주성심학교에 부임하기전 20여년동안 성서강독을 하며 전국에 이름을 날렸는데 주로 그때 길러낸 제자들의 목을 비틀어 지원금을 받아내는 일이였다.

 

조금 찡한 장면들도 있다.

"일반 학생들도 공을 맞으면 아파. 아파도 참고 막아. 그런데 너희들은 어때? 아플 거 같으니까 미리 피해. 무슨 차이가 있어? 마음. 마음의 차이야. 너희에게는 지금 이걸 꼭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없는거야. 나는 청각장애인이기때문에 실수해도 괜찮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할수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변화해야해. 생각을 바꿔야해."

 

얼굴 수화처럼 책속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실제로 주인공 홍준석의 시선 같아서 읽는 동안 참 재미났었다. 야구는 교장수녀님 만큼 나도 잘 모르지만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훈련하고 성장해왔는지 눈으로 읽다보니 어느새 나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1승을 거두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모두들 얼마나 기쁘고 얼마나 감격해 할까... 그 모습이 눈에 막 그려지는했다.    

책은 준석이와 야구팀이 출전한 열 두 경기와 준석이의 성장과정 등을 담고 있는데 중간에 어머니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책은 mbc다큐스페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원작으로 하여 각색했고 일부는 창작된것이라고 한다.

책 뒷편에 방송분 DVD가 있어서 실제 주인공의 얼굴과 야구부의 내용을 확인해 볼 수있다.

 

청소년 성장소설같기도하고 다큐를 직접 보는것같기도하고 ^^ 야구도 모르고, 좋아하지도않고, 청각장애인에대한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이 책은 읽어볼 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매일 아이에게 어떤걸 가르처야할까 무엇을 배워야할 시기인가에 대해서만 늘 생각해왔었는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할때 가장 빛나는지 꿈을 찾아주는게 아닐까.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는 이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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