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지 않아도 빤짝이는 중 - 놀면서 일하는 두 남자 삐까뚱씨, 내일의 목표보단 오늘의 행복에 집중하는 인생로그
브로디.노아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된소리 단어가 많은 책을 만났다. 꿈, 빤짝, 삐까뚱씨. 굉장한 억양이 들어가는 단어가 즐비하는 책은 유튜버 '브로디'와 '노아'의 에세이다.  두 사람을 여행 유튜버로 알고 있었는데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멀티플레이임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울 수 있고 힘든 이야기일 수 있는 자기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솔직한 고백이 밀레니얼세대다운 모습으로 비치더라. 좋아하는 여행하면서 돈도 버는 진정한 자아실현을 하는 중. 뭐 따지고 보면 나도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보면서 돈도 (아주 조금) 버니까 꿈을 이룬 거라고 생각이 들다다. 


물론 글을 어떻게든 뽑아내야 해서 쥐어짜는 힘들지만 좋아하는 영화, 배우, 감독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좋아서 하는 일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덕업일치가 쉬워 보이지만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 


브로디와 노아는 전혀 다른 성격이지만 공통점이 많았다. 자취도 했던 이상적인 존재(?) ENFJ(브로디)와 ISTP(노아). 시각디자인 전공, 현업 남성 디자이너, 해외 체류(필리핀, 인도네시아), 캐릭터를 좋아하는 성격. 안 맞는 톱니바퀴도 삐걱거리지만 그런대로 굴러가는 이유, 성격차이 때문에 오히려 한 팀으로서 시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재미로 시작한 일은 흥미가 되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고수의 경지에 이르는 거다.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못 이긴다는 말이 있듯이 상상은 현실이 되고야 만다. 

이 세상 모든 일은 무의미한 행동이 하나도 없다. 

나는 재미있는 걸 택하며 살았지만, 

허투루 하진 않았다.

선택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작은 조각들이 끼워

맞춰지듯 현재의 나를 만들어낸다.

p145


책 속 브로디도 블로그로 시작해, 디자이너, 인스타그래머, 유튜버, 작가 등 다양한 분야로 뻗어나간 걸 보면 누구나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가능하다. 인터넷과 전자장비만 있으면 어디든 사무실이 되고 소통할 공간이 되는 디지털노마드의 최적화된 사람이다. 



모든게 운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운도 내가 했던 선택이다. 운도 나의 노력이라는 말이다. 이것 말고 저것을 하기로 했다면 다른 길을 가기도 한다. 어쩌면 [선재 업고 튀어]에 나온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머리로는 잊어버린 것 같지만 영혼에 새겨진 기억은 그 사람의 일부가 된다는 것. 살면서 만나 온 인연, 겪어온 일, 아련한 기억은 그 사람의 나이테가 되어 언제 어디든 튀어나와 영향을 미친다. 


나도 나의 이름으로 된 책을 만들고 싶다는 오랜 꿈이 있었는데 다시 한번 생계 때문에 접었던 꿈을 펼치고 싶다는 생각이 다가왔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이래저래 미루었던 꿈. 내가 어떻게 덕업일치하게 되었는지 솔직하게 써봐야겠다. 오랜만에 마음속에 품고 있던 꿈을 살짝 꺼내보는 계기가 되어 힐링과 영감을 얻었던 재미있는 에세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심자를 위한 크리스털 가이드
캐런 프레이저 지음, 김철호 옮김 / 수오서재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 <기생충>에서 수석을 집에 들인 기택네 가족은 좋은 징조가 생길 거라며 상징적이라고 말한다. 수석은 무엇인가. 물속에 있을 때는 한낱 돌 일뿐이지만 상장성을 부여하니 '산수경석'이 된다. 재물과 운을 불러오는 돌. 가족은 돌을 애지중지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수석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돌이 운도 가져다주지만 불운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기우는 결국 돌을 다시 가져다 놓는다.


최근에는 '반려돌'까지 등장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생긴 외로움 치료제다. 동물, 식물을 키우기 버거운 사람들을 위해 밥을 주지 않아도, 며칠을 집을 비워도, 배설물을 치우거나 돌봐주지 않아도 나만 바라보는 돌을 키우기까지 한다. 하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애지중지 만지면서 힐링도 한다. 돌은 친구가 되어준다.


아무 크리스털이나 잡아라.

나를 끌어당기는 것을 찾아라.

그것을 주머니에 넣어라.

