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년 표트르 대제에 의해 표트르의 도시란 뜻인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명명된 이 도시는 1914년 독일과의 전쟁 중에 독일식 이름인 ‘부르크’를 버리고 러시아식 이름인 ‘그라드’를 붙여 페트로그라드로 다시 태어난다. 1924년에는 레닌의 도시란 뜻인 ‘레닌그라드’로 명칭이 바뀐 뒤 소비에트 시절 내내 이렇게 불렸고, 1991년 소비에트가 무너지면서 다시 원래대로 상트페테르부르크란 이름을 되찾게 되었다.
이처럼 여러 번 이름을 바꿔가며 황제의 도시에서 전쟁의 도시,
혁명의 도시로 탈바꿈해 온 페테르부르크는 그 자체로 마치 배역을달리하며 여러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와 같은 인상을 준다. 한편 러시아 사람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긴 이름 대신 페테르부르크, 혹은 피테르라는 호칭을 더 자주 쓰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편의상 페테르부르크로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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