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 물건을 버린 후 찾아온 12가지 놀라운 인생의 변화
사사키 후미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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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풍족한 시대, 우리는 더이상 물건을 필요 해서 사지 않죠. 먹고 사는데에 별 지장이 없는데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자꾸만 사고, 저장하고, 싫증 내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 번쯤 생각해 본 적 있을 텐데요. 아마도  물건을 통해 내 가치를 표현하고, 물건이 곧 '나'임을 동일시하는 사회 풍조가 한몫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굳이 필요 없어도 남의 눈을 의식해 갖고 있는 물건 또한 상당 부분 차지하죠.

또한 인간의 심리적인 상황도 크게 작용하는가 봅니다. 물건을 무척 가지고 싶다가 손에 넣게 되면 그 기쁨은 대략 세 시간이면 사라진다고 하는데요. 그 익숙함에 다시 찾아오고 급기야 싫증까지 오게 되는 것이죠. 곧 우리는 또 다른 자극을 제공하는 새 물건을 찾아다니는 '무한 반복루프'에 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는 일본의 (자칭)중도미니멀리스트로 알려진 '사사키 후미오'의 자전적인 책입니다. 물건의 정리와 버림, 설렘을 주장한 '곤도 마리에'보다 더욱 지독한 미니멀리스트란 생각이 들었는데요.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 했던 성격에서 최소한의 물건만을 가지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난 미니멀리스트. 그의 옷장엔 여섯 벌의 양복, 욕실엔 액체비누 하나, 무명천이 전부. 주방에도 꼭 필요한 주방기구만 갖추고 설거지와 청소도 바로바로.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진정한 자기애(愛)를 실천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단샤리, 심플 라이프, 노마드 워크는 모두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줄여 마음의 평화를 갖자는 발상에서 나온 것으로  '단샤리'는 기본적으로 요가의 수행법인 단행, 사행, 이행의 사고방식을 응용해 라이프스타일을 말합니다. 심플 라이프는 불필요한 물건을 처분하고 깨끗한 방에서 엄격히 선별된 물건만 두고 지내는 삶의 방식을. '노마드 워크'는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으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실용 방식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특히, 일본은 '곤도 마리에'를 필두로 이런 열풍이 불게 된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는 정보와 물건

물건을 갖지 않고도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

2011년 동일본대지진



저자는 '미니멀리스트'를 '자신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 소중한 것을 위해 물건을 줄이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물건뿐만이 아닌 필요 이상의 물건을 탐내는 욕심, 무의미한 일에 쏟는 에너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모두 포함합니다. 욕심을 버리고 최소한의 것만으로 살아간다면 자유롭고, 단순하며, 건강도 찾고, 훨씬 풍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요. TV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물건을 쌓아두는 노인이나 사람들. 자신에게 필요 이상으로 쇼핑에 중독된 사람들, 빚을 내어 명품 가방, 차, 시계 등으로 화려한 치장을 즐기는 사람들, 집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도 모르고 자꾸 물건을 사 모으는 사람 등 흔히 만날 수 있습니다. 물건이 많다고, 갖고 싶은 것을 가졌다고 삶이 더 행복하고 풍족해졌나요? 되려 쌓여가는 물건에게 공격당하기도 하고, 집이 좁아 답답해진다던지, 청소하기도 어려워지고, 물건을 보관하느라 집세를 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당장! 물건을 버리길 바랍니다.



하지만 물건을 버리기 쉽지 않죠.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거라서', '비싸게 주고 산 거니까', '추억을 간직해야 해서', '언젠가는 쓸데가 있을 거야'등 각양각색의 이유가 존재합니다. 저자도 인간이기 때문에 쉽게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모든 것을 디지털화하는 수고로움(?)만 장착한다면 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았네요. 저자는 모든 사진과 편지, 메모는 스캔해서 메모리화했고요. 버렸기에 그 추억을 더욱 소중함으로 절대 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책은 전자책으로 읽고, TV를 없애 필요한 프로그램만 챙겨보도록 하면서 낭비되는 시간을 자신에게 투자합니다. 사복을 제복화해 마치 '스티브 잡스'처럼 (사실 스티븐 잡스도 미니멀리스트) 매일 옷을 고르고 유행을 좇는 시간을 줄이고 자신의 일에 집중합니다. 정말 필요한 물건은 렌탈, 공유 시스템을 이용하고, 여분을 비축하지 않는 생활을 합니다. 사실 휴지나, 샴푸, 치약을 필요 이상으로 사재기해 저장해 두었던 습관을 많이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당장 없다고 해서 크게 불편한 것도 아니었고, 물건을 말끔히 쓰고 또 샀다는 느낌은 은근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더군요.

 


요즘 들어 '미니멀리스트'란 이름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사실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 모두 '미니멀리스트'입니다. 태어날 때 무엇 하나 들고 나오는 사람 있나요?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생은 아무 없이 왔다가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이죠. 물건을 최소한을 줄이는 미니멀리스트의 삶. 물건과 소유의 과잉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덕목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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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유 2015-12-20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은 이야기인데, 전자책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네요. 전 전자책을 싫어해서.. ^^ 하지만, 쌓이는 책들을 보고 있으면, 부담되기도 합니다.^^

doona09 2015-12-21 10:03   좋아요 0 | URL
저도 저자가 책,사진, 편지를 버리는 부분에서 갸우뚱 했어요. 자기도 엄청 갈등했다고 하네요. 전자책 느낌이 별로라 정이 안갔다고요.. 미니멀리스트가 되긴 참 어렵나봐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