착용하라, 손에 쥐어라

돌 이야기를 왜 하냐고? 최근 돌에 관한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보석으로 인기 있는 크리스털이 해외에서는 치유목적으로 꽤나 관심 있는 분야로 알려져 있다. 《초심자를 위한 크리스털 가이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삶에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크리스털'을 알려준다. 돌이 무슨 일을 해주겠냐고 비웃지 마라. 책 속에 제시된 다양한 크리스털은 마음의 안정과 개선, 건강 회복, 불안 및 스트레스 해소 등 삶의 균형을 도와준다.


크리스털은 땅에서 나오는 자연 요소다. 단위 셀들이 조직적으로 뭉쳐 있는 모습이며, 결정 체계라 부르는 고유 격자 패턴을 이룬다. 색상에 따라 에너지와 치유력을 선사하고, 사물의 에너지를 공명하게 한다. 수정은 압전 효과를 지녀 고정밀 주파수로 진동하는 발진기를 만들거나 정밀도가 필요한 기계 즉, 수중 음파 탐지기, 시계, 군사용 라디오 등에도 쓰인다.



책은 크리스털의 효과에 관심 있다면 모든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크리스털의 기초부터 종류, 구매처, 취급 및 수집 방법, 사용방법, 더 나은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등. 보고 있기만 해도 아름다운 외형과 강력한 치유의 힘을 느껴 볼 것을 권유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의 리듬 (알라딘 한정판 표지)
엘라 윌러 윌콕스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드 보이>를 당시 극장에서 본 나는 무척 충격이 컸었다. 벌써 20년도 더 된 영화가 되었지만 여전히 센세이셔널한 감각은 잊을 수 없었고 얼마 전 OTT에서 다시 봤을 때도 너무 세련되고 잘 만들어서 (다른 의미로) 무서웠다.


전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영향력을 끼쳤던 영화 <올드 보이>의 주인공 오대수는 방에 걸린 '제임스 앙소르'의 그림 '슬퍼하는 남자' 밑에 글귀를 본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는다

울어라, 그러면 너 혼자 울게 된다

(여기까지가 올드 보이 인용)

이 후줄근한 세상은 근심거리가 차고 넘치지

그래서 어디선가 즐거움을 빌려야 한다

고독, '엘라 윌러 월콕스'

그 문장이 <올드 보이> 속 오대수의 상황과 잘 맞았다. 이 시의 원작자인 엘라 윌러 월콕스의 시 '고독'은 1883년 2월 25일자 《뉴욕선》에 실렸다. 당시 5달러(현 약 150달러)를 받았고, 1883년 5월 출간된 시집 《열정의 시》에 수록되었다. 


이 시는 주지사 취임식 만찬에 초대받아 오른 열차에서 결혼한 지는 1년째지만 1주일 전 사별한 여인의 흐느낌에 전염된다. 깊은 슬픔과 우울에 휩싸여 있었고 이후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장소에서도 쉽사리 놓지 못했다.

막상 전문을 읽어보니 삶에 대한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었다. 혼자서 살 수 없는 인간은 고독을 통해 행복을 갈망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성장하는구나 생각했다.


윌콕스는 대중 시인으로 성공했다. 대부분 사랑을 주제로 한 시가 많지만, 폭넓게 보자면 인생에 대해 다룬다고 할 수 있다. 한 편 한 편이 시라기보다는 격언구처럼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시의 엄격한 형식에서 벗어나 스토리가 있어 흥미롭다. 단 몇 줄로 요약한 영화의 로그라인 같은 시도 있었다.


《고독의 리듬》 표지는 두 가지다. 그중 알라딘 한정판이 내게로 왔다. 오스카 슐레머의 '바우하우스 계단'이다. 바우하우스 계단을 오르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지식, 무의식 등 무언가를 향해 이어지는 상황이 어울리는 표지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짜툰 10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10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뽀짜툰》 10번째 이야기가 단행본으로 나왔다. 2년 만에 찾아온 대한민국 최장수 고양이 만화의 10주년 기념 컬렉션. 애묘인, 집사들의 소장각 만화로 변함없는 사랑을 받아온 만화가, 역시나 돌아왔다. 2003년 가족이 된 애교와 시한폭탄급 사고를 치고 다니는 뽀또, 짜구, 쪼꼬에게 보내는 작가의 편지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세 마리 포비, 봉구, 꽁지를 포함한 일곱 대가족의 유쾌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번 단행본에서만 공개되는 스페셜 에피소드가 소장 욕구를 더하는 가운데, 'BUNUS 댓글 그려드립니다'라는 코너에서 독자의 댓글을 작가가 일러스트로 재구성한 '독자 헌정 선물'까지 쏠쏠한 재미와 소통, 정보, 노하우가 담겨 있는 열 번째 단행본이다. 

