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들을 읽다보니 의도치 않게 이 책을 거의 1달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수면에 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잠깐잠깐 읽어보았지만 뭔가 체계적이고 좀 더 입체적으로 읽어보기에는 이 책 속에 컬러 그래픽 이미지들이 함께 첨부되어 있어서 좀 더 좋은 것 같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못했지만 p.24에 자신의 수면 패턴이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 알아볼 수 있는 설문지가 소개되어 있다. 인터넷에 ‘아침형 저녁형 질문지‘ 라고 검색해보니 책에 나오는 사이트로 링크가 연결되어 있어서 직접 설문에 참여해볼 수 있었다. 참고로 나는 아침형이 나왔다. 그리 오래 걸리는 설문이 아니기에 잠깐 시간 날 때 한 번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p.36에는 ‘수면 일지‘라고 해서 자신의 잠을 가시화해보라는 아티클이 나오는데, 이는 자신에게 적절한 수면시간이 정확히 몇 시간인지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는 약 2주 정도의 데이터를 기록해보고 평균을 내볼 것을 권하고 있다.

p.38에는 기분 좋게 푹 자는 ‘쾌면‘을 하기 위한 다양한 팁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내가 과거에 수면의 질이 왜 그렇게 나빴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질 좋은 수면에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몸으로 체득했던 암묵적 정보들을 형식지인 이 매거진의 글을 통해서 정확하게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논렘수면 뒤에는 렘수면이 이어진다. 렘(REM)이란 급속 안구 운동을 의미하는 ‘Rapid Eye Movement‘의 약어이며, 그이름대로 수면 중 안구가 짧은 간격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 P20

척추동물 가운데 렘수면을 하는 것은 주로 포유류와 조류이다. - P20

포유류와 조류가 각각 진화하는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렘수면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 도마뱀의 일종 등 일부 파충류에도 렘수면이 나타난다. - P21

흥미롭게도 렘수면 중의 뇌는 수면 중에도 불구하고 각성때(깨어 있을 때)와 가까운 상태에 있다. 렘수면 중의 뇌파를 보면 각성 때와 마찬가지로 짧은 간격으로 진동한다. 나아가 렘수면 중의 뇌에서는 각성 때보다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역이 여럿 있다는 사실이 뇌 활동의 가시화 기술로 밝혀졌다. - P20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기묘한 꿈, 희로애락이나 불안 등 감정을 수반하는 꿈의 다수는 렘수면 중에 꾼다고 알려져 있다. - P20

렘수면 중의 뇌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에 관계하는 ‘전전두영역‘의 활동이 낮아지는 한편,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시각 연합 영역‘과,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들이 렘수면 중의 꿈과 관계한다고 생각된다. - P20

단, 논렘수면 중에도 꿈(어렴풋한 추상적인 꿈)을 꾸는 경우가 있다. - P20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도 렘수면 중 활발하게 활동한다. 논렘수면과는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렘수면 또한 일시적인 기억의 고정에 관계하리라고 생각된다. - P20

예전부터 수면은 ‘투 프로세스 모델‘이라는 가설로 설명되었다. 투 프로세스, 즉 두 과정에 의해 수면과 각성의 사이클이 이루어진다는 가설이다. - P22

첫째는 수면 욕구의 강도인 ‘수면압(睡眠壓)‘이며, 각성되어 있는 동안 차츰 비축되어 간다. 수면압이 충분히 축적되면 수면이 시작된다. 그리고 잠을 자므로써 수면압이 해소된다. 수면압의 축적과 해소는 충분히 물이 고이면 기울어져 물을 토해 내는 대나무통에 견줄 수 있다. - P22

두 번째 과정이 약 24시간 주기의 ‘생물 시계‘이다. 생물 시계는 수면압의 축적과는 독립적으로 각성 신호의 파동을 만든다. 이 각성 신호는 오후 9시 무렵 피크를 맞이하고 그 후 약해진다. 그러면 수면이 시작되며, 수면압이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수면이 계속된다. - P22

