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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ㅣ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평점 :
저자, 마크 미오도닉은 재료공학 전문가로, 일상의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으로 수많은 재료가 세상을 구성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우리가 세세하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재료는 우리의 일부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알리고자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힌다. 저자가 옥상에서 휴식을 취하는 순간이 찍힌 사진 속에서 고른 재료들은 이러하다. 강철, 종이, 콘크리트, 초콜릿, 거품, 플라스틱, 유리, 흑연, 자기,생체재료.
남다른 발상 덕분에, 10 가지 재료를 핵심으로 하는 재료 이상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 탄생한 것이다. 또한 저자는 책의 끄트머리에서 모든 재료를 아우르는 하나의 통일된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고, 재료의 효과에도 주목한다. 저자가 설명하는대로, 재료를 개체가 아닌 전체를 보면서 효과까지 따라 읽다 보면, 우리가 재료를 합성하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재료의 효과와 능력이 우리한테 영향을 끼치는 탓에 우리 역시도 재료의 일부가 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 개념은 이렇다. 어떤 재료가 하나의 재료로 된 것처럼 보이거나 만져지거나 균질해 보이더라도 그것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재료는 서로 다른 존재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이 모두 한데 모여 전체를 이룬다. 그리고 이 각기 다른 존재들은 각기 다른 크기대로 관찰할 수 있다. (306)
우리는 비물질 세계에서도 산다. 바로 마음, 감정, 감각의 세계다. 비록 재료의 세계가 이와 별개일지라도, 완전히 결별해 있지는 않다. 모두가 알 듯, 재료는 마음과 감정, 감각의 세계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편안한 소파에 앉았을 때의 감정은 나무의자에 앉았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초창기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인류는 도구를 발전시킴에 따라 장식적인 보석과 염료, 미술과 의복을 창조했다. 이런 재료는 미학적이고 문화적인 이유로 발전했고, 역사시대 내내 재료 기술의 발전을 강하게 이끌었다. 재료와 다른 사회적 역할 사이의 이런 강한 연관 관계 때문에 우리가 선호하는 재료, 우리 주위를 채우고 있는 재료는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 이 재료들은 각자 기능이 있고 우리의 이상을 표현해 주며 우리 정체성의 일부를 이룬다. (316)
의식적이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재료가 가진 효과에 민감하다. 모든 것은 다른 무엇인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효과는 늘 우리의 마음에 영향를 미친다. 또한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집단적인 행동은 재료의 능력을 집단 전체의 기능으로 강화시킨다. (317)
사람들은 자신이 되고 싶거나 찬탄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을 반영하는 옷을 산다. 또는 자신이 돼야만 하는 유형의 사람을 표현하는 옷을 산다. 우리는 인생의 온갖 국면에서 우리의 가치를 반영해줄 재료를 고르고 있다. 재료의 세계에서는, 우리를 둘러싼 재료의 효과를 지도에 다시 그리는 끊임없는 반영과 흡수, 표현이 일어난다. (317-318)
책을 덮고나서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필요하여 자연에서 재료를 찾기 시작했고, 지식을 쌓아 신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욕망과 복잡하게 얽히면서 재료가 개인과 우리를 나타내는 정체성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재료 없이도 풍족한 삶을 지속할 수 있을까. 저자의 말대로, 재료가 없었다면 우리는 벌거벗은 채로 살고 있을 것이다. 인류가 이룬 문명 역시 재료가 풍부해진 덕분이지만, 이미 우리의 일부가 된 재료를 우리는 어떻게 대하는가.
재료는 우리가 누구인지 드러내준다. 우리 인류의 요구와 갈망을 여러 스케일로 표현함으로써 말이다. (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