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난이 온다 - 뒤에 남겨진 / 우리들을 위한 / 철학 수업
김만권 지음 / 혜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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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주제를 쉽게 풀어낸 책 《새로운 가난이 온다》는 4차 산업혁명의 발족, 신자유주의 정점에 달하고 있는 요즘 필독서로 추천한다. 팬데믹으로 뉴노멀이 급속해진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은 점점 가난한 자와 부자의 양극화가 빨라지고 있다. 질병 앞에서도 평등하지 않고 돈 있는 자는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게 그저 열심히 일하지 않은 개인 혼자만의 결과일까? 책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의 심각성, 노동자들의 두려움을 현재 사회와 근미래를 예견하며 천천히 살펴본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프리랜서라는 허울좋은 말로 긱워커가 늘어난다. 이런 플랫폼 노동자는 충분한 삶의 질을 보장받기 어렵지만 이마저도 배부른 소리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형태다.

 

노동의 대가는 점점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계의 등장으로 인간의 노동이 침해받았다고 느껴 기계를 때려 부수었던 러다이트 운동의 제1 기계 시대를 지나, 로봇,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제2기계 시대로 오며 인간은 기계와 상충을 벌인다. 마트의 식당의 계산원을 사라지고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많은 책과 영화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디스토피아 미래를 다루고 있어 인공지능이 언젠가 인간을 위협할 거란 막연한 공포가 크다. 하지만 김만섭 저자는 그 불안감은 제1기계 시대에 만들어 놓은 '서로를 위한 보호'체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체계를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으며 제2기계 시대 사람들이 각자를 위한 노동으로 내몰리며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거다.

 

따라서 기계를 지배와 종속이란 관계로 규정하지 않고 긍정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발상의 전환을 주장한다. 파트너십을 할 때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것은 자신과 상대방 모두 서로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해 왔던 과거를 벗어나 기계조차 지배권을 갖고자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두려움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몇 십 년 뒤 기계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걱정, 심지어 기계가 우리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미리 하기보다 기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기계와 공존하며 인간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밝은 미래가 책 속에 들어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세상을 기대하며, 나와 내 가족, 그 후대 세대의 미래까지 긍정의 기운으로 북돋아 줄 책이다. 풍요로워지는 세상에서 개인의 삶이 피폐해지는 상황을 끝낼 수 있는 지침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사회가 연대 책임으로 개인을 구제해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해결 방한 모색까지 다층적인 해석이 집약되어 있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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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를 탄 지구인을 위한 가이드 - 기후위기 시대, 미래를 위한 선택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톰 리빗카낵 지음, 홍한결 옮김 / 김영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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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을까. 지구는 길고 느린 변화를 끝내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홀로세에 접어들었다. 홀로세란 20세기까지 1만 2천 년 동안 이어졌고, 안정적인 변화를 보이며 평균 1℃의 온도 변화를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50년간 무분별한 착취와 훼손은 지구뿐만 아닌 스스로 인류의 멸망을 자초하게 되었다. 바로 50년 만의 일이다. 인류는 혜택받았던 홀로세를 끝내고 인류새로 접어들었다.

책은 유엔기후변화협약 전 사무총장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와 사무총장 선임고문으로 파리협정 체결에 공헌한 '톰 리빗카낵'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두 사람은 2015년 파리협정 체결을 끌어 낸 장본인. 그들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혼자서는 옮길 수 없는 산도 여럿이 모이면 가능한 마법을 실현해 보자는 일종의 호소다.

서문에도 나와 있다시피 기후변화를 안이하게 생각하는 독자, 고통이나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독자 모든 이에게 보내는 인류 미래의 약속이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3가지 마음, 10가지 행동을 실천해 보자.

먼저 인류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낮은 수준으로 돌리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1997년 교토의정서 체제는 선진국만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기 때문에 새로 개정될 필요가 있었다. 2015년 파리협정에는 195개국과 유럽연합이 만장일치로 서명했고, 2021년부터 신기후체제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재임 기간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을 복귀하라 지시하기도 했다.

지금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음에도 인류가 힘을 모은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선보인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있을지 모르지만, 인류는 곧 사라질 것이다. 인류의 지구 잔존, 인류의 지구 퇴출 이 두 가지 시나리오가 어떤 공포, SF 영화보다 피부로 다가온다. 가상 시나리오로 펼쳐지는 '우리가 현재 만들어가는, 온도가 3℃ 이상 오른 세상'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한 세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래서 극복을 위한 3가지 마음가짐 '단호한 난관','무한한 풍요','철저한 재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위기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서로 뺏고 뺏는 경쟁보다 연대와 협력으로 풍요로움을 누리고, 자연을 착취하고 버리기 보다 다시 쓰려고 하는 생각의 전환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모두가 실천해야만 하는 10가지 행동 방안도 모색해 볼 수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 속에 들어 있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서 보다 여럿이 해야 시너지를 갖는다는 말을 몇 번이고 곱씹었다. 나는 몇 해 전부터 장바구니는 필수,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며 무섭지만 나름의 실천을 해왔다. 근데 사실 힘에 부친다. 떡볶이 가게에서 주는 플라스틱 용기가 싫어 재사용 용기를 준비해 갔더니, 주인은 이상한 눈초리로 보며, "참 알뜰하네"라고 말했다. 기분이 나빴지만 웃으면서 대답했다. "쓰레기 버리기 싫어서요." 다음부터 그 집에 가지 않는다.