크로노타입이 아침형인 사람은 생물 시계가 조금 짧기 때문에 각성의 파동이 약해지는 시각이 앞당겨진다(저녁형은 그 반대로 느려진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있어도 아침에 빛을 쪼임으로써 생물 시계가 재설정된다. - P22

수면 부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날마다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 P24

‘몇 시간 자느냐‘도 중요하지만 ‘몇 시에 자느냐‘도 중요하다. - P24

인간의 몸에는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생물 시계‘가 갖추어져 있어 잠이 오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 약 24시간이라는 주기는 평균값이며, 실제로는 개인차가 있다. 그리고 주기가 24시간보다 조금 짧은 사람은 잠이 오는 시각이 빨라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이 된다. 반대로 생물 시계의 주기가 24시간보다 조금 긴 사람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이 된다. - P25

아침형이냐 저녁형이냐 하는 수면의 유형을 ‘크로노타입 (chronotype)‘이라고 한다. "크로노타입은 300개 정도의 유전자조합으로 정해진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선천적으로 저녁형인 사람이 자신의 노력으로 아침형으로 바꾸기는 본질적으로 어렵다." - P25

크로노타입은 나이에 따라서도 변한다. 10대 이후에는 유소년기에 비해 저녁형이 되기 쉽다. 그 후 40~50대에 아침형으로 돌아가며, 나이가 들면서 아침형의 경향이 강해진다. - P25

나이가 들면 기초 대사량이 줄며, 젊을 때처럼 활발히 움직일 일도 적어지기 때문에 짧은 수면으로도 충분하다. - P26

나이가 들면서 생물 시계도 변한다. 생물 시계의 사이클은 원래 24시간보다 약간 길지만 나이가 들면 서서히 짧아진다. 생물 시계의 사이클이 짧아지면 그만큼 아침에 일찍 깬다. 그와 반대로 생물시계의 사이클이 길어지면 아침잠이 많아진다. - P26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의 야간 분비량이 줄어들어 밤낮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고령자는 밤에 깊게 잘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서 도중에 일어나거나 낮에 졸리기 쉬워진다. - P27

나이만이 아니라 성별에 따라서도 수면의 특징이 달라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의 하나인 ‘프로게스테론‘에 졸음을 유발하는 작용이 있다. - P27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에서부터 월경 직전까지 분비량이 늘었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줄어들기 때문에 월경 전의 시기에는 졸음을 느끼기 쉬워진다. 또 임신하면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대량으로 분비되는 까닭에 임신 초기에는 졸음이 강해진다. 이들 여성호르몬은 출산이 다가옴에 따라 조금씩 줄어든다. - P27

한편 갱년기(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 약 5년 기간)가 되면 불면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늘어난다. 이것은 발열과 안면 홍조 등의 불쾌한 신체 증상과, 자녀의 독립과 부모 봉양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깊게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폐경 후에는 여성 호르몬의 분비량이 크게 줄어든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생기기 쉬운 점도 수면의 질이 악화되는 원인의 하나이다. - P27

월경 전에 심신의 부조화가 일어나는 ‘월경 전 증후군 (PMS)‘ 증상의 하나로 수면의 변화를 겪는 여성이 많다. 에스트로겐은 월경 시작과 함께 증가해 배란 전에 정점에 이르지만,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후의 ‘황체기‘라는 시기에정점을 맞는다. 프로게스테론은 심부 체온을 높이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황체기에는 심부체온의 고저 변화가 없어진다. 그러면 수면이 얕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 P27

오렉신은 사람이 안정적으로 계속 각성하기 위해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 - P28

뇌의 시상하부에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부위가 있는데 이것을 ‘각성 중추‘라고 한다. 각성 중추에 있는 신경 세포의 표면에는 오렉신의 수용체가 있다. 여기에 오렉신이 결합하면 각성 신호가 만들어져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 P28

각성해 있는 동안 계속 비축되다가 수면에 의해 해소되는 ‘졸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 유력한 후보로 생각되는 뇌 속의 현상을 일본 쓰쿠바 대학교의 류칭화(劉淸華) 교수, 야나기사와 교수 등의 연구팀이 2018년에 발견했다. ‘스닙스(SNIPPs)‘라고 명명된, 뇌 속에 있는 80종의 단백질에서 보이는 화학 변화이다(SNIPPs:Sleep-Need-Index-Phosphoproteins, 수면 요구 지표 인산화 단백질). - P30

