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은총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이동윤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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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새로 출간된 '루이즈 페니'의 두번째 작품 '치명적인 은총(2006년)'을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한 작은마을 '쓰리 파인스'를 배경으로한 추리소설입니다. '쓰리 파인스'... 우리나라 말로 바꾸면 '삼송리'쯤 될라나요..^^

 


'루이즈 페니'의 첫번째 작품 '스틸 라이프'는 개인적으로 아주 인상깊게 읽은 책입니다. 도저히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높은 퀄러티를 가졌던 작품으로서, 전 그 책을 읽고 '루이즈 페니'라는 작가에 대해 완전히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떤 분들은 '조금 밋밋하다'나 '지루하다'라는 평들을 가지신 분들도 계시지만, 개인적으론 아주 재미있고, 전혀 지루하지 않으며, 작품속에 삶에 대한 깊이있고 무게감있는 생각까지 담고 있는 아주 좋은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2011/12/16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언빌리버블. 놀랄만한 데뷔작... 스틸 라이프... 루이즈 페니


추리소설을 읽을 때, 간혹 그런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너무 심한것 아닌가?', '이게 말이 되나?'.. 그러니까 너무 잔인하다거나, 혹은 말이 안되는 설정등으로 오로지 독자의 흥미만을 유발시키기 위해 '오버'된 사건들을 만들어낸 작품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대체로 일본쪽 소설들이 그러한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티비드라마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전 사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이런 경우 상당히 짜증이 나던데요, 책을 읽을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추리소설에서 살인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너무 잔인하게 그리고 이유없는 살인들을 만들어 낸다거나 거기에 억지로 끼워맞추기 식인 그런 트릭들을 만날때는 그 책을 선택한 제 자신이 미워질 정도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중에서도 그런 작품들이 간혹 있습니다. 티비드라마로 치면 시청률은 높은 드라마인데, 저하곤 안맞는 그런 경우라고 할까요.
여하튼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의 책들은 저하곤 궁합이 정말로 '딱' 맞는 그런 기분좋은 작품들입니다.

 


책의 내용으로 조금 들어가볼까요...
'쓰리 파인스'의 호수 한가운데에서 컬링경기중에 한 여인이 '감전사'를 당합니다. 이사온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는 이 착한사람들만이 살고 있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악한 사람입니다.

이 작품은 전작인 '스틸라이프'와  거의 비슷한 형태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전작에 나온 대부분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사건을 풀어 나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마슈'경감이 다시 활약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여전히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판단력 그리고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가 가진 '고뇌'도 역시 큰것 같구요. 여하튼 이 작품 '치명적인 은총'이 '스틸라이프'와 다른 점은, 전작에선 마을 사람들에게 아주 사랑받는 사람이 살해당한데 비해서 이 작품은 '악인'이 죽었다는점 정도 되겠습니다.


사실 이 책, 초반은 역시 밋밋하고, 조금은 지루해 보이긴 합니다. 여전히 마을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도 보여주고, 큰 의미 없어 보이는 소소한 사건들도 만나며, 그냥 저냥 시간이 흘러갑니다. 사람이 죽어 살인 사건이 발생해도 큰 자극이 없이, 이 '쓰리파인스' 마을의 이미지처럼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50페이지를 남겨놓고 폭발해버립니다. 마지막 50페이지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읽히더군요. 개인적으론 '히가시노게이고' 라는 일본작가의 '용의자X의 헌신'이 생각났습니다. 그 작품도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완전히 초반의 밋밋함을 날려버리거든요. 어찌보면 내용상 공통점이 있는것도 같고.

여하튼 마지막 50페이지에서 이 '치명적인 은총'이라는 책은 '추리소설'이 가져다 주는 읽는 즐거움과 그것을 넘어서는 '삶'이나 '선'과 같은 물음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거리'도 던져줍니다.

