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쓴 편지는 부치지 않는다

(탄식하며) 이해할 수 있나? 글이 안 써져. 읽을 수도 없고. 어떤 글을 써도 평범해. 중학교 학생 작문 같은 것밖에 못 써. 그게 죽음이야. 내 모든 지식, 모든 생각을 가루로 만들어버리더군. 다 지워버렸어. 암세포는 내 몸의 지우개였어. 내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모든 것의 지우개였어. 지우개로 지워놓으면 내가 뭘 쓰나? 공백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