스닙스 가운데 무려 69종이, 신경 세포가 다른 신경 세포에 신호를 전하는 ‘시냅스(연접)‘라는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 P31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스닙스는 계속 각성해 있는 동안 차츰 ‘인산화‘라는 화학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스닙스 인산화는 수면에 의해 해소된다. 이런 스닙스의 움직임은 바로 졸음의 실체에 어울리는 것이다. - P31

"스닙스의 인산화는 ‘졸음의 대나무통‘의 물에 해당한다고 생각된다. 그 인산화의 해소에 걸리는 시간이 그 사람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 그 자체일 수도 있다." - P31

이 생각이 옳다면, 수면 부족이 거듭된 ‘수면 부채‘ 상태에 있는 뇌에서는 인산화된 스닙스가 해소되지 않고 축적되며, 그때문에 시냅스의 작용이 뇌 전체에서 비효율적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스닙스의 발견에 의해, 신경 과학 최대의 블랙홀 규명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31

알람을 맞추지 않았는데도 신기하게 정해진 시간에 잠이 깬다. 혹시 그런 적이 있었는지? 이럴 때 ‘정확한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 P32

생물학 · 의학에서 말하는 생물 시계란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메커니즘‘을 말하며, 전문적으로는 ‘개일 리듬 [서캐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한다. 이 생물 시계의 리듬을 뒤에서 지배하는 것이 몸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이다. - P32

생물 시계의 진행에 따라 수면 또는 각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도 한다. - P33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에는 우리를 잠으로 끌어들이는 ‘멜라토닌‘과 각성을 촉진하는 ‘코르티솔‘ 등이 잘 알려져 있다.  - P33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생성, 분비된다. 그 분비량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에, 낮에는 적고 밤에는 증대한다. 그 결과 졸음이 오는 것이다. 또 멜라토닌은 심부 체온의 저하에도 관계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P33

멜라토닌과는 반대로 햇빛을 쬐면 분비되는 것이 멜라토닌의 기원이 되는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은 몸속에서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으로부터 합성된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 P33

한편 각성을 촉진하는 ‘코르티솔‘은 신장 가까이에 있는 부신 피질에서 분비된다. 코르티솔에는 운동을 할 때 활동하는 ‘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다. 교감 신경의 활동은 특히 낮에 활발해지지만, 부신 피질에서 분되는 코르티솔의 양은 오전 4시 무렵에 최대가 되고 오후 8시(20시) 무렵에 최저가 된다. 기상 조금 전에 분비량이 최대가 되는 것은 쉬고 있던 몸을 활동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 P33

"휴일에 평일보다 2시간 이상 많이 잔다면 그것은 벌써 수면 부채가 쌓여 있는 상태이다." - P37

평일과 휴일의 ‘수면 중앙 시각(취침부터 기상까지의 중간 시각) ‘이 달라지는 것을 ‘사회적 시차 미적응(social jet lag)‘이라고 한다. 이 상태에 있는지는 수면 부채를 안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가 된다. - P37

사회적 시차 미적응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시간에 잠을 자지 못함으로써 피로감 및 혼미함을 느끼게 된다. - P37

자연스럽게 잠들기 위해서는 체온도 중요하다. 잠이 들 때는 심부 체온이 낮아지고 피부 체온이 높아진다. 이것은 몸의 심부에서 피부로 열이 방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운동이나 목욕 같은 심부 체온을 높이는 행위는 수면 직전이 아니라 저녁부터 20시(오후 8시)에 하는 것이 좋다. - P38

잠들기 직전에는 밝은 빛을 쬐지 않도록 한다. 밝은 빛, 특히 휴대 전화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파장 460nm (나노미터) 정도의 푸른 빛]를 쬐면, 생물 시계를 제어하는 ‘교차 상핵‘이라는 뇌 부위에 영향을 미쳐 생물 시계가 1~2시간 정도 되감기게 된다. - P38