이 녀석들과 채유리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재미있는 추억을 배꼽 빠지게 읽어갈 때쯤. 마지막에 강타하는 뭉클함.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만이 공감한다는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이야기, 아픈 녀석들, 가족이 되는 20여 년의 과정이 펼쳐진다. 20여 년 전 초보 집사였던 작가가 베테랑 집사가 되었던 만큼 웹툰을 보던 청소년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함께 성장해가는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반려동물은 어찌 되었든 인간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가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동물을 키울 생각은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 여행도 제대로 못 가고, 아프면 비용도 많이 든다. 식비, 청결유지비, 미모 유지비 등등 나가는 돈도 많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보다 더 배우고 얻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함께 하는 엄연한 가족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벌써부터 헤어짐이 두려워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유기 동물의 경각심을 되새기며 그래도 키우겠다면 가족이 되길 바란다. 사랑스러운 털 뭉치들이 얼마나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지, 교감하며 힘이 되는지 키워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기쁨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무지개 우체통이 있다면 우리 몽이에게도 편지를 써보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말이 그 말이에요 -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김제동의 밥과 사람 이야기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은 밥심. 해외에 나가보면 맛있는 현지 음식이 며칠 내로 물린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불고기, 설렁탕, 떡볶이, 냉면.. 한식이 먹고 싶어지는 때가 누구나 찾아온다. 곁에 있어서 잘 몰랐던 음식을 끊었을 때 비로소 소중함을 알게 되는데, 한국인에게 밥은 소울푸드 그 이상이다.

요즘이야 탄수화물 중독이라며 찬밥 신세지만 찬밥도 맛있다. 김 싸먹어도 맛있지, 겉절이에 먹을 때도, 라면에 밥 말아 먹을 때도 오케이다. 밥 한번 먹자, 밥 먹었어?라는 말로 인사를 거네는 민족도 없을 것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별일 없이 사는 게 최고인 하루하루다.

오랜만에 김제동을 만났다. 한때 말도 잘하고 소탈해서 인기가 많았는데 언제부터인가 활동을 하지 않더라. 어디 아픈 건가, 공부하는 건가, 해외 나갔나 싶었는데 오랜만에 작가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를 든든하게 채워줄, 밥과 사람 이야기'란 부제를 들고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우리 누나들에게

제가 만든 김치볶음과 따순 밥을 차려 주고 싶습니다.

p.31


김제동은 방송에서 다섯 누나들 이야기를 자주 했다. 어려운 형편에 누나들이 자길 키웠다며 고마워했었다.


누나들은 아마 안 먹을 거라지만 막냇동생의 효도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다복한 가족의 따뜻한 밥 이야기가 뭉클하다. 야식 같은 건 없던 시절 바가지에 비빈 밥을 나눠 먹으며 자랐단다.

이제는 탄이라는 예쁜 강아지와 사는 그가 여러 사람들과 밥을 먹으며 사는 이야기가 도란도란 적혀있다. 귀엽고 따스한 일러스트는 덤이다. 아직도 '장가 언제 가냐'라는 말을 듣는데 그때마다 '6시쯤 당신 모르게 남들 깨지 않는 시간'이라고 재치 있게 이야기한단다. 곤란하고 무례한 질문에서 빠져나가는 법, 대인관계 스트레스 덜 받는 법, 가짜 뉴스 판별 법 등. 요즘 세상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도 제시한다.


저는 세상에서 제일 성공한 사람은

자기에게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에게 다정한 사람

p293

김제동이 그랬다. "친구하고 사이가 안 좋으면 잠깐 안 보다가 다음에 또 만나면 되고, 학교가 정 마음에 안 들면 전학 가면 되지만 자기하고 관계가 안 좋으면 평생 어디 갈 데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친절해야 합니다. 자기에게 가장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해 주는 다정한 사람. 못나 보이고 막말도 서슴없이 해줄 사람도 나. 나를 좀 더 사랑해 주는 사람이길, 나의 첫 번째 지지자가 되어 주길 토닥인다. 그리고 맛있는 거 먹고 힘내라고 좋은 것만 먹을 거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내 주변도 같은 마음이니까.


"오늘도 수고했어, 내 말이 그 말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