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책들을 읽다보니 의도치 않게 이 책을 거의 1달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수면에 관해서는 다른 책에서도 잠깐잠깐 읽어보았지만 뭔가 체계적이고 좀 더 입체적으로 읽어보기에는 이 책 속에 컬러 그래픽 이미지들이 함께 첨부되어 있어서 좀 더 좋은 것 같다.

여기 별도로 밑줄치진 못했지만 p.24에 자신의 수면 패턴이 아침형인지 저녁형인지 알아볼 수 있는 설문지가 소개되어 있다. 인터넷에 ‘아침형 저녁형 질문지‘ 라고 검색해보니 책에 나오는 사이트로 링크가 연결되어 있어서 직접 설문에 참여해볼 수 있었다. 참고로 나는 아침형이 나왔다. 그리 오래 걸리는 설문이 아니기에 잠깐 시간 날 때 한 번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p.36에는 ‘수면 일지‘라고 해서 자신의 잠을 가시화해보라는 아티클이 나오는데, 이는 자신에게 적절한 수면시간이 정확히 몇 시간인지를 알아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여기서는 약 2주 정도의 데이터를 기록해보고 평균을 내볼 것을 권하고 있다.

p.38에는 기분 좋게 푹 자는 ‘쾌면‘을 하기 위한 다양한 팁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읽으면서 내가 과거에 수면의 질이 왜 그렇게 나빴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질 좋은 수면에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몸으로 체득했던 암묵적 정보들을 형식지인 이 매거진의 글을 통해서 정확하게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논렘수면 뒤에는 렘수면이 이어진다. 렘(REM)이란 급속 안구 운동을 의미하는 ‘Rapid Eye Movement‘의 약어이며, 그이름대로 수면 중 안구가 짧은 간격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말한다. - P20

척추동물 가운데 렘수면을 하는 것은 주로 포유류와 조류이다. - P20

포유류와 조류가 각각 진화하는 과정의 어느 시점에서 렘수면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 도마뱀의 일종 등 일부 파충류에도 렘수면이 나타난다. - P21

흥미롭게도 렘수면 중의 뇌는 수면 중에도 불구하고 각성때(깨어 있을 때)와 가까운 상태에 있다. 렘수면 중의 뇌파를 보면 각성 때와 마찬가지로 짧은 간격으로 진동한다. 나아가 렘수면 중의 뇌에서는 각성 때보다 오히려 활발하게 활동하는 영역이 여럿 있다는 사실이 뇌 활동의 가시화 기술로 밝혀졌다. - P20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은 기묘한 꿈, 희로애락이나 불안 등 감정을 수반하는 꿈의 다수는 렘수면 중에 꾼다고 알려져 있다. - P20

렘수면 중의 뇌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에 관계하는 ‘전전두영역‘의 활동이 낮아지는 한편,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시각 연합 영역‘과,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활발하게 활동한다. 이들이 렘수면 중의 꿈과 관계한다고 생각된다. - P20

단, 논렘수면 중에도 꿈(어렴풋한 추상적인 꿈)을 꾸는 경우가 있다. - P20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도 렘수면 중 활발하게 활동한다. 논렘수면과는 다른 메커니즘에 의해 렘수면 또한 일시적인 기억의 고정에 관계하리라고 생각된다. - P20

예전부터 수면은 ‘투 프로세스 모델‘이라는 가설로 설명되었다. 투 프로세스, 즉 두 과정에 의해 수면과 각성의 사이클이 이루어진다는 가설이다. - P22

첫째는 수면 욕구의 강도인 ‘수면압(睡眠壓)‘이며, 각성되어 있는 동안 차츰 비축되어 간다. 수면압이 충분히 축적되면 수면이 시작된다. 그리고 잠을 자므로써 수면압이 해소된다. 수면압의 축적과 해소는 충분히 물이 고이면 기울어져 물을 토해 내는 대나무통에 견줄 수 있다. - P22

두 번째 과정이 약 24시간 주기의 ‘생물 시계‘이다. 생물 시계는 수면압의 축적과는 독립적으로 각성 신호의 파동을 만든다. 이 각성 신호는 오후 9시 무렵 피크를 맞이하고 그 후 약해진다. 그러면 수면이 시작되며, 수면압이 충분히 해소될 때까지 수면이 계속된다. - P22

크로노타입이 아침형인 사람은 생물 시계가 조금 짧기 때문에 각성의 파동이 약해지는 시각이 앞당겨진다(저녁형은 그 반대로 느려진다). 그런데 이런 차이가 있어도 아침에 빛을 쪼임으로써 생물 시계가 재설정된다. - P22

수면 부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날마다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다. - P24