아침 햇볕은 쬐면 생물 시계가 리셋되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 P39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낮의 활동량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밥을 든든히 먹도록 한다. - P38

점심 식사를 한 후 졸릴 때는 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을 막기 위해 눕지 말고 앉은 채 자기를 권한다. 단, 밤의 잠이 부족해 낮에 졸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먼저 밤의 수면 시간을 확실히 확보하도록 한다. - P39

카페인은 졸음을 유발하는 신경에 작용해 졸음을 억제한다.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특히 민감한 사람은 취침 5~6시간 전부터 삼가도록 한다. - P38

식사는 수면 5시간 전 무렵까지 마치도록 한다. 위 속에 음식물이 남은 채 누우면,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단 너무 빨리 식사를 마치는 것도 문제이다.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렉신 신경‘은 혈당값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복일 경우 잠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P38

매일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면을 부르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 P39

먼저 자기 전에는 근육이나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격렬한 음악을 듣거나 잔혹한 영상을 보면 흥분해서 머리가 예민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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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에 유현준 교수의 《인문 건축 기행》과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을 읽었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출간 순서와는 역순으로 읽게 되었는데, 그나마 최근에 읽었던 《어디서 살 것인가》에서 나왔던 키워드가 ‘도시‘와 ‘공간‘이라는 것이었다. 동 저자의 책 중에《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와 《공간이 만든 공간》이라는 책 이렇게 2가지가 있어서 둘 중에 무엇을 먼저 읽어볼까 고민하다가 일단 좀 더 일찍 출간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늘 독서에서 여러가지 용어들이 많이 나오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된 키워드는 바로 ‘공간의 속도‘ 라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말이지?‘ 하면서 잘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저자가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나오는 운동에너지 공식을 인용하면서 에너지와 속도간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공간의 속도‘라는 것이 거리의 에너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수 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공간의 속도‘라는 말 다음으로 많이 나왔던 용어가 ‘이벤트 밀도‘라는 것이었는데 이는 100미터 구간 안에 있는 건물 입구의 수를 지칭하는 말로 저자가 걷고 싶은 거리와 걷기 싫은 거리를 설명할 때 사용한 개념이다. 여기서의 핵심은 이 밀도가 높을수록 걷고 싶은 거리라는 것인데, 본문을 읽으면서 저자의 설명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건축이야말로 전형적으로 통섭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든다. - P11

건축은 단순히 예술이 아니라 과학이며 경제학, 정치학, 사회학이 종합된 학문 - P11

통섭이 화두로 등장한 지 10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까닭은 문과와 이과로 분리된 교육을 받은 많은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들이 여전히 넘나듦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 P11

생물학자가 종의 기원과 진화를 말하듯이 도시도 기원과 진화의 관점에서 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 P12

도시라는 유기체 안에 사람이라는 유기체들이 살아간다. 둘은 끊임없이 공진화한다. - P13

에펠탑 앞에 서야 비로소 파리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건축물이 그 나라와 장소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 P15

건축물이 왜 그 나라 그 장소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일까? 그것은 건축물만큼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간 결정체는 없기 때문이다. - P15

모든 건축은 그 나라의 경제를 견인하고 문화를 이끄는 주체였다. - P16

건축물은 그 나라의 기술력과 재력을 보여 주는 과시의 상징이었다. 많은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반영되는 결정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건축물은 사람이다. 그리고 건축물은 그 나라와 그 시대의 단면을 보여 주는 그림인 것이다. - P16

그 지역의 지리적, 기후적인 특색이 반영된 일반적인 건축물들 역시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DNA를 보여 주는 결과물이다. 우리가 건축물을 이해하면 그 배경에 있는 문화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정치, 경제, 사회, 기술, 예술, 문화인류학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P16

괴테는 "건축은 얼려진 음악"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의 말대로 건축에는 음악처럼 리듬, 멜로디, 화음, 가사가 있다. 고딕 성당 안을 걷다보면 도열해 있는 연주들이 음악의 박자처럼 느껴지고, 스테인드글라스 그림의 이야기는 노래의 가사처럼 우리에게 말을 한다. - P16

