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이미 선이에게는 남다른 사생관(死生觀)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그녀는 의식과 감정을 가지고 태어난 존재는 인간이든 휴머노이드든 간에 모두 하나로 연결되고 궁극에는 우주를 지배하는 정신으로 통합된다고생각했다. 선이는 수용소에 들어오기 전부터, 우주의 모든 물질은 대부분의 시간을 절대적무와 진공의 상태에서 보내지만 아주 잠시 의식을 가진 존재가 되어 우주정신과 소통할 기회를 얻게 된다고 여겼다. 그리고 우리에게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믿었다. 그러므로 의식이 살아 있는 지금, 각성하여 살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 각성은 세상에 만연한 고통을 인식하는것에서 시작하고, 그 인식은 세상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개개의 의식이 찰나의 삶 동안 그렇게 정진할 때, 그것의 총합인 우주정신도 더 높은 차원으로발전한다고 했다. 그 무렵 선이가 만트라처럼 외우던 말은 이것이었다.

"우주는 생명을 만들고 생명은 의식을 창조하고 의식은 영속하는 거야. 그걸 믿어야 해. 그래야 다음 생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는 거야.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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