장르문학에 불과한 이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마지막에는 가슴이 너무도 아리더군요. 추리소설로도 사람을 울릴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놀랄만큼 감수성 깊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제가 생각하기에 추리소설로서는 거의 단점이 없습니다. 하나 있다면 조금 길다 정도. 500페이지가 조금 넘으니 짧진 않습니다. 만약 재미없고 수준떨어진 작품이였다면, 재앙 이였겠죠..
그리고 하나더 꼽자면, 번역이 개인적으론 조금 아쉽습니다. 딱히 나쁘다곤 할 수 없으나, 전작 , 그러니까 '스틸라이프'의 번역이 '매우' 우수했었다는 기억이 있거든요, 거기에 조금은 못 미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 열심히 번역해주신 역자분에겐 죄송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추리소설 한편을 읽어서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이 '루이즈 페니'라는 아줌마 작가의 책을 빠른시일내에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구요, 마지막으로 '루이즈페니' 아줌마가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중에 인상깊은 구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 만약 당신이 내 작품들로부터 단 하나만 얻어간다면, 바로 이것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선이 존재한다는 것을요...-


p.s)이 책엔 작가가 직접 쓴 한국독자에게 보내는 글이 있습니다. 전 이게 너무 좋더군요. 마치 작가와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눈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책의 서문에는, 위에 적힌 한줄 외에도 짧지만 작가의 사랑스럽고도 애정이 넘치는 그리고 삶과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낄수있는 좋은 글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한 '겨울의 라이언'이라는 영화는 무조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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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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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읽었던 '곤노 빈'이라는 작가의 책 '은폐수사'의 속편인 '은폐수사2; 수사의 재구성'을 읽었습니다.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2008년도에 출판된 이 속편은 그해 '야마모토 슈고로상'과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을 수상했습니다. '야마모토 슈고로상'은 '이야기'가 재미있는 소설이나 문예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라고 하는데요, 심사기준이 '나오키 상'과 거의 흡사한것 같네요. '나오키 상'은 일본의 '대중소설'이나 '장르문학'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화차'의 원작인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가 바로 1993년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입니다.  
그리고 '일본 추리작가 협회상'은 개인적으론 친숙한데요, 제목에서도 보면 아시다시피 일본에서 출판된 '추리소설'에 수여하는 상으로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책을 고를때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이 책 '은폐수사2' 에서도 여전히 '꼬장꼬장'한 우리의 주인공, 주위의 시선에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자기의 신념대로 '공직'활동을 수행합니다. 계급에 연연하지 않고, 직책에 연연하지 않으며 오로지 본인이 내린 기준에 의거해 판단하고 결정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이 조금은 위태위태해 보이기도 하지만,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이 '확' 뚫리는 듯한 시원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2012/03/05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은폐수사... 곤노 빈... 이런 경찰 혹은 공무원만 있다면...


이 책에서는 비효율적인 경찰업무에 대한 비판을 하나의 소재로 삼고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의미없는 서류들, 그리고 그것들을 일일이 체크하고 도장까지 찍어야 하는 시간낭비에 가까운 일들... 그리고 체크를 위한 '감찰'이 아닌 '희생양'을 찾기위한, 그러니까 '감찰'을 위한 '감찰'에 대한 꼬집음... 또 업무능력이나 훈련상태의 수준에 따르지 않고 오로지 '직급'에 고하에 맞추어진 명령체계등등... 어느 나라에서든 벌어지고 있고 또 문제시되는 일들을 '작가'가 이상적인 '캐릭터'인 주인공을 내세워 '열심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골치아픈 사회 비판적인 내용이 많음에도 이 소설은 '상당히' 재미있는데요, 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주인공의 캐릭터' 때문입니다. 전편의 리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원칙'만을 중요시하는 어찌보면 조금은 '답답해' 보일 수 있는 주인공의 모습이지만, 공직자가 가장 지켜야 하는 덕목중 하나인 '원리원칙'을 거의 목숨처럼 여기는 주인공의 모습에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로, 책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들과 그것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색다른 재미가 느껴집니다.


이 두권의 소설은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었을 거란 생각이듭니다.
요즘 우리나라의 티비 드라마를 보면 너무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들로만 이루어진 작품들이 많아 보입니다. '출생의 비밀', '배신', '암투'... 흥미거리로만 따지자면, 뭐 궂이 나쁘다곤 할 순 없겠지만,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육적 효과까지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는것이 사실입니다. 이 '은폐수사'라는 책의 내용처럼 말이죠.
'꼬장꼬장'한 공무원 한명이 많은 '불필요'하고 '불합리'하며 '사회악'적인 사건사고들을 해결하는 그런 스토리로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를 한편 만들어도 '제법' 히트칠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많은 국민들이 그런 '영웅'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여하튼 이 책 전작과 마찬가지로 큰 부담없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추리작가 협회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약간의 '추리'나 사건해결에 도움이 되는 '복선' 같은 것을 보는 재미도 있구요.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즐거움은 우리의 꼬짱꼬장한 경찰 공무원 '주인공'을 만나는 것입니다.

p.s) 일본에는 3편까지 나왔다는 군요. 우리나라에서도 빨리 만나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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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미도리의 책장 8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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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노 빈'이라는 일본작가의 2006년작 '은폐수사'를 읽었습니다.
어떠한 작품에게 시상하는 '상'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수상했군요. 그런데 신기한게 작가의 데뷔년도가 1978년 인데, 데뷔한지 거의 30년이 지났음에도 '신인상'이란 상을 수상하는군요. 독특합니다.