이러한 리듬과 화음 같은 음악적 요소들은 조각품이나 그림에서도 느낄 수가 있다. 하지만 건축물만이 가지고 있는 특이한 전달 매체가 있다. 그것은 비어있는 보이드 공간이다.  - P16

보이드: void. 현관, 계단 등 주변에 동선이 집중된 공간과 대규모 홀, 식당 등 내부 공간 구성에서 열려 있는 빈 공간을 뜻한다. - P385

공간은 우주가 빅뱅으로 시작되었을 때부터 시간과 함께 있었던 존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공간이 없다면 빛도존재할 수 없다. 공간이 없다면 우리는 시간을 느끼지도 못할 것이다. - P17

건축은 이러한 공간을 조절해서 사람과 이야기한다. 이러한 보이드 공간은 건축의 도움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 P17

건축물이 만들어지기 전의 공간은 막연하다. 하지만 벽을 세우게 되면 막연해서 느껴지지 않던 공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처마가 만들어지면 비로소 처마 밑의 공간이 우리에게 편안한 안식을 준다. - P17

건축물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이성적, 감성적 행동들의 결집체이다. - P17

걷고 싶은 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휴먼스케일의 체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 P21

휴먼 스케일 : human scale. 인간의 체격을 기준으로 한 척도. 건축, 인테리어, 가구에서 적용하는 길이, 양, 체적의 기준을 인간의 자세, 동작, 감각에 입각해 적용한 것 또는 적용한 단위. - P385

걷는다는 행위는 평균 시속 4킬로미터로 이루어지는 경험이다. - P23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자동차가 발명되기 오래전부터 생성된 것으로, 도시 내 도로망들이 사람 혹은 사람의 보행 속도보다 약간 더 빠른 마차가 지나가는 길을 따라서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난 것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의 이동 수단은 느렸고, 그 느린 이동 수단 때문에 사람들의 시간거리가 길어지게 되고, 따라서 물리적인 도시의 도로망은 짧은 단위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로의 결절점이 더 자주 만들어지게 되었다. - P24

미국의 경우에는 자동차를 위해서 만들어진 도시가 대부분이다. 자동차는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 거리가 짧아지고 따라서 자동차를 위한 교차로는 가끔씩 있어도 되었고, 결과적으로 도시의 블록이 크게 구획되어지게 되었다. - P24

이 데이터가 말해 주는 것은 보행자가 걸을 때 미국 도시에 비해서 유럽도시가 더 자주 교차로와 마주치게 되고, 그 만큼 보행자는 더 다양한 선택의 경험 혹은 진행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난 도로의 공간감을 체험하게 된다는 말이다. - P24

교차로가 생겨날 때마다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의 경우의 수가 많이 생겨날수록 그도시는 우연성과 이벤트로 넘쳐나게 되는 것이다. - P24

상점의 수가 ‘n‘이라면 보행자가 겪을 수 있는 이벤트 경우의 수는 ‘2^n‘이 된다. - P25

다양한 경우가 있다는 말은 보행자가 다른 날 다시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다른 거리를 체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뜻함과 동시에 하루를 걷더라도 다양한 이벤트를 만날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위거리당 출입구의 수는 거리 체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질 수 있다. - P25

단위거리당 출입구 숫자가 많아서 선택의 경우의 수가 많은 경우를 ‘이벤트 밀도가 높다‘라고 표현해 보자. - P25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보행자 입장에서는 그의 세상(a world)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 P25

우리는 삶을 살 때 자신의 삶에 대해서 주도적 선택권이 있기를 바란다. - P26

거리에 다양한 상점 입구의 수는 TV 채널의 수나 인터넷의 하이퍼링크(Hyperlink) 수와 같다고 할 수 있다. - P26

이벤트 밀도는 그 거리가 보행자에게 얼마나 다양한 체험과 삶의 주도권을 제공할 수 있는 가를 정량적으로 보여 주는 척도가 될 수 있다. - P27

강남과 강북의 대표적인 거리의 분위기 차이는 그 거리가 형성되었던 방식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 P29

