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의 오페라하우스는 젬퍼가 설계하고 재건했기 때문에 ‘젬퍼오퍼 (Semperoper)‘가 되었다. 성모교회와 젬퍼오퍼는드레스덴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성(聖)‘과 ‘속(俗)‘의 공간이다. 주립 관현악단, 발레단, 합창단의 활동 무대인 오페라하우스와 부속 시설에서는 한 해 3백 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평균 좌석 점유율이 90% 넘는다고 하니 그 인기를 알만하다.
지금의 오페라하우스는 세 번째 지은 집이다. 젬퍼가 설계한 첫 번째 집은 1841년 완공해 바그너(R. Wagner)와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초연할 정도로 명성이 높았고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하우스라는 말을 들었지만 1869년 불이 나서 타버렸다. 곧바로 재건을 추진했는데 젬퍼는 반역죄로 수배된 처지라 올 수가 없었다. 건축가와 반역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젬퍼는 둘 모두였다.
젬퍼가 재건한 오페라하우스는 폭격에 치명상을 입었다. 원래 모습과 비슷하게 복원하고 여러 차례 내부 구조를 바꾼 끝에 1985년 2월 13일 다시 문을 열어 폭격 전마지막으로 공연했던 베버의 작품 <마탄의 사수(Der Freischütz)〉를 무대에 올렸다. 2015년 재개장 30주년 기념 행사에서도 같은 작품을 공연했다. 젬퍼오퍼는 ‘고전주의 요소를 내포한 역사주의 건축물‘이라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냥 예뻤다. 낮에 보아도 예뻤지만 어둠이 내리고 건물 안팎에 은은한 조명이 들어오면 더 예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