 2012/03/02 - [책 읽는 즐거움/추천합니다] - 2012년 2월에 읽은 책들... 영화들... 그리고...

 


이 작품은 '추리소설'이라기 보단, '드라마'쪽에 가깝습니다. '추리소설'이 반듯이 가져야 할 덕목인 '미스테리'부분이 거의 없으니까요.
'원인불명'의 사체나 '알리바이'가 확실한 '용의자' 혹은 예상밖의 '공범'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그냥 단지 '경찰'에 관한 이야기 그것도 '제법'사실적인 '일본경찰조직'의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뿐 입니다.

주인공은 일본 경찰조직에서 통상 '캐리어'로 불리어지는 그러니까 '승진'이 상당히 빠르고, 능력을 인정받기 쉬운 과정을 거친 40대 중반의 '경찰간부'입니다. 여기서, '캐리어'라는게 뭐냐하면요, 일본에서 '됴쿄대'를 졸업하고, 경찰1급시험(?)인가 뭔가를 치고 합격해서 경찰이 된 사람들을 말하는겁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찰대' 졸업생쯤 되거나, 위치를 조금 더 높게 잡자면, 5급 공무원으로 바로 '경찰관'이 되는 경우 즉 '사시'나 '행시'통과한 '경찰공무원' 그쯤 되는것 같습니다. 두가지 상황의 중간쯤 보시면 될것 같기도 하구요. 참고로 경찰대 졸업해서 경찰관이 되면, 7급공무원입니다...


이 소설은 제가 즐겨읽는 여타 '추리소설'과는 '완전히'다릅니다. 그러니까 '명탐정'도 없구요, '명수사관'도 없고 거기에다 잔혹하면서도 뛰어난 두뇌를 자랑하는 '범인'도 없습니다. 어찌보면 책을 잘못 골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추리소설'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추리소설'이 가져다 주는 '두뇌활동'을 통한 '즐거움'이 없는 대신에 다른 재미가 이 책엔 있더군요. 그게 뭐냐 하면 바로 '캐릭터'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정말 '소설의 주인공'답습니다. 처음에는 상당히 '재수없게' 묘사가 되는데요. 아들에겐 무조건 '도쿄대'를 외치며 좋은 '사립대'에 합격한 아들을 재수를 시킵니다. 자신과 같은 '엘리트'의 길을 걷길 바라는것이지요. 여하튼 '제법' 재수없는 이 주인공이 알고보니 너무나 '원리원칙'에 입각해서 행동하는 그런 사람이였던것입니다. 아들에게 '도쿄대'를 반강요한것도 어찌보면 이 남자에겐 그게 '원리원칙'이였던 것이지요.
'원리원칙' 주의자인 이 주인공은 간단하게 덮을 수 있는 '아들'의 과오를 자신의 '손해' 그러니까 '면직'같은 처분을 감수 하면서 '자수'를 시킵니다.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세상사람들 100명중에 99명 혹은 100명 전체가 그렇게 하진 않을거란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 '원리원칙주의자' 캐릭터인 소설속 '주인공'이 개인적으론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현실'에선 보기힘든 모습이여서 더욱 그런것 일진 모르지만요.
열심히 하면 상을 받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정말로' 당연하지만, 현실에선 '많이' 무시되어지는 '원칙'을 이 소설속 주인공은 매우 확고하게 따라갑니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습니다.


여하튼 재미나고 기발한 '트릭'이 넘치는 '추리소설'은 아니였지만, 웬지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의 책을 읽은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의로운',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비록 허구의 '소설'속의 인물이지만요.

