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을 긋으면서 문장을 다시 읽고서 생각했다.
90 년대 중반 스웨덴 사회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이지 않을까. 보수 정권에 의한 정부의 무능함과 무책임이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전가될 것이기 때문에. 스웨덴에서 이미 치뤄낸 것 같은, 예상하지 못했던 대가를 우리나라는 어떻게 감당하고 치뤄낼런지 걱정이 앞선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 문제들을 걱정하게 될 줄 정말 몰랐다.

"머리 가죽을 벗기고, 눈에 염산을 부었단 말이지. 도대체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경찰위원회에 따르면, 위스타드 같은 지역에서는 주말에 경관들이 근무를 할 필요가 없는 사회겠죠." 발란데르가 말했다.
포르스펠트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그건 절대 답이 아닐 텐데요."
"경찰위원회 감독관님한테 이야기해보세요."
"그 인간이 뭘 할 수 있습니까?" 포르스펠트가 되물었다. "그 인간 뒤에 위원회 관리관들이 있고, 그 뒤에는 또 정치인들이 있는걸."
"거절을 할 수 있겠죠." 발란데르가 말했다. "일이 자신의 손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면 사임할 수도 있고요."
"그럴 수도 있겠죠." 포르스펠트가 공허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발란데르가 말했다. "특히 대장간 이야기는 감사했어요."
"언제 한 번 오시게." 포르스펠트가 말했다. "스웨덴이 정말 잡지에서 말하는 것처럼 환상적인 나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지. 어쨌든 큰 나라인 건 확실합니다. 아름답고, 놀랄 만큼 오염되지 않았단 말이지. 보려고 노력만 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329)

스웨덴은 물질적인 면에서는 가난에서 벗어났고, 대부분은 스스로의 힘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발란데르가 어릴 때만 해도 답이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들이 -- 비록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 여전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다른 종류의 가난이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 진보가 잠시 멈칫하고 복지 국가의 명성이 서서히 깎이고 있는 시점에, 그동안 잠잠했던 정신적 가난이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비에른 프레드만 한 명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가 비에른 프레드만 같은 사람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없는 사회를 만들어버린 거라고, 발란데르는 생각했다. 가족들이 똘똘 뭉쳐 있던 오래된 사회를 해체하면서, 가족을 대신할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 결과로 나온 커다란 외로움은 우리가 치러야만 했던 예상하지 못했던 대가였다. 어쩌면 우리가 그걸 무시하기로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333-334)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0-23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