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안다고 해서 무슨 쓸모가 있을까마는, 나는 그저 아는 것 자체가 좋아서 다른 나라 역사를 공부했다. 나와 같은 사람이 더 있으리라 믿고 책을 낸다. 심오한 역사철학이나 역사이론은 없다. 역사의 사실, 사실 사이의 관계에 관한 정보뿐이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까지 모든 사건이 극적이었다. 등장인물의 삶과 죽음은 인간의 본성과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 다시 살펴봤지만 꼭 추가해야 할 다른 사건을 찾지 못했다. 다만 몇 꼭지는 빼거나 합쳤다. 4·19혁명은 졸저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20』(돌베개, 2021)에 상세하게 서술했다는 점을 고려해 덜어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세계사의 중대 사건으로 볼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러시아혁명은 두 꼭지를 하나로 합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