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성심학교 야구부, 1승을 향하여 - 제4회 살림문학상 논픽션부문 당선작
윤미현.이소정 지음 / 살림Friends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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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전국 53개의 고교야구팀 중 53위다. 창단이래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만년 꼴찌 팀이다.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는 그동안 1년에 단 한 차례만 공식대회에 출전해왔다.

 

책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 홍준석은 중학교때까지 일반학교를 다니다가 충주성심학교로 전학오게되었으며 (책속 표현에 의하면 엄마가 버렸다고 ^^;;) 박정석 선생님의 끈질긴 구애(!)때문에 야구부에 들어가게 된다.

실은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하고 있는 화장실 청소를 빼줄테니 들어오라는 뒷거래가 있었지만 뭐 그런건 아무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잘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존재감이 없이 살던 준석이 야구부 22번 등번호를 달면서 달라졌기 때문이다.

충주성심학교 야구단이 특별한 이유는 선수들이 모두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라거나 단 한 차례도 우승을 거두지 못해서가 아니다. 사람들이 모두들 당.연.히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이들이 하고 있기때문이다.

경기에 집중을 하다보면 감독의 지시는 커녕 같은 팀의 의도도 읽을 틈이 없을때가 많다. 그래서 우승은 꿈같은 이야기라는걸 알고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야구를 한다.

 

"아파, 잉잉"

"아픈데 왜 야구해?"

"좋아, 야구 좋아"

 

이곳은 교장선생님도 특별하다. 4년전, 장명희 교장수녀님은 야구부를 해체하라는 미션을 받고 이 학교에 부임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선두로 나서고있다.

교장수녀님이 마음을 바꾼 이유는 야구단의 시합을 - 태어나 처음 야구관람을 - 하고 난 후였는데, 첫 번째는 지고도 분해하지 않고 당연한 결과였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선수학생들의 태도와 두 번째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였다.

충주성심학교 아이들은 약 80%가 결손가정이나 생활보호대상 가정 출신이고, 약 30%는 청각장애인 부모님을 두고있다.

애초에 스스로 비용을 감당하며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던거다.

이때부터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교장선생님은 직접 야구부 창단 멤버였던 박정석 샘을 다시 야구부장으로 모셔왔고, 야구부 매니저를 영입하고, 야구부 살림을 위해 앵벌이(!)를 시작했다. 여기서 말하는 앵벌이란 충주성심학교에 부임하기전 20여년동안 성서강독을 하며 전국에 이름을 날렸는데 주로 그때 길러낸 제자들의 목을 비틀어 지원금을 받아내는 일이였다.

 

조금 찡한 장면들도 있다.

"일반 학생들도 공을 맞으면 아파. 아파도 참고 막아. 그런데 너희들은 어때? 아플 거 같으니까 미리 피해. 무슨 차이가 있어? 마음. 마음의 차이야. 너희에게는 지금 이걸 꼭 잡아야겠다는 마음이 없는거야. 나는 청각장애인이기때문에 실수해도 괜찮아.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할수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변화해야해. 생각을 바꿔야해."

 

얼굴 수화처럼 책속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실제로 주인공 홍준석의 시선 같아서 읽는 동안 참 재미났었다. 야구는 교장수녀님 만큼 나도 잘 모르지만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훈련하고 성장해왔는지 눈으로 읽다보니 어느새 나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1승을 거두는 장면이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모두들 얼마나 기쁘고 얼마나 감격해 할까... 그 모습이 눈에 막 그려지는했다.    

책은 준석이와 야구팀이 출전한 열 두 경기와 준석이의 성장과정 등을 담고 있는데 중간에 어머니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책은 mbc다큐스페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원작으로 하여 각색했고 일부는 창작된것이라고 한다.

책 뒷편에 방송분 DVD가 있어서 실제 주인공의 얼굴과 야구부의 내용을 확인해 볼 수있다.

 

청소년 성장소설같기도하고 다큐를 직접 보는것같기도하고 ^^ 야구도 모르고, 좋아하지도않고, 청각장애인에대한 관심도 별로 없었지만 이 책은 읽어볼 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매일 아이에게 어떤걸 가르처야할까 무엇을 배워야할 시기인가에 대해서만 늘 생각해왔었는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건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할때 가장 빛나는지 꿈을 찾아주는게 아닐까.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는 이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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