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낭 할아버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오렐리 발로뉴 지음, 유정애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인생을 감히 페르디낭 할아버지처럼 오래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간접 경험을 통해 삶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페르디낭 할아버지의 나이는 여든네 살. 삶의 끝자락에서 되돌아보는 인생은 어떨까요? 이만큼 살았으면 꽤 즐거웠던 인생일지, 여전히 불만투성이의 인생일지 궁금해지는데요.

 

프랑스에 살고 있는 팔십 노인 페르디낭의 노년은 어째 순탄치만은 않아 보입니다. 노년에 아내와 이혼하고 사랑하는 개 데이지와 함께 2년 전 이 마을에 이사 와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답니다. 아니꼬운 이웃들, 사랑하는 데이지를 잃고, 버스 사고에, 딸 마리옹이 양로원에 보내겠다는 일종의 협박을 들어야 했으며, 동네 대장 쉬아레 부인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사건사고들.

하지만 위층에 꼬맹이 줄리엣 가족이 이사 온 후 팍팍함이 있었던 페르디낭 할배의 삶에도 한 줄기 빛이 들어옵니다. 또한 멋진 변호사였던 클로델 부인과 이웃사촌이 되면서 이제야 인생의 참 맛을 알게 되고, 줄리엣의 할머니 마들렌과의 데이트도 들뜨게 합니다. 아무래도 말이에요.. 왜 이제야 나타났냐며 조금 억울하다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도 같아서 어떤 초콜릿이 들어있을지 알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이런 우연이 모여 필연이 되고, 인연이 되는 게 바로 우리의 인생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가라앉지 않기 위한 비법은 죽음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고, 죽음도 삶의 일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예요. '늙는다는 것은 남들이 죽는 것 을 보는 것이다.' 누가 이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딱 맞는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p 122


노년이 되면 가장 크게 동요되는 부분이 '죽음'에 관한 것일 텐데요. 《페르디낭 할아버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에서는 그마저도 유쾌하고 어쩔 수 없이 찾아오고야 마는 세금 고지서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는 줄리엣의 활약이  톡톡 살아움직입니다. 무슨 이런 애어른을 봤나 싶을 정도로 박식한 지식, 사려 깊은 배려, 소원했던 가족을 이어주기도 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현안을 가진 줄리엣. 페르디낭 할아버지의 수호천사처럼 따라다니며 절체절명의 순간에 결정적인 도움을 줍니다. 아마 이 꼬맹이는 신이 보낸 수호천사가 아닐까요?


가정의 달 5월도 끝자락을 향해 가네요. 《페르디낭 할아버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의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가족이란 지지고 볶는 한이 있더라고 없으면 허전하고, 힘들 때 위로가 되는 존재 아닐까.'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마음 한켠에는 따스함을 간직한 페르디낭 할아버지의 앞으로의 노년이 자꾸 기대가 되는 건 저 뿐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반전도 책 속에 숨어 있어요. 그 귀여운 반전이 읽는 독자의 마음에도 훈훈함으로 다가올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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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는재로 2016-05-28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솔직히 이책 읽고 페르디낭 할아버지에게 공감하기 힘든게 아내와의 이혼도 자신의 잘못이고 구두쇠같은 행동도 그렇고 임신한 아내에게 한 행동도 예쩐에 이혼하지 않고 은퇴한뒤에야 이혼한 이유를 모르겠어요 저런식으로 행동하는 남편을 용서 가능할지 딸도 솔직히 아버지가 저런행동을 하는데 같이 살자고 하는것도 대인배래고 해야하나 좀 공감하기 힘든 모습이네요 줄리엣은 참 귀엽죠 남자애한테 반격하는것도 그헣고 페르디낭할아버지와 협상하는것도 그헣고
오베이후 비슷한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것 같은데 오베는 공감이 가는데 이책의 인물은 공감하기 어렵네요

2016-05-30 17: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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