자연적으로 형성된 지역의 경우 주로 일반 주거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의 문화 및 환경적 요인의 변화로 인해 자연 발생적으로 거리가 형성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거리가 소규모 민간 자본에 의해서 작은 필지에 지어진 작은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물리적 조건 때문에 단위거리당 점포의 수가 많아지고 보행자들은 가게에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경우의 수가 높게 나왔다. - P30

도시 계획에 의해서 큰 규모의 필지와 자동차 중심의 도로로 정비된 지역에서는 거리를 구성하는 단위 건물의 규모가크다. 큰 필지에 한 개의 건물이 들어가고 거기에 한두 개의 입구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단위거리당 보행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30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조건은 도시 계획상의 필지 구획규모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음 - P30

PF(project finance): 돈을 빌려 줄 때 자금 조달의 기초를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사업주의 신용이나 물적담보에 두지 않고 프로젝트 자체의 경제성에 두는 금융 기법이다. 특정 프로젝트의 사업성(수익성)을 평가하여 돈을 빌려 주고 사업이 진행되면서 얻어지는 수익금으로 자금을 되돌려 받는다. 주로 사회 경제적 재산성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개발 관련 사업에서 PF대출이 이뤄진다. - P385

걷고 싶은거리는 결국에는 얼마나 자주 다양한 가게가 들어서 있느냐의 물리적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 P31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대형 콤플렉스 건물 (문화 상업 복합 시설)을 만들더라도 거리와 접한 면에는 작은 소규모 가게들이 많이 배치되도록 디자인해야 하는 것 - P31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 거리가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다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영위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P32

걷고 싶은 거리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 이벤트 밀도 외에 다른 특징은 없을까? ‘공간의 속도‘는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내는 정량화시킬 수 있는 거리의 두 번째 특징이다. - P32

우리의 공간은 태초부터 존재해 온 기본 값으로서 3차원으로 비어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생활하는 거리나 광장의 공간이나 우주의 비어있는 공간은 똑같은 공간이다. - P32

공간은 인식 불가능하지만 그 공간에 물질이 생성되고 태양빛이 그 물질을 때리게 되고 특정한 파장의 빛만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되면서 공간은 인식되기 시작한다 - P32

우리는 정지된 물리량인 도로와 건물을 만들고, 그로 인해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비어 있는 보이드 공간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 빈 공간에 사람과 자동차 같은 움직이는 객체가 들어가게 되면서 공간은 비로소 쓰임새를 가지며 완성이 된다. 이처럼 도로와 건물 같은 물리적인 조건 이외에 거리에서 움직이는 개체도 거리의 성격을 규정하는 한 요인이 된다. - P33

움직이는 개체들이 거리라는 공간에 에너지를 부여하기 때문에 움직이는 개체의 속도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물체의 속도는 그 물체의 운동에너지(E=1/2 X mv²)를 결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 P33

움직임의 개체가 없이는 공간에서 아무런 속도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 - P33

김아타의 작품 속 공간은 시간이 정지된 느낌인 반면 일상의 타임스퀘어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움직이는 물체가 주는 운동에너지이다. - P36

공간은 움직이는 개체가 공간에 쏟아붓는 운동에너지에 의해서 크게 변한다. - P36

공간은 어떠한 행위자로 채워지느냐에 따라서 그 공간의 느낌과 성격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변화의 요소는 모두 움직이는 것들이다. - P36

운동에너지는 질량에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의 절반이다(E=1/2 X mv²). 이 물리학 법칙을 보면 속도는 에너지의 제곱의 절반으로 영향을 미친다. 같은 질량의 물체가 움직이더라도 그 속도가 시속 1킬로미터에서 시속 4킬로미터로 4배가 되면 운동에너지는 8배가 된다. 속도가 시속 8킬로미터가 되면 운동에너지는 32배가 된다. - P38