코로나로 일회용 용기 사용이 늘어나는 것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배달 앱을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다. 30-40분 걸리는 거리는 걸어 다니며, 내가 먹을 물은 항상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이제 혼자 이러는 게 힘에 부친다. 음식점이, 사회가, 국가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지 실천하고 노력하는 사람을 '유별난 별종'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루빨리 이런 문화가 사라지고 재사용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혼자 열심히 해봤자 죄책감만 늘어날 뿐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지구가 어떻게 변화했고, 진행 중이며, 미래에 어떻게 된다는 충격적인 것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어떻게 파리기후 협정이 만들어졌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고 농업 방법을 모색하고, 경제를 망치지 않고, 문명을 역행하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할 때다. 환경, 정책 이슈의 배경을 이해하고 당신의 행동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올해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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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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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에 처음 쓰고 그린 어엿한 작가, 영재발굴단에 나와 유명해진 전이수 작가의 새 책이 나왔다. 이 책은 기존에 나왔던 《걸어가는 늑대들》의 두 번째 이야기이자 엄마와 같이 그림을 그리고 만들어가는 공동작업의 산물이다. 자식과 함께 내 이름을 올려 만든 책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면서도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늑대들은 세상을 탐험하는 탐험가다.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버린 도시에 당도한 그들은 답답한 세상에서 한 줌의 빛, 색채를 찾아 헤맨다. 그곳에서 밝은 빛이 나오는 모니터만 온종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다. 그들은 듣지 않아 귀가 퇴화되고 자기 말만 하느냐 입은 튀어나와 있다. 흡사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슬프고 지친 얼굴을 하고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의 눈엔 어른들이 이렇게 답답하게 보이는 걸까?

 

작은 모니터만 바라보던 사람들에게 바다, 숲, 하늘, 등 자연을 볼 수 있는 곳을 묻자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내 일이 아니면 나서지 아니하는 현대인의 초상처럼 말이다. 그러다 깊은 지하 동굴 같은 곳에서 올라오는 소년 마누를 만났다.

마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더니 그런 이야기를 했던 소년을 소개해 주었다. 이름은 유하. 늑대들은 유하에게 한 줄기 희망을 걸고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껌껌한 굴속으로 들어갔고, 발견한 하늘을 소개한다.

"내가 발견한 하늘이 이거야! 여기를 봐!"

 

유하는 매캐한 공기와 회색빛 도시에서 푸르고 초록의 빛을 보고 싶었고 친구들이 빛나는 상자 안에 들여다볼 때 밖에 나가 뛰어놀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작은 빛을 발견했다며, 두려워했다. 하지만 늑대들은 함께 구멍을 파내고 빛을 향해 달려갔다.

 

 

드디어 인공적인 도시를 떠나 자연을 만끽하는 유하는 처음으로 자유로움과 광활함을 느낀다. 점차 퇴화되고 도드라졌던 생김새가 변하면서 귀와 입이 제자리를 찾아왔다. 그리고 유하는 다시는 회색빛에 동화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품고 회색도시로 뚜벅뚜벅 되돌아간다. 세상은 작은 틈 사이로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멍하고 답답한 일상은 지금 도시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과 닮았다. 거울을 봐도 알 수 없을 나, 너, 우리의 고여버린 얼굴들. 전이수 작가는 이를 포착하여 세상의 희망을 노래한다. 제주도에서 살며 보고 배우고 만진 상상력이 이 책에 모두 담겨 있다. 검은 선과 하얀 면으로 구성된 전반부를 지나 중후반부 파스텔 톤으로 물들여진 지면은 코로나 블루로 지친 우리들의 마음에도 환한 생기를 돋게 한다.

 

입춘이 지나고 이제 봄이 오는가 보다. 아직 눈과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이 매달려 보지만, 봄은 언젠가 찾아온다. 우리의 일상을 파고든 전염병도 언젠가는 사라지고 일상을 회복할 것이다. 그 밝은 날을 기다리며 그림책 한 장 한 장을 다시 넘겨 본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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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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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지친 얼굴을 하고 지하철 플랫폼에 서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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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을 위한 심리책 -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고 부서지는 당신에게 필요한 마음의 기술
미즈시마 히로코 지음, 전경아 옮김 / 갤리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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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처럼 쉽게 충격받고 좌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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