이 책 읽기에 좋습니다. 길이가 긴 책도 아니구요, 그다지 머리아픈 사건들도, '무시무시'한 범인들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그냥 한편의 '드라마' 보시듯 보면, 실망하지 않으실것 같네요. '경찰드라마'...^^
짧은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p.s)일본 국민들도 '역시' 우리나라 국민과 같은 고민을 하는 '모양'입니다. 이 소설속에 두가지 정도가 보이는데요...
'청렴결백'한 공무원상... 그게 첫번째 입니다. 이 책의 전체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두번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잔인해지는 '청소년 범죄'입니다. 이 역시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문제시되고, 고민해봐야할 부분인데요, 일본 역시도 이 부분이 상당히 심각한 모양입니다..
획일화된 교육으로 '국,영,수'나 '성적'에 집착하는 '학교', '부모' 그리고 '세상'보단, 후세의 '인성'과 '자기계발' 같은데 더욱 투자하는 '기성세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요샌 '체육시간'에 '체육'은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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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 매그레 시리즈 19
조르주 심농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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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반장' 시리즈 19권 '매그레'를 읽었습니다. 이게 마지막이군요..

 


처음부터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결국 75권 완간의 '꿈'은 깨어지고, 19권에서 멈추어 버렸습니다.
우리나라 출판이, 특히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출판계가 쉽지만은 않은 모양입니다.
사실 같은 작가가 창조한, 똑같은 주인공이 활약하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 75권씩 있는 경우도 드물거란 생각이듭니다.
애초에 이 시리즈를 끝까지 출간할려고 시도한 '열린책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직 완전히 끝낸건 아니라고 하니까, 일년에 한권 혹은 두권씩이라도 계속 발행해 주시길 마음깊이 바래봅니다. 그리고 '매그레반장' 시리즈 이외의 '조르주 심농'의 책들의 출판도 가급적이면 서둘러 주시길 바래봅니다.

 


자 그러면, 책의 내용으로 가볼까요...

이 작품은 어찌보면 '메그레 시리즈' 1기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작가 '조르주 심농'이 시리즈를 끝낼 목적으로 제목도 '메그레'로 지었다고 합니다. 원래는 전작인 '제1호 수문'까지만 쓰려 마음먹고 '메그레'를 은퇴시켰으나, 한 작품을 더 연재하기로 하면서 은퇴했던 메그레에게 수사를 의뢰하는 형식을 빌려 '매그레'가 한번더 활약하게 됩니다.
2012/01/05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이 죽일놈의 사랑2... 제1호 수문... 조르주 심농


이 작품이후 '조르주 심농'은 8년동안 '메그레'반장이 등장하는 소설은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거의 20작품을 2-3년에 걸쳐 '신들린듯' 써댔으니, 심신이 조금은 피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도 인간인데 한명의 등장인물이 '전지전능'하게 모든일을 해석하고, 풀이하고, 처리해나가는 '이야기'들을 계속해서 쓴다는게 쉽지만은 않았을것 같습니다. 거의 한,두달에 한편씩 쏟아 냈다는 사실이 '기적'과도 같아 보입니다. 오로지 '조르주 심농'이라는 작가만이 가능했던 일이였을겁니다.

은퇴한 반장에게 조카가 찾아옵니다. 반장의 '빽'으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자칫잘못하면 '살인누명'을 쓸 상황입니다. 이젠 경찰이 아닌 '매그레'는 파리로 달려갑니다.

 


이 작품은 이 전의 '뛰어난' 작품들 보단 '수준'이 조금은 떨어져 보입니다. 특히 마지막 사건의 해결부분은 '대충대충' 쓴것 같습니다. 극속에 긴장감도, 그렇다고 인간의 바닥에 깔린 '약한' 마음을 헤집어 파는 따끔함도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조르주 심농'이라는 대작가 조금은 안일하게 마무리 한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해합니다. 그도 인간인데. 오죽하면 이후 8년동안 '메그레' 반장의 이야기를 접었겠습니까. 그래요. 쉬어야지요..^^

