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적 주제를 쉽게 풀어낸 책 《새로운 가난이 온다》는 4차 산업혁명의 발족, 신자유주의 정점에 달하고 있는 요즘 필독서로 추천한다. 팬데믹으로 뉴노멀이 급속해진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진중한 질문을 던진다.
세상은 점점 가난한 자와 부자의 양극화가 빨라지고 있다. 질병 앞에서도 평등하지 않고 돈 있는 자는 훨씬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게 그저 열심히 일하지 않은 개인 혼자만의 결과일까? 책은 소득과 부의 불평등의 심각성, 노동자들의 두려움을 현재 사회와 근미래를 예견하며 천천히 살펴본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지고 프리랜서라는 허울좋은 말로 긱워커가 늘어난다. 이런 플랫폼 노동자는 충분한 삶의 질을 보장받기 어렵지만 이마저도 배부른 소리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형태다.
노동의 대가는 점점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계의 등장으로 인간의 노동이 침해받았다고 느껴 기계를 때려 부수었던 러다이트 운동의 제1 기계 시대를 지나, 로봇,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제2기계 시대로 오며 인간은 기계와 상충을 벌인다. 마트의 식당의 계산원을 사라지고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많은 책과 영화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디스토피아 미래를 다루고 있어 인공지능이 언젠가 인간을 위협할 거란 막연한 공포가 크다. 하지만 김만섭 저자는 그 불안감은 제1기계 시대에 만들어 놓은 '서로를 위한 보호'체계가 허물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체계를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으며 제2기계 시대 사람들이 각자를 위한 노동으로 내몰리며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거다.
따라서 기계를 지배와 종속이란 관계로 규정하지 않고 긍정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발상의 전환을 주장한다. 파트너십을 할 때 상대방에게 기대하는 것은 자신과 상대방 모두 서로 보호할 수 있다는 믿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통제해 왔던 과거를 벗어나 기계조차 지배권을 갖고자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두려움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몇 십 년 뒤 기계가 내 일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걱정, 심지어 기계가 우리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미리 하기보다 기계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도구로서의 인공지능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기계와 공존하며 인간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밝은 미래가 책 속에 들어 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세상을 기대하며, 나와 내 가족, 그 후대 세대의 미래까지 긍정의 기운으로 북돋아 줄 책이다. 풍요로워지는 세상에서 개인의 삶이 피폐해지는 상황을 끝낼 수 있는 지침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며 사회가 연대 책임으로 개인을 구제해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해결 방한 모색까지 다층적인 해석이 집약되어 있다.
*본 도서는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의견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