따라서 같은 거리에 같은 수의 자동차와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면 그 거리의 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의 절반 값을 모두 모은 만큼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고스란히 거리라는 공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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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매일매일 행복해 - 장난꾸러기 푸바오의 일상 포토 에세이 ㅣ 슈푸스타 푸바오 이야기
강철원(에버랜드 동물원) 지음, 류정훈(에버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룹) 사진 / 시공주니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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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푸바오에 대해 자세히는 몰랐었는데 책에 나온 글, 사진, QR코드에 링크된 영상들을 통해 푸바오에 대해 더 알 수 있었고, 푸바오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푸바오와 사육사 할부지와의 관계를 보며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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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5-13 21: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바오 동생들도 있더라고요 ㅎㅎㅎ 그것도 두 마리 쌍둥이요 걔들도 가야 되는데 사육사님들과 팬들은 또 슬퍼지겠네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5-13 22:24   좋아요 1 | URL
아 푸바오 동생들도 있었군요. 이 책에 푸바오 동생들까지는 안나와서 몰랐네요ㅎㅎ 나중에 한 번 찾아봐야 겠어요!

서곡 2024-05-13 2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검색해 동영상 보실 수 있답니다 ㅋㅋㅋ 좋은 밤 되시길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5-13 22:36   좋아요 1 | URL
예 감사합니다. 서곡님도 좋은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평범한팬더 2024-05-14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딸도 푸바오푸바오하던데 저도 구입해봐야겠어요^^ㅋ

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5-14 23:33   좋아요 0 | URL
예 이 책이 포토 에세이라고 해서 글보다는 주로 사진이 많이 나오는 책이긴 하지만, 아이가 부담없이 보기에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 말고도 푸바오 관련 다른 책들도 몇 권 있던데 참고하셔도 좋을듯 합니다!
 

푸바오도 사람이랑 비슷한가 봅니다. 사춘기 아이들처럼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가끔씩 한다고 하네요. 아마도 관심받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p.108에는 푸바오가 화를 내는 듯한 사진이 한 장 나오는데, 마냥 귀엽기만 한 줄 알았던 푸바오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사람에게도 희노애락의 감정이 존재하듯이 푸바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p.112, p.113에는 ‘놀기 대장 푸바오‘라는 제목과 함께 지치지 않고 노는데 열심인 푸바오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사육사 할부지는 물론 노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한 번씩 휴식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냅니다. 사육사 할부지는 휴식의 중요성을 아는 것이죠. 쉬어줘야 키도 쑥쑥 크고 마음도 단단해진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푸바오에게만 휴식이 중요할까?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식을 통해 지친 몸을 회복하고 더 맑은 정신과 건강해진 육체로 일을 하는 게 일의 효율도 훨씬 더 좋아지고 더 나은 성과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이런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지쳐있는 상황인 경우 가능하다면 가급적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는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p.117에서는 푸바오가 지내는 주변 환경에 왜 나무들이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서인데, 푸바오는 사육사 할부지의 속마음도 모르고 나무를 깔아뭉개고 가지를 꺾는 장난도 서스럼없이 치나봅니다.

이런 푸바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난꾸러기들처럼 마냥 신나서 장난치는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푸바오나 어린 아이들이나 생김새는 달라도 천진난만함은 동일한 듯 합니다.

p.117의 마지막에 밑줄 친 문장은 짧은 문장이지만 굉장히 의미심장한 문장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야 판생(판다의 생애)이 행복해진다‘는 말, ‘그 하루하루가 모여서 평생의 행복이 된다‘는 말. 이는 푸바오의 판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에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말인듯 합니다. 상황에 관계없이 그 안에서 재미를 찾고 행복을 찾아나갈 때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아가는 인생들이 많이 있기에 다시금 마음을 고쳐먹고 인생에서 재미와 흥미를 발견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p.126에 나오는 에필로그에선 사육사 할부지가 그동안 정들었던 푸바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나옵니다. 이는 마치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모습을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인생과 달리 판생(판다의 생애)에선 사육사 할부지가 계속 옆에 있을 수는 없나봅니다. 책에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QR코드 링크를 통해 본 영상에 근거하자면 판다가 점점 자라서 어른이 되면 사육사의 안전 상의 문제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어쩔수 없이 판다를 독립시켜야 하는 이슈가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사람도 어릴때는 부모님과 함께 자라다가 어른이 되면 가정을 이루어 독립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독립하는 이유가 판다와는 약간 다르기에 인생과 판생이 비슷하면서도 어느정도는 차이가 있는듯 합니다.