이제 매달매달 눈과 머리를 즐겁게 해주던 하나의 '재미'가 확실한 기약없이 떠나가 버렸네요. 하지만, 곧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혹 정말로 8년있다가 재출간하는건 아니겠지요.^^ 그러면 안되요...^^
이 책 마지막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 자신이 죽인 건 모두 다 거두어 먹어야 하는데 말이지! -  아마 '내가 싼*은 내가 치운다'라는 말과 어느정도 일맥상통한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책임'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겠지요. '열린책들' 끝까지 책임지시길..^^
마지막으로 '메그레'반장의 빠른 귀환을 기도하며, 짧은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p.s) 요샌 갈 수록 책을 덜 읽는군요. 심각한 수준에 이른것 같습니다. '책'에 할애할 시간을 몽땅 '영화보기'에 투자하는 그런 상황이네요.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어금니가 부러져서 요즘 병원다니고 있습니다. 얼마전엔 식중독에 걸려 죽을 뻔 했는데... 갈수록 몸이 시원찮아지는 모양입니다. 지금 부터라도 아끼고 관리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직 '젊을때' 관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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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관 미스터리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김희균 옮김 / 검은숲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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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출간 되고 있는 '엘러리 퀸'의 '국명시리즈'중 4번째인 '그리스관의 비밀'을 읽었습니다.
2011/12/16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알리바이... 로마 모자의 비밀... 엘러리 퀸
2011/12/24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알리바이2...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엘러리 퀸
2012/01/09 - [책 읽는 즐거움/추리소설 리뷰] - 이 작품은 딱히 떠오르는 제목이 없군요...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엘러리 퀸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일 수도 있겠으나, 이 시리즈는 가면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 지는군요. 특히 오늘 읽은 '그리스관의 비밀'은 사건의 시작부터, 전개 그리고 범인의 검거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매우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백만장자이자 미술품 중개상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장례식 직후 유언장이 없어지고, 조사결과 유언장은 밖으로 나갈 방법이 전혀 없다는게 밝혀집니다. 아마추어 탐정 '엘러리 퀸'은 유언장이 있을 유일한 곳은 '관'안 이라고 선언하고, 모두의 '합의'하에 '관'을 열어 보기로 하는데....

 

 
'관'을 열어보면, 뭐가 있을까요.. 과연 '유언장'이 있을까요... 아니면 다른 '뭔'가가 있을까요...^^
이 추리소설은 작가인 '엘러리 퀸'이 상당히 '공'을 들인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그러니까 사건의 진행과정이나 범인의 유추과정등에서 독자들이 '캐치'할수 있는 '헛점'들을 없애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쓴것 같습니다. 그 결과 책이 아주 재미있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존경하는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가 항상 주장하는 소설이 가지는 '리얼리티'의 중요성 이라는 점에선 거의 '0'점에 가깝습니다.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사건들만 주구장창 일어나는데다가 결국에 가서 잡은 범인은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의외의 범인이 나타납니다.
소설속 '엘러리 퀸'은 항상, '논리적'인 설명만이 '해답'을 가져온다고 주장하지만, 이 '논리적'이라는게 '리얼리티'가 없어져 버리면 상당히 우스워집니다. 말만 '논리적'일 뿐이지 '현실감'이 전혀 없어지니깐요. 그러니까 '논픽션'을 흉내내는 한편의 '연극'을 보는것 같다고 할까요..

어찌 되었건 이 책 '재미'는 확실히 있습니다. 소설이 주는 '흥미'나 '추리소설'이 가져야 하는 덕목중 하나인 '범인의 의외성'엔 거의 '만점'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개인적으론 지금까지 읽은 '추리소설' 작가들 중엔 '조르주 심농'과 '레이먼드 챈들러'가 '최고'였습니다. 물론 최고의 작가인 이 두명도 스타일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인간의 '본성'을 후벼판다는 점과 조금이라도 더 '리얼'한 이야기를 쓰려했다는 점에선 확실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명의 작가가 글을 쓰는 방법을 나름대로 연구한 결과, 그들과 비슷하게 글을 쓰는 방법은 한가지 입니다. '작위적'이지 않는 '추리소설'을 쓰는 것입니다. '추리소설'이라는게 '퍼즐'과 같아서 '작위적'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야기를 꾸며내고 끼워맞추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작위적'인 글이 되어 버리고 마는거니깐요. 하지만 그 수준을 뛰어넘을 수만 있다면 '조르주 심농'이나 '레이먼드 챈들러'와 같은 '수준'에 이르는 '작가'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작위적'이라고 해서 결코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 읽은 소설 '그리스관의 비밀'도 매우 '작위적'이지만, 매우 재미있었거든요. 최고의 추리소설중 하나라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열개의 인디언인형' 같은 경우, 최고의 '작위적'인 소설 아닌가요.
일단 '작위적'이던 그렇지 않던 독자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면 좋은 소설이구요, '재미'를 주면서도 '리얼리티'를  느낄수 있으면 '최고'의 소설이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그리스관의 비밀'은 '재미'는 거의 '만점', '리얼리티'는 거의 '영점'인 소설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독자'의 몫이겠죠...
짧고 영양가 없는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p.s) 전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책을 읽었습니다만, 혹 새로 책을 읽으시려는 분은 요즘 새로나온 판본으로 읽으시는게 훨씬 나으실겁니다. 책도 더 예쁘고...^^
새로나온 판본중 한권인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사진으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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