‘몇 시간 자느냐‘도 중요하지만 ‘몇 시에 자느냐‘도 중요하다. - P24

인간의 몸에는 약 24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생물 시계‘가 갖추어져 있어 잠이 오는 시각에 영향을 미친다. 약 24시간이라는 주기는 평균값이며, 실제로는 개인차가 있다. 그리고 주기가 24시간보다 조금 짧은 사람은 잠이 오는 시각이 빨라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이 된다. 반대로 생물 시계의 주기가 24시간보다 조금 긴 사람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이 된다. - P25

아침형이냐 저녁형이냐 하는 수면의 유형을 ‘크로노타입 (chronotype)‘이라고 한다. "크로노타입은 300개 정도의 유전자조합으로 정해진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선천적으로 저녁형인 사람이 자신의 노력으로 아침형으로 바꾸기는 본질적으로 어렵다." - P25

크로노타입은 나이에 따라서도 변한다. 10대 이후에는 유소년기에 비해 저녁형이 되기 쉽다. 그 후 40~50대에 아침형으로 돌아가며, 나이가 들면서 아침형의 경향이 강해진다. - P25

나이가 들면 기초 대사량이 줄며, 젊을 때처럼 활발히 움직일 일도 적어지기 때문에 짧은 수면으로도 충분하다. - P26

나이가 들면서 생물 시계도 변한다. 생물 시계의 사이클은 원래 24시간보다 약간 길지만 나이가 들면 서서히 짧아진다. 생물 시계의 사이클이 짧아지면 그만큼 아침에 일찍 깬다. 그와 반대로 생물시계의 사이클이 길어지면 아침잠이 많아진다. - P26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의 야간 분비량이 줄어들어 밤낮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고령자는 밤에 깊게 잘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서 도중에 일어나거나 낮에 졸리기 쉬워진다. - P27

나이만이 아니라 성별에 따라서도 수면의 특징이 달라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여성 호르몬의 하나인 ‘프로게스테론‘에 졸음을 유발하는 작용이 있다. - P27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에서부터 월경 직전까지 분비량이 늘었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줄어들기 때문에 월경 전의 시기에는 졸음을 느끼기 쉬워진다. 또 임신하면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 대량으로 분비되는 까닭에 임신 초기에는 졸음이 강해진다. 이들 여성호르몬은 출산이 다가옴에 따라 조금씩 줄어든다. - P27

한편 갱년기(여성의 경우 폐경 전후 약 5년 기간)가 되면 불면으로 고생하는 여성이 늘어난다. 이것은 발열과 안면 홍조 등의 불쾌한 신체 증상과, 자녀의 독립과 부모 봉양 등의 스트레스로 인해 깊게 잠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또 폐경 후에는 여성 호르몬의 분비량이 크게 줄어든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생기기 쉬운 점도 수면의 질이 악화되는 원인의 하나이다. - P27

월경 전에 심신의 부조화가 일어나는 ‘월경 전 증후군 (PMS)‘ 증상의 하나로 수면의 변화를 겪는 여성이 많다. 에스트로겐은 월경 시작과 함께 증가해 배란 전에 정점에 이르지만, 프로게스테론은 배란 후의 ‘황체기‘라는 시기에정점을 맞는다. 프로게스테론은 심부 체온을 높이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황체기에는 심부체온의 고저 변화가 없어진다. 그러면 수면이 얕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 P27

오렉신은 사람이 안정적으로 계속 각성하기 위해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 - P28

뇌의 시상하부에는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부위가 있는데 이것을 ‘각성 중추‘라고 한다. 각성 중추에 있는 신경 세포의 표면에는 오렉신의 수용체가 있다. 여기에 오렉신이 결합하면 각성 신호가 만들어져 각성 상태가 유지된다. - P28

각성해 있는 동안 계속 비축되다가 수면에 의해 해소되는 ‘졸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그 유력한 후보로 생각되는 뇌 속의 현상을 일본 쓰쿠바 대학교의 류칭화(劉淸華) 교수, 야나기사와 교수 등의 연구팀이 2018년에 발견했다. ‘스닙스(SNIPPs)‘라고 명명된, 뇌 속에 있는 80종의 단백질에서 보이는 화학 변화이다(SNIPPs:Sleep-Need-Index-Phosphoproteins, 수면 요구 지표 인산화 단백질). - P30

스닙스 가운데 무려 69종이, 신경 세포가 다른 신경 세포에 신호를 전하는 ‘시냅스(연접)‘라는 곳에 집중되어 있었다. - P31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스닙스는 계속 각성해 있는 동안 차츰 ‘인산화‘라는 화학변화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스닙스 인산화는 수면에 의해 해소된다. 이런 스닙스의 움직임은 바로 졸음의 실체에 어울리는 것이다. - P31

