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제목이 너무 그럴 듯 하다. <음악이 멈춘 순간 진짜 음악이 시작된다>. 아포리즘 같기도 하고, 싯구 같기도 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카피 같기도 하다. 요즘 책 제목을 잘 짓는 것 같다. 그러나 저자가 누군지 알고는 아연실색하였다. 저자 이름을 보고 나서 못 본 척 피해야 한다고 직감했지만, 진짜 음악이 궁금해지는 것이다. 첫만남에서 클래식 관련 도서로 알았다. 음악 코너에서 만남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
이 책은 알라딘 서점에서 교양 철학으로 분류되어 있다. 표제에 음악을 두 번 그리고 진짜 음악을 내세웠음에도, 음악을 소재로 하는 철학서임을 알아 두자. 음악 편인지 철학 편인지 분간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오래 전에 내 꼴을 겪게 된다는 것을 알려야 하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이론전공) 교수인 오희숙이 지은 다른 책으로 <음악 속의 철학>, <철학 속의 음악>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지금부터 5년쯤 전에 이 책들의 존재를 알게 되어 비슷한 듯 하나 다른 두 책의 목차를 비교한 페이퍼를 쓰기도 하였지만,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음악 속의 철학>을 읽다가 내용이 어려워서 책읽기를 중도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대학 교재임을 뻔뻔하게도 간과해버린 나의 잘못이기에 어디 하소연하지도 못하였다.
나만 그랬을 테지만, 좋지 않은 경험을 간직한 채로 책의 존재는 조금씩 잊혀졌고, 이제는 음악이 앞섰는지 철학이 앞섰는지조차 잊고 말았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다행이지… 잠시 신간 목차를 훑었다. 신간에 대한 예의를 보이는 선에서 정말 이것만 확인하고 여기서 책을 덮으려고 작정하였다. 그러나 목차 속에서 R.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팡파레가 울리면서 시나브로 기억 속의 어둠이 걷히고 새날이 밝아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닌가.

삶을 긍정하려면 음악이 필요하다 -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이 장(챕터)만은 읽어보고 싶다. 머리가 깨어지더라도…

#음표_이면의_세계엔_깊은_철학이__새로운_귀_열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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