어찌됐든 이렇게 사육사 할부지의 에필로그를 끝으로 이 책이 마무리 됩니다. 이 책이 포토에세이 형식이라 일반적인 다른 책들처럼 글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글과 사진 그리고 QR코드에 링크된 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푸바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덤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혹은 정 같은 감성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푸바오 관련된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로 저도 모르게 정이 든 것 같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푸바오에 열광했는지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가끔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할 때가 있어요. 배가 고프거나 기분이 언짢으면 먼저 바닥으로 내려와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그 다음엔 살짝 뛰어 보기도 하고요. 이 정도만 되어도 할부지는 푸바오가 원하는게 있다는 걸 눈치채고 다가갑니다. 이럴 땐 꼭 푸바오가 사춘기 아이같아요. - P105

만약 할부지가 나타나지 않으면 푸바오는 데굴데굴 구르기를 하며 할부지가 심어 놓은 유채꽃이나 남천나무를 거세게 흔듭니다. 대개는 이쯤에서 할부지가 백기를 들지만, 가끔 할부지도 푸바오의 심통을 받아 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또 푸바오는 울타리 밖의 죽순이나 대나무에 손을 대기 시작하지요. - P105

푸바오, 할부지가 좋아하는 나무만큼은 손대지 말아 줘... - P105

푸바오도 화를 냅니다. 어릴 때는 할부지가 엄마에게만 맛난 음식을 챙겨 주는 것처럼 보일 때 화를 냈어요. 그래서 엄마 몫의 워토우나 당근을 푸바오가 몰래 먹어 버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엄마에게 들켜서 입 안의 당근까지 모조리 빼앗겨 버리곤 했지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깔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 P109

어른이 된 푸바오는 화가 나면 눈빛이 달라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거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뛰면 화가 풀리는지 어느새 귀여운 눈망울을 하고 다시 대나무가 있는 쪽으로 돌아오지요. - P109

시간이 지나면 할부지가 너를 위해 그랬다는 걸 알게 될 거야. - P109

장난꾸러기 푸바오는 퇴근할 시간이 되어도 노는 데 한창입니다. 정말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놀지요. - P113

신나게 놀다가도 한 번씩 쉬어야 한다는 걸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 잘 쉬어야 키도 쑥쑥 크고 마음도 단단해질 텐데 말이에요. - P113

푸바오, 가장 행복할 때 멈출 줄도 알아야 해. - P113

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나무는 판다에게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고, 더울 때 쉴 수 있는 그늘도 되어 주니까요. - P117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판다가 되어 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푸바오는 아무래도 잊어버렸나 봅니다. 오늘도 데굴데굴 구르며 나무를 깔아뭉개고 가지를 꺾으며 장난을 쳤으니까요. - P117

푸바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야 판생이 행복해져.
재미난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들이 모여 평생의 행복이 될 테니까. - P117

푸바오는 이제 완연한 어른 판다가 되었지만 호기심 많은 아기 판다 푸바오의 모습은 오래도록 할부지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 P126

꼬무락거리는 젤리 같은 발바닥, 엄마 젖을 먹고 볼록 나온 빵빵한 배, 핑크빛의 예쁜 코, 할부지를 쫓아 달려올 때의 우스꽝스러운 몸짓.. 푸바오의 모든 것이 여전히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 P126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이름처럼 그동안 푸바오와 함께하는 모든 날들이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앞으로 푸바오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가든지 행복하게 잘 지낼 거라 믿습니다. - P126

푸바오, 넌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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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하고 향긋하고 부드럽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드립백 커피입니다. 얼음과 함께 차갑게도 마셔보고, 내리자마자 뜨겁게도 마셔보았는데 이 드립백 제품 설명에 나오는 맛과 향을 느끼기에는 개인적으로 ice보다는 hot으로 마시는게 더 나았습니다. 쓰지 않으면서도 진한 맛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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