"스닙스의 인산화는 ‘졸음의 대나무통‘의 물에 해당한다고 생각된다. 그 인산화의 해소에 걸리는 시간이 그 사람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 그 자체일 수도 있다." - P31

이 생각이 옳다면, 수면 부족이 거듭된 ‘수면 부채‘ 상태에 있는 뇌에서는 인산화된 스닙스가 해소되지 않고 축적되며, 그때문에 시냅스의 작용이 뇌 전체에서 비효율적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스닙스의 발견에 의해, 신경 과학 최대의 블랙홀 규명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31

알람을 맞추지 않았는데도 신기하게 정해진 시간에 잠이 깬다. 혹시 그런 적이 있었는지? 이럴 때 ‘정확한 생물 시계를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 P32

생물학 · 의학에서 말하는 생물 시계란 ‘하루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메커니즘‘을 말하며, 전문적으로는 ‘개일 리듬 [서캐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한다. 이 생물 시계의 리듬을 뒤에서 지배하는 것이 몸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변화이다. - P32

생물 시계의 진행에 따라 수면 또는 각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기도 한다. - P33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에는 우리를 잠으로 끌어들이는 ‘멜라토닌‘과 각성을 촉진하는 ‘코르티솔‘ 등이 잘 알려져 있다.  - P33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생성, 분비된다. 그 분비량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에, 낮에는 적고 밤에는 증대한다. 그 결과 졸음이 오는 것이다. 또 멜라토닌은 심부 체온의 저하에도 관계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P33

멜라토닌과는 반대로 햇빛을 쬐면 분비되는 것이 멜라토닌의 기원이 되는 세로토닌이다. 세로토닌은 몸속에서 필수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으로부터 합성된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정신을 안정시키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 P33

한편 각성을 촉진하는 ‘코르티솔‘은 신장 가까이에 있는 부신 피질에서 분비된다. 코르티솔에는 운동을 할 때 활동하는 ‘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작용이 있다. 교감 신경의 활동은 특히 낮에 활발해지지만, 부신 피질에서 분되는 코르티솔의 양은 오전 4시 무렵에 최대가 되고 오후 8시(20시) 무렵에 최저가 된다. 기상 조금 전에 분비량이 최대가 되는 것은 쉬고 있던 몸을 활동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라고 생각된다. - P33

"휴일에 평일보다 2시간 이상 많이 잔다면 그것은 벌써 수면 부채가 쌓여 있는 상태이다." - P37

평일과 휴일의 ‘수면 중앙 시각(취침부터 기상까지의 중간 시각) ‘이 달라지는 것을 ‘사회적 시차 미적응(social jet lag)‘이라고 한다. 이 상태에 있는지는 수면 부채를 안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가 된다. - P37

사회적 시차 미적응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시간에 잠을 자지 못함으로써 피로감 및 혼미함을 느끼게 된다. - P37

자연스럽게 잠들기 위해서는 체온도 중요하다. 잠이 들 때는 심부 체온이 낮아지고 피부 체온이 높아진다. 이것은 몸의 심부에서 피부로 열이 방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운동이나 목욕 같은 심부 체온을 높이는 행위는 수면 직전이 아니라 저녁부터 20시(오후 8시)에 하는 것이 좋다. - P38

잠들기 직전에는 밝은 빛을 쬐지 않도록 한다. 밝은 빛, 특히 휴대 전화 등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파장 460nm (나노미터) 정도의 푸른 빛]를 쬐면, 생물 시계를 제어하는 ‘교차 상핵‘이라는 뇌 부위에 영향을 미쳐 생물 시계가 1~2시간 정도 되감기게 된다. - P38

아침 햇볕은 쬐면 생물 시계가 리셋되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 P39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낮의 활동량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밥을 든든히 먹도록 한다. - P38

점심 식사를 한 후 졸릴 때는 15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을 막기 위해 눕지 말고 앉은 채 자기를 권한다. 단, 밤의 잠이 부족해 낮에 졸리는 경우도 많으므로 먼저 밤의 수면 시간을 확실히 확보하도록 한다. - P39

카페인은 졸음을 유발하는 신경에 작용해 졸음을 억제한다. 카페인 민감도는 개인차가 있지만 특히 민감한 사람은 취침 5~6시간 전부터 삼가도록 한다. - P38

식사는 수면 5시간 전 무렵까지 마치도록 한다. 위 속에 음식물이 남은 채 누우면,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단 너무 빨리 식사를 마치는 것도 문제이다.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오렉신 신경‘은 혈당값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공복일 경우 잠들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P38

매일 질 좋은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좋은 수면을 부르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 P39

먼저 자기 전에는 근육이나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도록 한다. 격렬한 음악을 듣거나 잔혹한 영상을 보면 흥분해서 머리가 예민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 P3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