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크랩을 하다보면, 간간이 기억에 남는 책들이 있다. 올해 신간 중에 음식과 관련된 책 몇 권이 그랬다. ‘인류는 자연환경의 위기에 맞서 어떻게 번성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문명과 식량』(루스 디프리스 지음, 눌와)이 최근에 발간되었다. 음식과 식량은 비슷한 의미를 가지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이 먹고 마시는 온갖 것을 음식이라고 부르고,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먹을거리가 식량이니까 음식은 보다 광범위한 먹거리를 의미한다고 본다. 『사피엔스의 식탁』(문갑순 지음, 21세기북스)은 인류가 선택한 9가지 식품(감자, 소금, 생선, 밀·쌀·옥수수, 콩, 향신료, 설탕, 차·커피·초콜릿, 바나나)을 인류의 역사를 바꾼 음식으로 소개한다.
특히, 종교적 의미를 부각시키는 음식에 대한 책이 두 권 있었다. 인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성경 속 음식 이야기 40 편을 엮어낸 『신의 밥상 인간의 밥상』(유승준 지음, 소담출판사)과, 불교의 수행을 위한 음식을 소개하는 『불교음식학』(공만식 지음, 불광출판사)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다. 또한 『단식』(아델레 스카르델라 지음, 가톨릭출판사)은 구약 시대부터 지금까지 신앙심으로 단식을 해오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음식을 섭취하든 아니든 그러니까 음식 뿐만 아니라 금식과 단식조차 오래된 기도의 방법이었음이 놀랍다.
작년 말경에 출간된 책 중에도 음식을 다룬 책들이 있었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는 한국인의 식사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사를 풀어낸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주영하 지음, 휴머니스트)를 지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에 표현된 우리 음식을 찾아낸 『100 년 전 우리가 먹은 음식』(백석 외 지음, 가갸날) 역시 기억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세계 문학 속의 음식을 포착한 『문학을 홀린 음식들』(카라 니콜레티 지음, 뮤진트리) 역시 출간되었다.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애슐리 브롬 지음)은 음식을 잘 먹는 기술을 알려준다. 음식마다 그림이 곁들여진 매뉴얼 같은 책이다.
그리고, 일 년쯤 전에 출간된 『음식의 심리학』(멜라니 뮐 & 디아나 폰 코프 지음, 반니)을 기억한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음식에 담긴 비밀 42가지를 책에 담았다. 우리가 음식을 합리적으로 먹지 않는 이유를 심리학의 연구 결과로 설명해준다. 우리가 특정 음식을 편애하는 것은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시작되고, 세상에 나온 이후에도 편애는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 어떤 부자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어린 시절에 먹었던 국밥 한 그릇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리는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편식하면서 산다 싶다. 어릴 때부터 편식이 나쁘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다시피 들었지만, 편식하는 이유를 따져보는 학구파가 되지는 못하였다. 이미 편식이 몸에 밴 만학도로서 이 책을 더이상 외면하지 못하겠다. 지금 읽고 있다. 더 늦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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